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각에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진짜 이유는 임신과 출산의 주체가 여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야.
이 사회에서 여자에게 허용되고 '정상적' 이라고 인정받는 출산육아의 루트는
오직 남자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루트뿐임.
정자은행은 안 들여오면서 동남아 매매혼은 세금까지 투자해서 지원해주는 이유도,
여자가 미혼모로 홀로 출산하는 선택을 하든, 그냥 낙태하든
그 과정에 '남자의 의사' 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똑같이 비난받는 이유도
이 사회에서 임신과 출산의 주체를 암묵적으로 남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임신과 출산의 생물학적 주체는 모두 알다시피 여자야.
출산율 올리는 방법? 그냥 정자은행 들여오고 자발적 미혼모 지원하고 여성의 더 폭넓은 선택권을 인정해 주면 돼.
이 사회도 이게 본질적인 해결책이라는 걸 사실 알고 있어.
근데 그렇게 하지 않지. 왜 그럴까?
여성의 선택권을 인정하는 것보다 인셀, 즉 도태되어야 할 잉여남성들에게 번식할 수 있는 여자를 하나씩 배급해서 그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들을 사전 차단하고 범죄에 쓰이는 국가 예산을 절감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야.
이것이 바로 일부일처 결혼제도, 즉 가부장 제도야.
인셀들이 결혼제도의 비호 아래 여자를 하나씩 보급받은 결과가 여성을 상대로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들이야.
인셀들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표출해야 할 폭력성을 아내와 아이들을 상대로 해소하는 거지.
이 사회는 출산율을 올리는 게 목표가 아님.
그냥 모든 인셀들에게 여자를 하나씩 보급해서 가부장제 아래에 묶인 '정상가정' 을 만드는 것이 목표야.
정말 출산율을 올리고 싶었다면 진작에 정자은행 들여오고 미혼부모/비혼모 지원도 팍팍 해줬겠지, 안 그래?
그리고 동남아 매매혼에 투입되는 예산을 인셀들이 일으키는 범죄를 사전 차단하는 데에 투입해서 인셀들이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막았을 거야.
출산율이 나락가는 이유? 그냥 출산의 주도권이 여성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 안해서임.
이 나라는 아직도 남성 위주의 가부장 사회에 머물러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