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들아 나 어제 11년 사귄 전남친 만났다
회식이라 신사에서 술먹고있는데 전남친도 거기서 회식중이더라고;
헤어진 이유는 나는 걔를 걔가 날 사랑하는 만큼 사랑할 자신이 없었고 항상 내가 걔한테 못된년이라? 그래서 사귀고 헤어지고를 11년 내내 반복하다가 결국엔 나도 이게 얘한테 진짜 할 짓 아니다 싶어서 더 나이먹기전에 더 늦기전에 보내주는게 낫겠다 싶어서 헤어진거거든
그래서 지금껏 걔가 보낸 새해인사 카톡 뭐 이런거 다 씹었는데 어제 나는 이미 술을 먹고있었고 걔는 2차로 우르르 들어오는디 나랑 눈이 딱 마주쳤어 진짜 나 너무 놀래서 심장 벌렁거리고 바로 화장실로 도주했거든 그러고 나왔는데 회사사람들이랑 술 먹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냥 나도 내 할일 해야겠다 생각하고 술 마시다가 담배피러나갔는데 걔가 따라나와서 내 옆에 앉더니 잘지냈어? 너 왜 내 연락 씹냐 이러는데 내가 연락받아주면 너 또 계속 미련가질거잖아 나 들어가봐야돼 하고 자리로 돌아가서 술 먹다가 나왔는데 걔가 전화와서 진짜 진짜 잠깐만 얘기하자고해서 술기운에 알겠다고 하고 만났는데 걔가 나 보자마자 끌어안고 진짜 보고싶었어 하는데 얼어서 차렷하고 안겨있다가 걔가 바 들어가서 칵테일이라도 한잔 하자고 해서 바 들어가서 술 마시는데 소주에 칵테일이 섞였더니 좀 취해서 (취하면 흥이 나고 말이 많아져 나는) 11년 동안 우리 진짜 이런거 저런거 재밌었다 얘기하고 배가 너무 불러서 계산하고 밖에 나가서 걷는데 걔가 손을 잡는거야 근데 나도 술이 좀 취하기도 했고 오랜만에 잡는 걔 손은 여전히 시원해서 (나는 손이 진짜 뜨거워) 손 잡고 쭉 걷다가 어쩌다 반포한강공원까지 갔는데 거기서 한강 보면서 예전에 따릉이 타던거, 나 보드탄다고 깝치다가 자빠져서 얼굴 갈린거 이런거 얘기하다가 눈 마주쳤는데 키스해버렸어 그 이후로도 한 두어번 더 키스 했던것같고...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 계속 연락중이고 일요일에 보기로 했는데 나는 너무 걱정이 돼,, 11년을 만났단건 우리도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는거고 나는 나 하나 책임지기 버거운데 이 사람을 내 옆에 두고 이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어.. 전남친은 나한테 한번도 나쁜사람이었던적이 없는데 나는 전남친한테 항상 나쁜사람이었거든.. 어제도 얘기하다가 나는 너한테 또 상처줄것같아서 널 다시만나는게 무섭다니까 넌 항상 그랬고 난 그런 너를 사랑하는데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하는데 나 진짜 모르겠다.... 답이 전혀 안나와 ㅜ 어떡하지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