
엄마를 싫어하는 건 아니거든
근데 나 애교도 없고 날 적당히 방치해뒀으면 좋겠고 세상만사 귀찮아 하는 타입인데 엄마는 나랑 모든 걸 같이 하고 싶어 해
내가 공부하러 간다고 하고 슥 나가면 동네에 내가 자주 가는 카페 돌면서 나 찾다가 들어오고 그래
내 친구랑 간다고 했을 때도 그렇고 엄마 생각에 '한번 들렀다'인 것 같은데 가끔은 미칠 것 같아
별 거 아닌데 내가 예민하게 구는 걸 지도 모르겠어...내가 장녀에 유일한 딸이라 더 그런 거겠지.어릴 때 엄마는 엄마랑 나랑 분리되는 걸 못 참아서 문을 잠궈버리면 식칼로 문을 따려고 했었고 화장실 문도 오래 닫고 있으면 샤워 중이라도 따고 들어오고 그랬거든. 근데 그때의 히스테리가 지금은 내가 키가 더 커지고 나이를 먹은 지금 나를 친구처럼 여기면서 나한테 의지하고 애교나 어리광을 부리시면서 엄마가 알지 못하는 내 반경에 계속 포함되기를 원하시는 것 같아. 나를 사랑한다는 거 잘 알고 아끼는 거 잘 아는데 거부를 해도 잘 통하지 않으니까 좀 무력함도 들고....
나는 대학생이고 본가에서 살고 방이 좁은 편인데 좁은 침대에 같이 누워 있고 싶어하시고....나이가 들면 너도 날 상대해주지 않을 거라고 자주 말하시는데 그냥 성향 차이고 나는 혼자 있는 게 좋다고 설명해도 그뿐이야 그래서 가끔 미칠 것 같아
내 입장에서 생각하니까 이럴거고 엄마는 엄마 나름의 섭섭함도 있을 거라는 거 잘 아는데 졸업하고 취직하고나면 독립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