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후 애프터까지 잡았는데 안읽씹하는 이유?

연애를 좀 해보고 싶은데 제 생활 반경 상 남자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연애'라는 목적이 확실한 소개팅 어플을 깔게되었어!
내 외적, 내적 이상형과 부합하는 분을 만났다
내 내적 이상형은 비전있고 성장가능성이 있으신 분, 말씀을 예쁘게 하시는 분이고, 외적 이상형은 많이 꾸미지 않고(멋쟁이 절대 안됨, 유행 전혀 몰라야함), 쌍커플 없고 애교살과 더불어 눈웃음이 예쁜 분인데, 소개글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헉! 이 사람이다!' 싶었어!!
감사하게도 그 분께서 먼저 호감을 표현해주셔서 나도 호감을 표시해서 어찌저찌 연결이 되었어
그렇게 카톡을 주고 받기 시작했는데, 얘기하면 할 수록 나랑 비슷한 점도 많고 나는 이야기가 재미있더라구!
그래서 카톡 주고받은지 열흘정도 되었을때 내가 먼저 만나자고 말씀을 드렸고, 그 분께서 2시간 걸려 제 지역 쪽으로 오셨어…(서울에서 수원이에요)
카페에서 처음 만났고 만나서는 그 분 전공이 자연과학쪽이라 그 분야 이야기하면서 왜 그 전공을 했는지부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2시간 정도했어
내가 너드남을 좋아해서ㅠ 이 분이 전공이야기하시면서 신나하시는게 너무 귀여운 거예요ㅠㅋ큐ㅠㅠ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전 이 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지 히히히
그리고 이제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어 비와서 우산 같이 쓰고 걸어갔당ㅎㅎ
내가 양식 먹기는 싫다고 해서 저녁으론 치킨을 먹었는데, 치킨엔 맥주가 빠질 수 없기에... 둘이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또 엄청 나눴지이~
나랑 그 분이 취미가 겹쳐서 이야기가 잘 통했고, 어떤 맥주 좋아하는지 이야기하다가 내가 칭따오 좋아한다고 하니까 서울에 맛있는 가지튀김집 있다고 한 번 오시라고 하셨어요.
이건 기회다 싶어서, 바로 "저 다음 주 금요일날 퇴근하고 가도 돼요?!"라고 하니까 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애프터를 내가 잡았네…ㅎㅎ
맥주만 마시다가 조금 아쉬워서 2차를 가려고 했는데, 근데 마침 우리 아버지가 데릴러 오셔서(저희 집이 외곽쪽이라 버스가 없어요ㅠ)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었어
그래서 역쪽으로 같이 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 안에서 본인의 미래계획을 말씀하시고 "지금은 대학원인데 나중에는 어떻게 할꺼고~ 자녀는 아직 모르겠지만~어쩌구"부터, 나를 보고 웃음이 끊이질 않으시더라구요? 눈빛에서 꿀을 흘리면서 제 볼을 쓰다듬으려고 손을 올렸는데, 이건 아니다 싶으셨는지 다시 내리시더라구...
그리고 택시에서 내려서 걸어갈때는 나한테 "되게 귀여우신 것 같아요"라고 하셔서 아 소개팅 잘 됐다 이제 내 남자다 싶었죠
그래서 내가 "카톡으로 잘 갔냐, 오늘 너무 재밌었다, 금요일날 가지튀김 먹으러 가겠다"라고 보냈고 2시간 뒤에 "이제 도착했다, 본인도 오늘 너무 재밌었다, 가지튀김 먹으러 오셔라"라고 답장이 왔고 그냥 간간히 카톡하다가.. 어제부터 2시부터 이 사람이? 카톡을 안읽씹하시네요? 원래는 늦어도 보내주던 사람이었는데, 게다가 마지막 내용이 다쳤다는 내용이라 더 걱정되기도 하구...ㅠㅠ 근데 한 번도 전화를 해본 사이가 아니라 전화하기가 애매하고,,, 아직 여자친구도 아닌데 걱정하는게 좀 오바같기도 해서…
분명히 잘 마무리 된 것 같은데, 왜 도대체 카톡을 안읽을까요?

내가 추측하는 가설은
1. 이미 다 잡은 물고기 가설 - 이미 내 여자다, 그리고 제가 소개팅하면서 '전 연락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라...'라고 말을 해서 연락에 안일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합리화
2. 다른 소개팅 가설 - 다른 분과 소개팅을 하고 그 분이 더 마음에 들어서 갈아탔다
3. 비지가이 가설 - 일과를 들어봤는데 대학원생이라 정~말 바쁘긴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직 카톡을 안읽나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