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직장(알바)내 성폭력 생존자고,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 해.
자기들은 물뽕(ghb)에 대해서 알고 있어? 버닝썬 사건 때 들어본 자기들도 있을거야. 근데 자세히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거라고 생각해.
먼저 내 경험을 얘기해줄게. 나는 스무살때, 강남에 있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회사에서 사무직 알바를 했어. 난 그때 사무직 알바를 처음 해봤고, 그 전까지는 피시방 같은 서비스직 알바만 해왔었어. 그래서 굉장히 긴장하고 첫출근을 했는데, 사장님이 꽤 친근하게 대해주고 직원들이랑 장난도 잘 치더라고. 직원들이 자기를 너무 잘 따라서 자기랑 따로 술도 자주 마신다고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사장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이었는데, 그땐 마냥 착하고 친근한 사장님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냥 다들 서로 친해보인다, 회사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지. 사장이 말하는 대로 다 믿은 거지...
그래서 그렇게 첫출근을 하고 사장이 업무를 알려줬는데, 직원들 다 퇴근할 때까지 나만 일이 안 끝났어. 그래서 사장이랑 사무실에서 단둘이 남아있게 됐는데, 난 첫출근인만큼 칼퇴하면 너무 열정 없어보일 것 같기도 하고 일이 많으면 남아서 좀 배울 수도 있지 생각했었어.
그러다가 저녁 늦게 일이 끝나고, 사장이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어. 지금의 나 같으면 사장과 단둘이 밥은 절대 안 먹을텐데,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했어ㅠㅠ 그래서 같이 저녁을 먹으러 곱창집에 갔는데, 사장이 자기가 너무 힘든 일이 있다고 술을 마셔야겠다는 거야. 그리고 고민상담을 해줄 수 있냐고 했어. 으 쓰면서도 너무 이상하다. 왜 그땐 그렇게 아무 경계 없이 모든 사람을 다 믿었는지 모르겠어.ㅜ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됐어. 문제는 내가 좀 취한 것 같아서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 생겼어. 화장실 다녀오니까, 내 잔에 술이 가득 따라져 있었어. 난 더 이상 못 마시겠다, 취한 것 같다고 했어. 근데 사장이 계속 몇번이나 강요를 하는거야. 그때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사장의 표정이 내가 안 마실까봐 불안해하는 표정 같았다는 거야. 그땐 그게 그냥 이상하기만 했는데, 더 불편한 상황이 되는 게 무서워서 그냥 마셔버렸어. 그리고 그 뒤로 기억이 완전히 끊겼지.
(참고로 난 그때당시 주량이 한병반이었고 한병으로 완전히 취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 게다가 그렇게 아예 기억이 끊긴 적은 그 전후로 한번도 없어. 더 많이 마셨을 때조차도)
일어나보니까 회사 사무실 안쪽에 숨겨져 있던 침실의 침대 위에 알몸으로 사장과 누워있었어. 처음엔 목이 타는 것 같았고 어지러웠고, 아예 기억이 없으니까 너무 혼란스러웠어. 사장을 남자로 생각한 적은 전혀 없었고, 난 심지어 그게 첫경험이었어. 어떻게 된거지 생각하다가 좀 정신 차리고 나니까 명확해지더라고. 이건 뭔가 많이 이상하다고... 보통은 취한 사람을 택시태워 집에 보내주지, 자기 침대로 데려오지 않잖아?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어. 근데 자꾸만 이상하게 시간 끌면서 절대 안 보내주다가 특정한 시간이 되니까 그때서야 보내주더라고? 그게 다 이유가 있었어...
너무 길어지니까 바로 다음 글에 이어서 쓸게.
진짜 중요한 부분은 다음 글일거야.
++ 아 그리고 다른 물뽕 피해사례 찾아봤는데 해외여행 가서 친구랑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준 요구르트를 먹었다가 그렇게 된 경우도 있더라. 꼭 술에만 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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