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랑 같이 지내는 게 불편해
엄마가 항상 나한테 너무 의지하고 힘들 때마다 하소연도 하고 화풀이도 가끔 하면서 감정쓰레기통으로 날 대했단 말이야 엄마는 근데 딸이니까 당연히 엄마를 챙겨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식이었어 평소에는 엄마가 정말 날 잘 챙겨주고 아끼고 장난도 치면서 잘 지내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었거든
그래서 최근에 참다참다 가출을 해버렸어 물론 하루긴 하지만… 항상 저 문제로 말해봐도 엄마는 힘들게 키웠는데 너는 엄마 힘들 때 챙겨주는 것도 못하냐는 식이었어서… 말이 안 통할 걸 알고 그냥 답답하고 숨이 막혀서 집을 나왔어 어릴 때부터 나한테 그랬어서 나는 사람 눈치도 많이 보게 됐고 감정적으로 많이 불안해졌어 그게 너무 서러웠지…
근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반항한 적은 처음이었어 엄마도 처음에는 그냥 화나서 또 엄마 기분 안 좋을 때처럼 나가서도 잘 살아라 등 등 막말을 문자로 퍼붓기 시작했지 그래서 이렇게 연 끊게 되는 줄 알았어 근데 내가 계속 연락 다 씹으니까 진짜 안 들어올 거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다음 날 돼서 진짜 안 들어올 거냐고 엄마랑 풀 생각 없냐고 전화 한번만 받으래서 그때는 받았어 계속 막말만 하고 내 말 안 들어주다가 처음으로 내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면서 사과를 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러고 바로 집에 들어가서 집 나간 거 미안하다 하고 화해했어
근데 그 뒤로 엄마가 예전처럼 날 안 대해 엄마 기분 안 좋으면 나한테 말 자주 안 걸고 장난도 안 치고 해줄 것만 해주면서 지낸단 말이야 지금이 딱 그래 말 걸어도 필요한 말만 하고… 그래서 눈치가 너무 보여 사과도 그냥 내가 집 나가서 한 건가 싶고… 그냥 서로 마음의 거리가 멀어진 기분이야 내가 계속 말 걸어보고 그래도 비슷해 내가 집 나간 것 때문에 그런 걸까 그거에 대해서는 다시는 안 그런다고 약속했고 엄마도 알겠다고 하고 화해했는데…
그냥 너무 어렵다… 가족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데 끊어낼 수가 없다는 게 힘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