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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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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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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5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우리집에 와서 30분 넘게 얘기하고 서로 울면서 헤어졌다. 근데 남친이 떠나니까 하나도 실감이 안나네.

결국 결혼 문제로 헤어졌어. 난 우리 친구였을 때 부터 비혼이었고 그래서 경고도 했는데 남친은 알겠다고 그래도 좋다고 사귀었어. 근데 우리 둘 다 취직하고 겹지인들이나 주변사람들 다 결혼하고 반 동거하는 식으로 같이 지내면서 본인이 너무 가정을 이루기를 원한다는 걸 알게됐대.

1년 넘게 이 문제로 다투면서 나는 우리가 평생 함께 할 거라고 확신 주려고 했지만 결국 이 간극을 못 좁혔네..

난 부모님 이혼에 너무 불안정한 사람이지만 남친만 있으면 내가 아무리 희생하더라도 행복할 거 같다고 생각했어. 근데 남자친구는 나랑 행복하면 둘로 충분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슬퍼하니까 본인은 계속 억눌러왔고, 결혼 출산을 원하지 않는 내가 점점 밉게 느껴졌대..

이 사람을 위해 나는 내가 다 양보할 수 있지만 얘를 붙잡기 위해서 결혼까지도 고민해봤지만 출산 육아만큼은 못하겠더라. 엄마가 겪은 그 우울과 슬픔을 내가 겪고, 내 내면 정말 깊숙히 나도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이 결혼 후에도 터지면 정말 감당할 수가 없을 거 같더라. 나는 진짜 우리 둘만 평생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는 그걸로 부족했다는 거 같아. 그래서 간극이 좁혀지지가 않았어.

이렇게 1년 넘게 서로를 설득하고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하다가 난 점점 더 불안해 하고 남친은 내가 원망스러워지다 더 힘들어질 게 뻔해 서로 헤어지기로 결론 냈어..난 몰라도 걔는 나랑 헤어지면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야.

우리 5년이 이렇게 사라져 버리는 거 아직 실감이 안난다. 그냥 실감이 안 나서 남친이랑 이 일로 그렇게 운 게 무색할 만큼 슬프지가 않아.
말 할 곳이 없어서 그냥 푸념 좀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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