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자기들! 나 며칠전에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초조해하고 불안해해서 글 올렸었거든.
주말에 만나봤는데 역시나 더라고.
결론은 해어지기로 했어.
우리 둘은 24, 27살인데, 진로가 남들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있지. 오빠는 최근에 취업도 불발되어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고, 나도 진로 설정이나 온갖 걱정때문에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어.
우리 둘 다 우울했던 시기를 겪고 다시 일어나봤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그때의 우울을 다신 겪고싶지 않은 마음이 큰 사람들이거든. 이대로 지속했다가는 그때의 부정적 감정들을 느끼게 될까봐 무서웠나봐.
오빠를 만난 뒤로 내 주변에 안 좋은 일들이 몇몇 있었어. 내가 처한 상황들이 그러한데 내가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더라고. 오빠도 힘든 상황에 내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걱정해주고 공감해주느라 본인도 힘들었나봐. 가뜩이나 본인 취업 문제로도 별의별 걱정이 많을텐데 말이지. 그 전에는 나를 바라보면 나 자체가 보여 행복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그 상황들도 함께 보여서 힘들대. 우리는 연인사이가 아닌 한 발자국씩 물러나 서로를 지켜봐주기로 했어. 그러면 조금 덜 부담되기 때문인것 같아.
우린 서로의 상황과 감정이 자연스레 이해가 되었고, 이별하기로 했어. 같이 웃으며 밥을 먹고, 고백을 받았던 장소에 가 추억 회상도 하고, 카페에 가 못다한 이야기들을 했어. 둘 다 많이 힘들었는지 서로 부둥켜안고 많이 울었어. 그리고 각자 서로에게 좋은 일, 기쁜 일, 힘든 일,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소식을 전해주기로 하며 연인으로서 이별했어.
하지만 난 나와 오빠가 각자의 자리에서 안정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라 생각해. 오빠도 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은 남아있다고 느꼈거든. 나든 오빠든 서로를 많이 믿어주는 스타일이야.
미리 답을 정해놓고 글을 쓰는 것 같아 미안한데, 자기들이 날 응원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사실 나 지금 너무 힘들거든. 상대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꾸 자책하게 되고 괴로워.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내 마음처럼 쉽지 읺은 일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그게 2년이 되든 5년이 되든 상관없어. 나좀 응원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