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예전 연애가 전부 쪽팔리고 부끄러워졌어..
지금 30중반인데,
20대 때 정말 못생긴 남자들만 더치해가면서 만났음
그땐 진짜 아무것도 안보고 헌신하는 자세만 봄(본다는 사람이 왜 더치는 했는지 모르겠지만)
외모 이런거 하나도 안보고 오로지 성실성, 진실성, 됨됨이, 품위 이런것만 보고 남자를 고름...
그래서 20대 내내 정말 누가 봐도 못생기고 돈까지 없는 남자들이랑 각각 3달/6년 연애함
그러다가 30대가 되어서 헤어지게 되었고,
중간에 fwb가 있었는데 그 fwb마저도 탈모난 면했지 별볼일 없는 30대 후반 남자였어...
진짜 오징어지킴이 거지지킴이 골고루 했는데,
좀 멋진 남자 만나고 싶어서 간 모임에서 대학 동문을 만나게 되었어
둘이 관심사가 비슷하다보니 겹치는 수업 들은 적이 있고 둘다 맨날 도서관에만 처박혀있어서 금방 친해짐
근데 그 사람이 내 이름 듣더니 그러더라...
남학생들 사이에서 몇번 얘기 돌던 것 같다고
뭘로 얘기 돌았냐니까,
키도 크고 엄청 예쁜 여자가 못생긴 남자랑 손 붙잡고 돌아다니면서 연애하는 걸로 얘기 돌았대...
그때 기분이 진짜 이상하더라...
그때 당시에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진짜 못생긴 남자들이랑만 연애했는데,
왜 그때 어린 나이랑 외모를 이용해서 더 돈 많고 잘나가는 남자 만날 생각을 못 했지?
인격 어쩌고 됨됨이 어쩌고 이러면서 왜 오징어지킴이만 한거지?
이런 생각하니까 속에서 뭐가 올라오고 화나더라...
지금은 나이도 들었고 살도 쪄서
당연히 그때만큼 예쁘지 않아...
맨날 일만 하느라 제대로 꾸미지도 못해서 그 모임에도 후드티에 눈썹이랑 틴트 정도만 바른 채로 나갔어...
근데 그냥 나 자신에게 순수하게 화나더라고...
제일 젊고 예쁜 때는 오징어지킴이만 하다가 그냥 갖다버렸고,
그나마 관리 열심히 해서 예뻤을 때 처음 알았던 fwb마저도 그렇게 변변한 사람이 아니고,
왜 나는 내가 아무리 예뻐도 괜찮은 남자를 줍지 못하지?
맨날 줘도 안 가지는 남자들만 만나서 연애하고 잠자리상대 해주고 그런 남자들 액세서리나 되어주고 그러다가 모르는 남자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런 사람이 된 거지?
대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겠어...
지금이야 그때처럼 매력있지 않지만,
한창 예쁠 때 왜 남들은 줘도 안가지는 남자들에게 간 거야?
왜...나는 그러고 산 거지? 싶어
그때 개념녀병 걸려서 못생긴 남자들이랑 더치하면서도 내 마음속으로는 남자가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20대때 나 보면 충분히 예쁘니까 더 괜찮은 남자 만나라고, 선물도 많이 받고 밥값도 내지 말고 많이 얻어먹으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