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언니들
2023년 너무 힘든 해를 보냈어서 털어놓으려 왔어
올해는 무슨 마가 꼈는지 안좋은 일들만 너무 생겼어
내 얘기 좀 들어줄래?

1. 전세사기
올해초에 뉴스에도 나오던 유명한 빌라왕에게 전세사기 당했어 ㅎㅎㅎ 물론 보증보험 가입해놔서 다 돌려받긴 했지만,
집이 갑자기 압류당하고 보증보험 청구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 급하게 집을 빼고 전남편이랑 원룸 월세집으로 옮겨야했던것도 너무 힘들었어....

2. 이혼 (진행중)
2021년 12월에 결혼하고 결혼생활 1년3개월여만에 이혼하게 됐어. 사유는 남편의 너무 심한 다이어트 요구, 밥먹는것도 숨어먹을정도로 나를 너무 괴롭혔어. 언제 한번은 싸우다 맞기도 했어. 3월에 집을 나와서 친정으로 왔어. 내가 진짜 돌아오지 않을것 같으니 허구헌날 찾아와서 울고불고 빌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도망칠 수 없을것 같았어. 협의이혼하기로 하고 법원 다녀왔고 10월에 최종판결 받으러 가. 애가 없어서 다행이지.... 내가 겨우겨우 참고살다가 이혼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3. 여자친구 있는 남자의 어장관리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남자과장님이 있어.
올해 우연히 회식자리에서 만나서 친해지게 됐는데
성향이 너무 잘맞고 남편이랑 다르게 다정하고 자상했어.
거기에 평소 힘들던 내가 홀랑 넘어갔나봐
근데 그 남자는 유명한 사내커플로 8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어. 반년넘게 그 남자는 나랑 바람을 피우고, 나는 남편이랑 이혼하게 됐어. 그 남자는 너가 너무 좋지만 여자친구를 정리할 마음은 없어보였어. 난 그 남자를 너무 좋아하는데 항상 숨어야하고, 여자친구에게 보내야하는 현실이 힘들었어. 이 과정에서 우울증이 생겨서 정신과 다니면서 우울증약도 먹고 자해도 하고.. 참 바보같았다 나

3월부터 이번달까지 이 관계를 질질 끌다가 대략 열흘 전,
나도 너 말고 다른남자 만날수있다!! 하는 심정으로 가볍게 소개팅어플에서 남자를 만났어.
처음 만난 나한테 운명같다며, 사귀자고 결혼에 대한 얘기까지 진지하게 하던 그 사람이 부담스러웠어. 하지만 내내 기다리기만 하던 내가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을 만나는게 영 싫지는 않았나봐. 돌싱이라고도 얘기했고, 내 성격 숨기지 않고 다 보여주는데도 그냥 좋대. 회식하고 돌아가는 날이면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지하철역에서 항상 기다리고, 이런 당당한 만남이 새롭고 기분좋아서 사겨보기로 했어. 일주일째인데 점점 마음이 가는것 같아. 회사에서 맨날 만나는 과장님한테는 이제 과장님 안좋아하나봐 얘기하고 쌩까며 지내고 있는데 자꾸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는게 자꾸 보여서 아직 조금은 흔들려. 하지만 나 이제 다 떨쳐내고 행복하고싶다. 올해 힘든 일 너무 많았으니까 나 이제 행복하게 해주라 세상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추석 잘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