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성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는 곳에서 이런 글을 쓰기는 죄송스럽고, 그렇다고 이런 문제로 상담받으려니까 아주 큰 결심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혹시 여기는 들어줄까 싶어서 글을 써봐요.
전 20대 여성 무성애자입니다.
아니, 무성애보단 혐성애에 더 가깝겠네요.
저는 성과 '섹스가 주가 된' 연애가 너무나도 혐오스럽습니다.
성과 관련된 모든 매체와 사람이요. 너무 보기싫어요. 그냥 성적인 요소가 단 1이라도 들어갔다? 걍 뒤집어집니다. 성관련 정보영상을 화참기컨텐츠로 사용할 만큼 (못믿으시겠지만 ㄹㅇ입니다) 싫어요.
알아요 저도 성과 사랑의 도움으로 태어난거.
근데 그러면 뭐해요?
이거때문에 생각할수록 상처를 받고 화가 나는데.
사실 처음부터 무성애자인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이성애자에 가까웠어요.
심지어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성개방? 필요하다! 라고 생각하고 다니던 쪽이였거든요.
제가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건 '일부' 인터넷 사람들 때문이었어요.
근데 그 '일부'의 타격이 너무 컸나봐요.
제가 유튜브랑 sns 를 많이 해요
근데 많이라고 해봤자 그냥 피드에 뜨는거만 보는 정도거든여.
그러다보면 댓글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ㅎㅎㅎㅎㅎㅎㅎ
그 사람들이 성적 보수주의 진영을 정신병자라고, 쟤들은 모 종교 집단의 광신도들이라 성을 미워한다 라고 계속 몰아가고 개방을 강요하니까. 그러면서 막 무슨..... 이상성욕물 포르노랑 야망가같은 누가봐도 19세 미만은 못보는 컨텐츠를 언급하니까 점점 '성' 자체가 싫어졌어요.
심지어는 네이버뉴스 댓글 중에서 '성 보수주의는 정신병이다' 라는 뉘앙스의 댓글도 봤어요.
점점 이성이든 동성이든 '섹스가 들어간' 사랑도 점점 역겹고 혐오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정말 그들의 말대로 내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놈인가 싶고 그들한테 단 한마디도 못하는 제가 너무 밉고, 점점 사람들이 무서워졌습니다.
아직도 좀 무서워요.
어떤 사람을 만날 때 '혹시 그 사람이 내게 상처입힌 쪽의 사상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나의 특성을 안다면 나를 상처입히진 않을까?'
라고 먼저 생각합니다.
이거때문에 진짜 미칠것같고..... 하..... 그냥 여기 쭉 둘러보다가 너무 슬프고 힘들어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네요.
이런 감정 어떻게 누그려뜨려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