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매한 관계성
2년 반 만났고
상황이별이었어.
그러다 갑자기 상대한테
일주일 만에 새벽에 무슨 일이 생겨서
만나서 얘기 들어주고 잠자리 가지다가
며칠 가량 흐지부지되는 연락에
당시 구직이 안 되기도 했던 내가 답답했는지
술 먹고 필름이 끊긴 채 찾아갔는데
그날로 차단당했고
길거리에 쓰러져 응급실행…
(기억이 아예 날아갔어.)
나는 정확한 내용도 모른 채
그 다음 주에 어찌어찌 만났지만
블랙아웃된 날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못 듣고
그저 힘들다고
나더러 자신을 기다려봤자 욕심을 가질 거라기에…
그렇게 마무리했어.
그 뒤로 냐
두 달간 13키로 빠지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우울증약 처방 받아 먹고
겨우 새로 구한 직장에서도
부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집 아니면 회사였다가
요즘 겨우 새벽수영과
주중 점심시간 자전거 타기에
재미붙이는 정도로
간신 히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데
얼마 전, 그러니까 6일 전에
밤에 연락이 와서 차단도 풀더니
또 그동안 자기 힘들었던 근황 얘기하면서
내가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고
아무한테도 자기 얘기할 수 없어서 답답했다고
나도 그랬으니까… 공감했지.
근데 그렇게
잠자리 가진 이후로
또 연락 흐지부지…
이틀 정도 맛점 인사 나눈 게 전부.
내가 우리 관계 뭐냐고 물으니까
읽씹.
하고 싶을 때만 찾는 거냐고,
아니면 관계 정립에 대햐
시간이 필요하냐고 물으니까
시간이 필요하대.
그럼 기다릴 테니 연락주라고,
근데 내가 어장인 거면 싫다고
매번 사람 마음 들쑤시고
회피하는 반복을
내가 언제까지고 받아줄 거라
기대하진 말라고
이렇게 보냈더니 또 읽씹.
기약 없는 잠수…
그래도 이번엔 차단은 안 당했네.
정말 진심으로 사랑해서
그만큼 실망이 컸어.
겨우 딱지가 졌는데 억지로 쥐뜯은 느낌.
회피라면 지긋지긋해(생부도 거진 20년 전에 잠적했거든.).
힘든 상황인 거 알지만
아무리 만나기 힘들어도
퇴근 후에라도 톡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느낌이야.
자기들 생각은 어때?
아직 마음이 있어도
툭하면 잠수 타고 동굴로 가는 상대를
기다려야 할까?
그만 놓아야겠지?
정말 정말 많이 사랑하고
아픔이든 허물이든 다 감싸주고 싶었어.
본인도 알아.
내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또 자신에게 얼마나 헌신하는지.
그러니까 본인 아쉬울 때만 연락하고
무책임하게 회피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