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댓글 달아줬네 고마워
그냥 자기 글 처음 읽었을때도 눈물났는데 지금 이 댓글도 보는 순간 눈물난다
그냥 반가워서
나도 자기 글이랑 비슷하게 아주 오래전에 대학교 친구랑 친하게 지내다가 어느날 그 친구가 고백하면서 만나게 됐었어
그 전엔 난 사실 정체성 고민은 딱히 없었어
그냥 나는 남자든 여자든 좋은 사람은 인연에 감사하고 소중해하고 좋아했을뿐.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인지를 못했을뿐 여자한테 호감을 느껴왔던 거 같아
이 친구가 나에겐 첫 연애였어. 이 애를 만나면서 알게 됐어. 내가 여자 좋아하는구나 하고
만나는 동안 정말 진심으로 진심을 다해서 아끼고 사랑했었어
그러다 1년쯤 만났을때 엄마가 알게 됐고 알게 된 그날 밤엔 조용히 침묵으로 있다가 다음날 엄마가 나 학교 다녀오는 길목에 있다가 나 붙잡고 미친듯이 울면서 붙잡고 흔들고 때리고 울고 때리고 머리채 잡고 때리고 비난하고 때리고...
난 그냥 눈물만 흘리면서 때리면 때리는대로 흔들면 흔드는대로 그냥 가만히 있었어
그때 난 너무 무섭고 모욕적이고 두렵고 근데 또 동시에 엄마가 불쌍했어
이날 엄마의 모습도 난 너무 놀랐어. 분명 엄마는 자애롭고 헌신적이고 다정한 엄마였는데... 너무 아프고 슬펐어
이게 내 인생을 바꿔버린 최대의 트라우마야.
난 이날 이후로 철저하게 나를 숨겼고 엄마에게 실수다, 다신 안그러겠다. 라고 했어.
그러나 이후로는 더 힘들었어
엄마가 나를 의심해서 일거수일투족 감시했지.
내가 나가면 계속 전화하고 계속 주변을 사진찍어 보내라고 하고 전화 안받으면 의심하고 울고 난리나고.
협박도 했었어. 연락 잘 안받으면 내가 몸담은 곳에 내가 여자 만났다고 다 말할거라고.
근데 난 이게 너무 무서웠어
이 이후로 나는 친구든 누구든 사람을 거의 안만나고 집에만 있고 깊은 우울증에 빠졌어.
마음 속으로 인생 포기하고 모든걸 놓고 살았어
매일 아침 눈 뜨때 제발 오늘은 사고가 나서 죽기를 기도하면서 깼어.
매일 죽을 생각만 했었어
목 매달거나 투신하려고 알아보고 또 알아보고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 하고 어쩌다 나가면 적당한 장소 찾아헤매고...
그러면서도 집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살았어.
내가 사회생활 안하고 집에만 있는대도 엄마는 그게 더 좋은가봐. 그래서인지 의심병은 가라앉았어.
근데 나는 엄마를 미워하고 싶은데 마음놓고 미워할 수도 없어.
엄마가 지병이 있는데 스트레스로 지병이 심해져서 많이 아파. 많이.
나는 엄마 명을 짧게 했다는 죄책감까지 더해져서 숨이 막혀
ㅠㅠ
하루하루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ㅠㅠ
그러다 몇년전에 너무 아팠어.
실망했어
죽을 병이었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야
이 생각을 하면서도 죄책감은 또 엄청났어
정말 시힌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하루하루가 값지고 애처로울텐데 나는 여생을 이런 태로도 취급하니 말이야
이 얼마나 되먹지 못한 생각인가.. 하고
그러니까 간절히 살고 싶은 분과 내가 바뀌면 좋겠다 하는 생각..
그런데 문득 얼마전부터 너무 외롭다는 생각이 들더라
좀 놀랐어
그 전엔 모든 감정을 나 스스로 억압하고 있었는지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었거든
근데 놀랍게도 외롭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행복하고 싶어.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서로 의지하고 아끼고 싶고.
아니 이건 바라지도 않아.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다는 건 이 세상에선 거의 불가능한 거니까. 그냥 이런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어
난 단절 생활을 해서 sns도 아무것도 모르고 우연히 이 앱을 알게 됐어
그리고 너의 글을 보게 된거야
그냥.. 나와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본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로가 되고 든든하고 따뜻하던지... 이 느낌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감동이고 위로였어.
너희 엄마의 반응은 난 한동안 멍 할정도로.. 믿을 수 없을만큼 부러웠어
만약 우리 엄마가 너희 엄마처럼 대해줘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 참 많이 달랐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와
너의 글이, 그리고 너의 댓글이 나에게 따뜻하고 생명력있게 다가와서 눈물이 났어
고마워
진심으로 너의 앞날 응원할게
나에게 힘내라고 해줄래
이런 말을 털어놓은 너로부터 힘내라는 말 들으면 정말 힘 내고 싶어질 거 같아
아무튼 정말 고마워
나 너에게 은혜 갚는다 생각하고 언제나 네 생각하면서 응원하고 축복할게
그리고 이 글 읽어준 자기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마워
모든 자기들이 자신의 일상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정말로 바랄게
고맙고 또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