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너무 예민한 유사연애 상대 고민(긴 글 주의)
유사 연애 중인데 연애할 생각이 없었어서 사귀기를 미루는 중. 상대는 이직 준비 중이라 연애하기엔 감정 소모가 힘들어서 부담된다고 하고 나도 시험 준비 중이라.
문제는 유사연애에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감정 소모가 심해. 상대가 내 모든 말에 다 예민하게 굴고, 사사건건 의미 부여하고, 확대 해석하고 나한테 푸는 식...와중에 의아하게도 본인 스스로 다 인지하고 있어. 직후에 항상 자기가 너무 예민했다고 사과해.
근데 그러고도 바뀌는 게 없어서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꼭 저래. 납득도 빠르고 인정도 빠른데 기억은 잘 못하고(이건 현 시점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인 거 같다고 했어) 나를 오해함으로써 비롯된 지적들이 짧은 텀으로 무한 반복되는 느낌.
예를 들면 되게 사소하게 한숨 한 번 쉬는 거, 같이 앉아있다가 등 살짝 돌리고 앉는 거, 눈 뜰 때 눈빛, 대답하는 속도, 손 동작 이런 거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 써서...난 진짜 예측도 못한 곳에서 상대가 버튼을 눌려 하니까 솔직히 어디서부터 해명을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는데 시비 걸릴 때마다 최대한 이해되게 설명하려고 아등바등 중이야.
추가로 지금은 비흡연자인 상대가 요청해서 헤비스모커로 살다가 금연 중이거든. 뭘 더 강력한 요구를 들어주기는 힘들 거 같다고 스스로 느끼는 지점이기도 해.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하다가도 진짜 연애도 아닌데 뭐하나 싶어서 현타도 좀 오고...무엇보다 왜 유독 나한테만 이러는지 약간 억울해져.
상대가 나한테 나는 무던한 사람인 거 같다고 했는데 역으로 내가 만만해서 저러나 싶기도 하고. 또 마냥 다 받아주는 성격은 아니라서 오해한 건 항상 바로 잡다보니 갈등도 많았거든. 그래서 감정소모 싫다는 인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으면서 유사연애를 하는구나 싶어서 어떤 면에선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 자신을 위해서 먼저 포기해야 되나 싶기도 해.
자기는 다른 사람 만날 때 이렇게 예민했던 적 없다고 자기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미안하다는데, 이런 비슷한 상황 겪어보거나 비슷한 성격의 사람 만나본 적 있어? 있다면 보통 뭐 때문에 이러는 건지,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대처하는 건지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