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는게 맞는걸까
나는 감정기복이 있는 편이고 최근에 우울증까지 왔어. 기분이 태도가 되는 타입이라 기분 안좋을때는 남친이 뭐라 말해줘도 잘 안듣거든. 그런게 2년 가까이 반복되어 왔으니 남친은 지친 상태. 그래도 내가 최대한 고쳐보겠다고 노력해서 감정적으로 독립한 상태지만 여전히 감정기복은 남아있어. 난 계속 고쳐나갈 의지가 있고.
그런데 문제는 이미 지쳐버린 남친이야. 내가 직장다니면서 우울증이 왔는데 며칠동안 힘들다는 얘기만 하니까 남친도 같이 힘들었나봐. 더이상 받아주기 싫은지 이제는 날 그냥 내버려두더라고. 반복된 상황에 대해서 피하고싶은 마음도 있었겠지? 나도 멀쩡한 사람 버리겠다는 생각에 징징대는거 포기하고 내 문제라는걸 인정하고, 천천히 생각을 해보라고 했어. 오빠가 그동안 힘들었겠다는게 이해되기도 했고, 정말 안맞으면 사랑해도 놔줘야되는게 아닌가 해서... '어렵게 생각하지마~ 안맞으면 갈라서는거지 뭐' 하고 가볍게 던지고 왔는데 당연히 사실은 나를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지. 오빠도 고민이 많이 되나봐...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성격때문에 내가 날 좀먹네...
나랑 비슷하지만 좀 다른 상황이네. 난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주는 입장이었거든. 처음에는 내가 잘 들어 주면 기분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고 이것저것 재밌는 일을 많이 만들어 주면 좀 더 행복해하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이거 해 보자, 저거 해 보자 하면서 여행 계획도 세웠어.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근데 사실 꽤 힘들었어. 어느 날엔 문득 내 남친은 왜 나한테 힘들다는 소리밖에 안 할까.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그거밖에 없는 걸까. 난 나로 인해 행복함을 느끼고 즐겁다 생각하길 바랐는데 그게 아닌가. 이런 생각들?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이기적인 말이라는 거 알아. 즐거운 말만 할 순 없다는 것도. 그치만 계속 듣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지쳐 있었나봐. 나는 죽고 싶단 말 좀 그만하라고 했고, 남친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상황이 더 나아지지는 않았어. 결국 남자친구가 나한테 먼저 헤어지자고 하더라. 더 만나봤자 나만 상처 줄 것 같대. 내가 힘을 주지 못한 것 같아서 솔직히 아직도 미안하고 힘든 마음은 들어. 하지만 그게 맞는 선택이었다는 것도 지금은 알아. 사랑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건 사실 판타지야. 연애는 나도 상대방도 건강해야 행복하더라.
자기에겐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선 자기에게 집중해. 남자친구가 힘든 것도 문제지만 남자친구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기를 더 좀먹고 있을지도 몰라. 내 전남자친구도 아마 그랬던 것 같으니까... 자기부터 생각하자.
응응 나 먼저 건강해질게 조언 너무 고마워... 나는 남친이 힘들때 기분 나아질때까지 들어주고 다 했는데 내 우울은 남친이 견디기엔 힘들었나봐 야속하긴 하지만 지금 내 자신이 나아지는게 최우선인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