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자기들!! 나 지금 남자친구에게 고민이 있어.. 조금 긴 고민글이 될 수 있는데 읽어봐줄 수 있을까?
남친이랑은 지금 300일 초반정도 되었어! 사이는 엄청 좋은 편이고, 한 번도 크게 싸우거나 한 적도 없어.
근데 지금보다도 훨씬 전에 남친이랑 99일째였을 때의 일이 아직도 맘에 남아서 날 자꾸 슬프게 만들어..
그 때 남친이랑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받자 마자 얘가 텐션이 엄청 낮더라고. 그러면서 나에게 좀 서운하고 의문이었던 점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그게 지금껏 낌새도 없다가 갑자기 말한 거였어서 나도 좀 당황을 했어. 그치만 나도 이 점에 대해 스스로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고, 내가 더 나아져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어. 그래서 이런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남자친구에게 그렇게 생각하게 한 점은 미안하다고 앞으로 나아지겠다고 했지. 그런 덕분에 그 이야기는 잘 풀리긴 했어.
근데 이야기가 마무리될 무렵에 남자친구가 나한테 '이전까지는 다 너에게 좋은 면밖에 없었으니까, 솔직히 이번에 너가 문제점에 대해 별 의식이 없었다면 사람 잘못 본 줄 알았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어.. 하필 100일 하루 전 날인 99일에..!! 나는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첫 남자친구라 엄청 노력한 게 많았는데(그건 얘도 알고 있어) 사람 잘못 본 줄 알았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순간 너무 상처를 받았어.. 하지만 그 당시에는 남자친구의 감정에 집중해주느라 별 말 없이 넘어갔고, 그냥 시간 지나면 별 말 아니겠지 잊혀지겠지 하고 넘겼어. 내 감정은 돌봐주지 못했던 것 같아. 그리고는 결국 다음 날 100일도 서로 어색하다가 저녁 쯤에야 다 풀려서 그제야 재밌게 놀 수 있었어..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계속 생각나고 날 여전히 상처주고 있어. 지금 300일이 넘은 시점에도.. 생각보다 나에게 큰 상처였나봐. 남자친구가 나한테 진짜 잘 해주고, 매일 사랑한다 좋아한다 표현도 잘하고 사랑하는 티가 확 나도.. 그 때마다 좋으면서도 항상 '근데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했지? 이젠 사람 잘못 봤다는 생각 안 드는 걸까?'하는 생각이 꼭 뒤따라와.. 정말 얘랑 같이 지내는 시간 속에서 불쑥불쑥 그 때 그 말이 떠올라서 너무 힘들어. 심지어 며칠 전에 얘가 술취해서 전화를 했는데, '그 때 너한테 문제를 제기했던 건 사실 남들이 그러니까 나도 괜히 그랬던 것 같아'라고 하는 거야... 나에겐 엄청 상처였던게 사실은 남들 말 듣고 한 거였다니.. 자기가 고민끝에 내뱉은 내 문제가 아니라... 최근 들은 이 말 때문인지 이제는 더 심해져서 그 외에 날 속상하게 했던 행동들이 그 말이랑 중첩되어 생각나는 지경이라 혼자 울고 그래. 더 있다가는 내가 남자친구를 온전히 좋아하는게 어렵게 될까봐 남자친구한테 말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남자친구는 본인 말 때문에 내가 그렇게 상처받은 걸 전혀 모르는 상태야. 지금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서로 좋아 죽는 사이인데.. 갑자기 이런 얘기 꺼내도 되는지 모르겠어.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말을 꺼내야 잘 이야기 될 수 있을까..? 현명한 자기들의 조언 받고 싶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