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남친이랑 산책하는데 누가 계속 따라왔어
알바 끝나고 남친이 데릴러 와서 항상 그랬듯이 학교 근처에 술집상가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어
내가 남친 바지 속(엉덩이쪽)이나 엉덩이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는 걸 좋아해서 새벽이라 사람도 없고 상가도 다 닫혀있길래 넣고 걸어가고 있었다? ((뒤에 사람이 없어서 그랬던 거였어))
그러고 걷다가 어느새 뒤에 인기척이 들리는 거야.
남자 한 명이었는데 휴대폰 보면서 에어팟 꼽고 있었어
손 넣고 있는 거 들킨 것 같기도 하고 민망해서 옆 골목으로 빠졌어
근데 같은 길로 오더라?
한 세 번까지는 우연이겠거니 했는데 방향 갑자기 바꾸고, 중간중간 멈춰도 봤는데 계속 따라붙는 거야
멈췄을 때 카페 내부 구경하는 척 하거나 남친이 옆에 있는데도 따라온다는게 이상해서 연인 사이임을 대놓고 나타내려고 뽀뽀하고 애정행각도 하면서 쫓아내려고 했는데도 폰 보면서 계속 우리 주변 서성거렸어.
걸어가면서 친구한테 야 술 먹자 빨리 나와~ 큰 소리로 전화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기숙사 통금 시간도 다가오는데 학교까지 따라올까봐 마지막으로 횡단보도 앞에 서서 친구 기다리는 척 하고 있었어 (신호는 새벽이라 없었음)
그런데도 안 가고 주변에서 폰만 보더라?
한 3분 있었나 계속 안 가길래 남친이 결국 말 걸었어. 무슨 볼일 있냐고 왜 계속 따라오냐고
근데 발뺌하면서 이것저것 남친이랑 그 남자랑 대화가 오가는데 우리보고 몇 살이냐면서 00대(우리 대학) 다니냐는 거야?
당연히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도 똑같이 물었는데 본인은 29살이고 자기는 소방관인데 친구 기다리는 중이래;
대화 하는 내내 나는 무서워서 남친 손잡고 옆에 꼭 붙어서 가만히 있는데 그 남자가 날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야.... 진짜 계속. 눈빛도 이상했어 아직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아
남친도 시선을 눈치챘는지 계속 본인 바라보게 만들고 일부러 같이 술 마시자면서, 내가 너무 잘생겨서 따라왔냐. 인기가 많긴 한데 난 번호 쉽게 안 준다 같은 헛소리 했어
그 남자도 헛소리에 당황했는지 남친의 "친구나 마저 기다려라. 따라오지 마라"는 마지막 말에 우리가 가니까 더 이상 안 따라오더라;
아무래도 날 노리고 따라온 것 같은데 단순히 겁주는 거에 재미느껴서 뻘짓하는 건지;
대놓고 연인 사이인게 보이는데도 무슨 생각으로 따라온 건지 약 10분 15분의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칼부림인 줄 알고 엄청 쫄렸어.
쫓기는 내내 편의점을 들어갈지 주변 파출소를 가야할지 대놓고 물어볼지 고민 많이 했는데 살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얼굴, 체격도 반반하고 본인 말로는 여친이 있다는데 재미로든, 목적이 있었든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 돼;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너무 무섭다 진짜
자기들도 모두 조심해....
내가 가뜩이나 튀는 머리색이고 학교 인근이라 늦은 시간까지 자주 다니는 길인데 앞으로 혼자 다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남친, 내 얼굴 다 기억할텐데 어떡하면 좋을까
혹시 비슷한 일 겪은 자기 있어....??
미친놈인가 남친이 버젓이 있는데도 그딴짓을 하고있는거면 정병같은데; 자기 혹시 모르니까 당분간은 밤늦게 다니지않는게 좋겠다… 또라이들이 너무 많아ㅜ
아 너무 무섭다 ㅜㅜ 호신용품 꼭 챙기고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