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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3.03.14

안녕 난 직장(알바)내 성폭력 생존자고,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 해.

자기들은 물뽕(ghb)에 대해서 알고 있어? 버닝썬 사건 때 들어본 자기들도 있을거야. 근데 자세히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거라고 생각해.

먼저 내 경험을 얘기해줄게. 나는 스무살때, 강남에 있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회사에서 사무직 알바를 했어. 난 그때 사무직 알바를 처음 해봤고, 그 전까지는 피시방 같은 서비스직 알바만 해왔었어. 그래서 굉장히 긴장하고 첫출근을 했는데, 사장님이 꽤 친근하게 대해주고 직원들이랑 장난도 잘 치더라고. 직원들이 자기를 너무 잘 따라서 자기랑 따로 술도 자주 마신다고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사장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이었는데, 그땐 마냥 착하고 친근한 사장님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냥 다들 서로 친해보인다, 회사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지. 사장이 말하는 대로 다 믿은 거지...

그래서 그렇게 첫출근을 하고 사장이 업무를 알려줬는데, 직원들 다 퇴근할 때까지 나만 일이 안 끝났어. 그래서 사장이랑 사무실에서 단둘이 남아있게 됐는데, 난 첫출근인만큼 칼퇴하면 너무 열정 없어보일 것 같기도 하고 일이 많으면 남아서 좀 배울 수도 있지 생각했었어.

그러다가 저녁 늦게 일이 끝나고, 사장이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어. 지금의 나 같으면 사장과 단둘이 밥은 절대 안 먹을텐데,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했어ㅠㅠ 그래서 같이 저녁을 먹으러 곱창집에 갔는데, 사장이 자기가 너무 힘든 일이 있다고 술을 마셔야겠다는 거야. 그리고 고민상담을 해줄 수 있냐고 했어. 으 쓰면서도 너무 이상하다. 왜 그땐 그렇게 아무 경계 없이 모든 사람을 다 믿었는지 모르겠어.ㅜ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됐어. 문제는 내가 좀 취한 것 같아서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 생겼어. 화장실 다녀오니까, 내 잔에 술이 가득 따라져 있었어. 난 더 이상 못 마시겠다, 취한 것 같다고 했어. 근데 사장이 계속 몇번이나 강요를 하는거야. 그때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사장의 표정이 내가 안 마실까봐 불안해하는 표정 같았다는 거야. 그땐 그게 그냥 이상하기만 했는데, 더 불편한 상황이 되는 게 무서워서 그냥 마셔버렸어. 그리고 그 뒤로 기억이 완전히 끊겼지.
(참고로 난 그때당시 주량이 한병반이었고 한병으로 완전히 취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 게다가 그렇게 아예 기억이 끊긴 적은 그 전후로 한번도 없어. 더 많이 마셨을 때조차도)

일어나보니까 회사 사무실 안쪽에 숨겨져 있던 침실의 침대 위에 알몸으로 사장과 누워있었어. 처음엔 목이 타는 것 같았고 어지러웠고, 아예 기억이 없으니까 너무 혼란스러웠어. 사장을 남자로 생각한 적은 전혀 없었고, 난 심지어 그게 첫경험이었어. 어떻게 된거지 생각하다가 좀 정신 차리고 나니까 명확해지더라고. 이건 뭔가 많이 이상하다고... 보통은 취한 사람을 택시태워 집에 보내주지, 자기 침대로 데려오지 않잖아?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어. 근데 자꾸만 이상하게 시간 끌면서 절대 안 보내주다가 특정한 시간이 되니까 그때서야 보내주더라고? 그게 다 이유가 있었어...

너무 길어지니까 바로 다음 글에 이어서 쓸게.
진짜 중요한 부분은 다음 글일거야.

++ 아 그리고 다른 물뽕 피해사례 찾아봤는데 해외여행 가서 친구랑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준 요구르트를 먹었다가 그렇게 된 경우도 있더라. 꼭 술에만 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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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ㅠㅠ 어려웠을텐데 에구 풀어줘서 고마워.. 잘읽음서 기다릴게

    2023.03.14좋아요3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고마워ㅜㅜ 이젠 그냥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이 됐어! 날 믿고 응원해줬던 친구들 덕분에...ㅎㅎ 결국엔 무혐의로 끝났고 강남 경찰도 날 꽃뱀 취급했지만, 유일하게 날 믿어주시고 어떻게든 증거 찾아내보려고 노력해주셨던 검사분께는 아직도 너무 고마워.😌

      2023.03.14좋아요3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아 나중에 그 여자 검사분한테 들은 건데, 그 사장새끼는 이미 몇번이나 성추행혐의로 신고당했던 놈이더라...

      2023.03.14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이었을 텐데 이렇게 피해자를 방지하기 위해 글 남겨줘서 너무 고마워ㅜㅜ 다시 한번 되새기면 좋을 것 같아 It's not your fault

    2023.03.14좋아요3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고마워 자기...😭 쓰면서 좀 화는 났지만 이젠 그때의 날 미워하진 않아 ㅎㅎ 애초에 이런걸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다는 게 이상한 거지! (하지만 이젠 자기방이 있지~~자기방 최고❣️) 따뜻한 말 너무 고마워 자기같은 친구들 덕분에 난 이겨낼 수 있었어 :)

      2023.03.14좋아요3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3

    자기 고마워. 그 사정 아주 잔인하게 죽었음 좋겠어 진짜 너무 싫어. 저주하는 기도 약 1분간 올림!!!! 자기 고마워 진짜 자기한테는 축복의 기도 올리러 간다!! 우리 힘내자.

    2023.03.14좋아요3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4

    ㅁㅊ 진짜 말하기힘든 일을 피해자방지를 위해 써줘서 고마워.. 몸은 괜찮은거지?? 너무 맘고생심했겠다.. 개쓰레기새끼 고통속에서 죽길 가해자놈....

    2023.03.19좋아요3
  • user thumbnale
    기대되는 여운

    😢

    2023.03.20좋아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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