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혹시 연애 상담에 일가견있는 자기들 있어?
댓글에 요약 있어!!
음... 요즘 남자친구가 점점 친구로 느껴지는 단계에 있는 거 같아서 고민이야 좋아하는 감정은 여전한데 나랑 연애 가치관이 많이 다른 친구라서 맞춰가기가 쉽지 않달까 나같은 경우엔 애정표현이랑 스킨쉽으로 사랑을 체감하는 편인데 남자친구는 둘 다 싫어하는 편이거든 그동안 대화 많이 나눠보면서 내가 먼저 표현을 하면 이제는 꼬박꼬박 돌려주는 정도로 많이 바뀌었긴 한데 나는 그게 좀 부족하다고 느끼나봐 그래서 먼저 표현을 해주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남친도 알겠다고 했어 바뀌는 데도 시간이 걸릴 테니 기다리려고 마음도 먹었고.
다만 종종 회의감이 들어 남친은 무조건 자기 일이 우선이고 공부는 1순위, 너는 2순위. 이게 틀어지면 나와의 만남은 어려울 것 같다. 라는 입장을 연애 중에 몇번 표명했어 나도 그거에 대한 존중은 충분히 하는데다가 그 친구 바쁠 땐 나도 내 할 일 하고 혼자서도 알아서 잘 노는 편이라 그게 문제처럼 느껴지진 않았거든? 그런데 그 친구는 나를 못 봐도 보고싶어하거나(아니면 그런 감정이 드는데 표현을 안 하나?) 아쉬워하는 느낌이 없어서 조금 서운할 때는 생기더라고.
게다가 연락 방식도 내가 그 친구 편한 쪽으로 맞추고는 있는데 애초에 난 그 친구보다 연락 잘 되는 (동성)친구도 좀 많고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좋은 가족이나 친구가 많아서인지 갈수록 그 친구의 의의를 잘 모르겠더라고. 만약 내가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친구한테 크게 의지할 수 있을 거 같단 생각도 안 들더라고. 그도 그럴 게 내가 우울증이 있는데, 조절을 잘 하는지라 이 감정으로 그 친구를 휘두르거나 한 적은 없거든. 그 친구도 내가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우울증이라도 괜찮다고 했고. 근데 만약에 내가 좀 더 심해져서 거기에 젖어있으면 자긴 같이 이겨내줄 힘은 없을 거 같다고 하더라. 사실 맞는 말이라 상처는 안 받았는데, 뭔가 그 뒤로 선이 명확해진 느낌이라 나도 내 감정을 잘 안 보이게 됐어.
더불어 스킨쉽이...
그 친구는 성욕이 거의 없다시피 해.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하고 싶어하는데 아무래도 하기 싫은 사람한테 강요할 순 없으니까 4주 넘어가도록 참고 있는데. 그 친구도 지금 약을 먹고 있어서 그 부작용으로 성욕이 더 떨어진 거 같다고 3개월 기다려달라고 하더라고. 그래, 여기까지도 일단 기다릴 순 있는데 그 친구는 사실 섹스뿐만이 아니라 전여친에서 기인한 트라우마 + 결벽증 때문에 스킨쉽에 좀 박해 뽀뽀든 키스든 무조건 양치해야 가능하고 어떤 경우에든 자기 얼굴이나 목은 못 만지게 해 얼굴에 뭐 날까봐 싫대 이것도 본인이 노력은 해본다는데 트라우마에 관한 것이니 기다려야겠지
그리고 내가 연인이 맞나 생각하는 마지막 이유가...
음 우리가 5개월차인데 아직 극존대랑 00님이라는 호칭을 쓰거든 오히려 친구일 땐 반말을 했는데 얘가 내 반존대를 점점 옮아가더니 나중엔 아예 서로 존대를 하게 되더라고. 근데 나는 님이라는 호칭이 너무 게임 정모 사이트 호칭 같아서 이름으로 불러주면 안 되냐고 했는데 지금은 존대에 적응돼서 바꾸는 게 에너지가 든다고 안 된대
무튼 간에 이런 모종의 이유들로 내가 이 친구한테 전반적으로 친밀감 형성이 잘 안 되고 있는 거 같아
더군다나 이 친구가 나를 진짜 애인으로써 좋아하는지도 좀 고민이 돼 사실 내가 이 관계가 친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시작점이 이거야
남친이 항상 전 애인들은 외모를 보고 만났는데 나는 성격 보고 만난 첫 사람이라고 했거든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잘 하고 배려심도 깊고. 자길 통제 안 할 거 같아서 좋아하게 됐다가 연애도 결심했대
근데 거기다가 자기는 편안함도 사랑이 될 수 있단 걸 나를 통해 알았는데 성애적 끌림도 없다 하지 설렘도 없다고 하니까(느낀 적은 딱 한번. 내가 예쁘게 꾸몄을 때) 나는 이게 그냥 좋은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과 혼동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이제 와 생각해보니 우린 연인으로서 가지는 서로의 필요가 너무 다른데 나는 이 친구를 채워줄 수 있지만 이 친구는 그게 아닌 거 같아서 그런 거 같아 혹시 내 남친이랑 비슷한 성향의 자기 있어? 내가 내 필요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고민도 되는데 내가 너무 내 식대로 남친의 사랑을 이해하려는 건 아닐지 싶어서 다른 관점으로도 얘기를 듣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