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간 긴 고민이 있는데 들어줄 자기있어?
나한텐 9개월 된 애인이 있어. 정말 나한테 잘해주고 나한테는 뭐든 다 져줄라고 하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어. 근데 그 사람이 갑자기 안하던 연락두절 행동을 하더니 며칠 뒤 남친 카톡으로 남친의 어머니라고 대신 말을 전해준 거야. 내용은 대충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연락을 못할 거 같다. 미안하다. 너와 함께한 시간 행복하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 너를 불안하게 하지 않을 수 있을 때 돌아오겠다. 라고 대충? 요약하자면 이래. 전에 없던 행동이라 너무 충격이 컸고 엄청 울고 생각정리를 하고 볼지 안볼지도 모르는 답장을 했어.
그러자 다음날 어머니가 남친폰으로 또 연락을 하신거야 폐에 큰 종양이 생겨서 제거수술을 한다는 소식이었어. 기다려달라고 하시더라. 난 그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있으니까 기다리던 중에 임신을 하고 만거야. 근데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고 난 아직 아기를 낳을 준비도 안되어있어서 애를 지우기로 마음을 먹었어. 이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진짜 너무너무 아프더라고.. 사실 아직 다 끝난 것도 아니야. 현재진행형이야. 무엇보다 아이를 지울려면 아이 아빠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믿을만한 지인한테 사정사정해서 동의서에 싸인만 받아낼 수 있게 됐는데 그런 상황에 내 보호자가 남친이 아니라 다른사람인 것이 너무 나를 무너지게 만들고 이 과정을 오직 나 혼자 견뎌내어 간다는 것이 괴롭고 남친한테도 화가 너무 많이 났었어. 물론 남친은 나보다 더 한 과정을 밟고 있겠지만 아이는 같이 만든 거 잖아..
그래서 남친을 너무 찾고싶게 됐어. 남친은 자세한 상황도 없이 돌연 사라져버린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남친의 직장동료에게도 연락해봤지만 나보다도 더 잘 몰랐고 인수인계도 없이 갑작스럽게 하루아침에 사라진 거라 아는 사람이 없었어. 그래서 흥신소까지 알아봤는데 남친의 병원 위치를 아는데 80만원이 든대. 난 아직 학생이라 월급의 반 이상이거든..? 나에겐 너무 큰 돈인거야. 내 사랑을 떠나서 나는 내 현생이 있잖아. 내가 이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면 내 본분을 잊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만약 찾게 되면 난 어떤 말을 하지? 병원이라면 내가 어떻게 찾아가 볼 수는 있는걸까? 정말 찾으면 난 그 사람과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여러 생각들이 지나가.
자기들이라면 어떨 거 같아? 나 너무 복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