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 사이 🫠

가장 최근 연애가 딱 이 케이스였는데 헤어진 지 이제 겨우 일주일쯤 된 과거 연애사네

친구로 지낸 지는 삼 년쯤? 됐을 때 연애로 넘어갔어 ㅋㅋㅋ 나는 사실 첫 느낌이 엄청 중요한 사람이라 친구가 연인이 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인데 참 신기한 일이었지

걔랑 나는 서로의 니즈를 맞춰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어 너무 마이너한 취미라 밝힐 순 없지만! 그래서 쉽게 잃어선 안 될 사이였고 사귀기까지 굉장히 망설이고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

왜 연애를 결심했냐면 음 걔가 나 아닌 다른 사람과도 그 취미를 같이 하고 싶어서 사람을 막 구하고 다녔거든 약간 이게 메이저가 되길 바랐던 마음으로? 근데 그때마다 내가 아 나로는 안 된다? 나 가지고는 만족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농담했는데 (그땐 진짜 농담이었음) 그런 거 아니라면서 막 장난 받아 주고 또 돌아서면 사람을 구하고 있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나더라 ㅎ…… 나랑만 하면 좋겠고 나만 알고 싶고 그런 마음이 솔직히 좀 들더라고 단순히 질투에 그쳤으면 했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바닥을 치고 투덜거리게 되는 나를 보면서 아 심상치 않다 싶었지 그러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ㅋㅋ 어차피 이대로 이야기를 끝내도 친구가 되긴 어렵겠구나 서로 생각했던 것 같아 걔랑 나는 성격이 정말정말 비슷해서 그런 면에선 약간 예상이 가능한? 그래서 어차피 망한 거 만나 보자! 했어 근데 뭐 어떻게 사람이 다 잘 맞겠어 ㅎ 만나다 보니 아닌 것들이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서로 잘 조율해서 맞춰 가기로 노력도 많이 했던 것 같다 흔한 연애 과정을 겪었지

연애 시작하고 갑자기 내 상황이 너무 격변해서 막 꼬이기 시작하더니 자꾸 어긋나는 기분도 들고 노력하기로 한 것들도 딱히 변화가 보이지 않고 언제나 연애란 게 그렇듯 서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ㅋㅋㅋㅋ 안 맞는 것 알지 ㅜ 죽어도 양보 안 되는 것들만 나는 꼭 문제가 되는 징크스 같은 게 있었고 이번에도 그게 잘 안 풀렸고 내 상황이 안 좋았고 번아웃이 오기 직전이라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이별을 결심했는데 마지막에도 결국 그 단점 하나에 끝이 엉망이 되고 헤어졌어 😂 그래도 나름 잘 수습해 보려고 메시지가 왔었는데 이미 상한 기분은 나아지지 않더라

어릴 때의 난 그래도 내 사랑이 다 이길 줄 알았는데 지금의 난 결국 내가 있어야 연애도 유지가 되는 거구나 깨닫게 된 조금 자란 사람이 된 모양이야 이별을 충분히 겪을 새도 없이 버거운 일상에 찌들어서 하루하루 쳐내기 바쁜 요즘이야 걔랑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길래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준 소중한 경험이었어 사랑과 우정 사이는 ㅋㅋㅋ 걔가 사귀어도 될지 한창 고민할 때 불러 줬던 노래라 제목으로 픽~

새벽 감성에 쓰니까 뭔가 묘하다 헤어지기 전엔 이 시간에도 매일 자고 싶다는 생각만 하느라 잘 못 해 줬는데 오늘도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사실 헤어진다고 크게 내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더라고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이별을 결심했던 것 같아 그래도 이해한다고 해 주던 그 말이 위로가 돼서 기억엔 오래 남을 사람인 듯! 다른 자기들은 이런 식으로 이별하지 않게 다들 예쁜 사랑 하길 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