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금 아빠랑 싸우고 왔는데 얘기 좀 들어줘
부모님은 지방에 귀농하셔서 따로 살고 나는 서울에서 조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어
일단 나는 스케줄 근무제라 보통 전월 막주에 스케줄 신청 몰아받아서 가족행사는 애지간하면 부모님이랑 얘기하고 전월 셋째주까진 일정을 다 짜두는 편이야
8월에 할아버지 생신이 껴있는데 아빠가 오늘 갑자기 할아버지 생신 때 지방으로 모실 생각이 있다 하길래 알겠다 했고 갑자기 나더러 서울역까지 좀 배웅해달라 하시더라고
난 앞서 말했듯이 스케줄/2교대라 스케줄 나와봐야 어떻게 행동할지 계획 세워야하는데 갑자기 배웅해달라시길래 당황하고 벙쪄서 당장 해달라한다고 해주기가 어렵다 했어
아빠는 나 퇴근 시간 맞춰서 조부모님 내려가실 기차 예매할거라 당연히, 흔쾌하게, 기꺼이 배웅해줄거라 생각하셨다고 나한테 서운하대
그래서 나는 평소에도 시간에 강박 있는 편이고 일이 언제 어떻게 바뀌어서 연장 생길지 모르는데 그렇게 서울역까지 모셔다달라고 하면 난 일에도 집중 못한다 매장이 집에서 가까운 것도 아니고 집까지만 40분인데 내가 서두른다고 조부모님이 빨리 움직여주실지도 모르겠다 했더니 아빠 왈
그럼 내가 평소 부모님 집 오갈 때 픽업 안하겠다고 나 알아서 하라길래
알겠다 그럼 안가겠다 하고 빡쳐서 전화 끊었어
평소에도 아빠 농사 일 때문에 서울 잘 안 올라오셔서 거의 달에 한번씩 2일 연속 휴무 있을때면 매달 내려갔었는데 솔직히 내가 아빠 보고싶어서 내려간거지 아빠가 언제 한번 먼저 올라오겠단 얘긴 못 들었어서 더 화가 나네
글이 길어졌는데 요약만 하면 이거야
8월에 있을 할아버지 생신 파티를 지방에서 할 계획인데 엄마가 서울 와서 모시고 다시 내려가기엔 너무 시간 손해이니 나더러 서울역까지 모셔라
왼) 내가 조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으니 내가 조부모님의 보호자, 즉 조부모님 기차를 놓치게 할 수는 없으니 내가 서울역까지, 기차 타는 것까지 보고 오는 건 당연하게 해야하는 일이다
오) 나도 내 업무 스케줄이 있고 사전에 미리 공지되어있던 내용도 아니라 그건 그때 가봐야 알고 당장 그렇게 해달라 억지부려도 모셔다드리겠다 장담할 수 없다
이거 내가 사과드려야 해? 난 진짜 안 내려갈 생각 있어 부모님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