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반려식물+강아지 '순둥이' 소개할게~
+화분 기르는 팁 중간중간 포함😁
안녕 자기들 ! 아까 다른 자기들이랑 식물 관련 얘기 잠깐 하다 보니 왠지 내 화분 보여주고 싶어져서 글 써봐 !
나는 올 해 처음 해본 것 중에 가장 행복하고 뿌듯한 일이 내 화분을 직접 돌본 일이었어. 본가에 있을 땐 텃밭농사나 엄마가 키우시던 화분들 같이 돌보기도 해서 입문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엉 ㅎㅎ 예전에 아보카도 씨에서 싹틔워서 나무로 키워본 적도, 화분에 바질이나 텃밭 상추같은 건 예사로 많이 해봤거든.
근데 작년 하반기부터 자취 시작하면서 올해 초엔 왠지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반겨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반려동물은 오래 시간 함께 하면서 돌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어쩌나 했는데, 어느날 이케아에 갔다가 너무 귀여운 화분을 봐버렸지 뭐야?

짠~ 흰 이파리도 신기하고, 각 잎마다 무늬, 색이 다 다른 이 아이. 한 눈에 반해서 '필로덴드론 버킨' 이라는 이름만 보고 그자리에서 데려왔어💕 생각해 보니 내 자취방은 정남향인데다 1층이지만 해도 잘 들어서 어떻게든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렇게 데려와서 인터넷에서 얘가 어떤 관엽식물인지, 물 주는 법, 빛 쪼이는 법은 어떤지, 온도같은 건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찾아보면서 기르기 시작했어 ! 버킨콩고/무늬콩고라는 다른 이름도 알게 됐고. 본가에 있는 울 강아지 순둥이 이름 따서 '순둥이'라는 정말 순둥스러운 이름도 지어주고 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식집사들 사이에선 버킨콩고가 기르기 쉬운 축이라 실제로 순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거 알고 되게 재밌었던 기억도 있네. 얘를 데려오고 나선 매일 집에서 나갈때, 들어올때 인사하고 커피마시면서 쳐다보고 괜히 말걸고... 1인가구의 외로움을 생각보다 많이 채워주는 친구가 생겨서 너무 재밌는거야.

그런데 데려오고 한달쯤 됐나? 이파리 하나가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어. 과습. 뿌리가 원하는 것보다 물이 많았던거야. 습기도 물도 좋아하는 종류라 물을 적당히 줬다고 생각했고, 화분이 아직 어려서 영양제도 안넣고 있었는데. 일찌감치 화분 다 상해서 죽을까봐 걱정되고, 그때까지 내가 키워본 모든 식물에 대한 경험치가 헛것같아 속상하고 그렇더라. 그만큼 화분 순둥이가 나한테 주는 위로가 컸었나봐. 아무튼 그런 식으로 흰 이파리를 아마 총 세개쯤 잃은거 같아. 흰 잎이 너무 매력적이었는데 ㅜㅜ

그 와중에 아무래도 화분에 물이 너무 많아 그런 거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썩고 있는 어린 화분에는 살짝 모험일 수 있지만 젖은 흙 줄이고 분갈이를 해줬어. 살아나라 살아나라~ 하는 맘으로! 바닥에는 배수층 자갈도 아주 살짝 깔고, 위에는 배양토로 물이 잘 빠지는 흙 골라서 채워줬어.

위에 사진들이랑 화분 크기가 달라진건 화분받침 보면 알 수 있어 ㅎㅎ 그러고 나서도 이파리가 썩던 건 계속 썩었지만 다른 이파리들은 새로 썩거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견뎌주더라. 어찌나 대견하고 고맙던지🥰🥰 나중에 우연히 집 근처 화원에 갔다가 거기에도 버킨이 있길래 어떻게 기르나 여쭤봤어. 그랬더니 화원 사장님도 처음 들여왔을 때 생각보다 물을 적게 먹는 종이라 자기도 한두잎 떨어뜨리셨다고 하시는 얘기 듣고 마음이 좀 편해지기도 했어 😅😅 흰 이파리는 고스트 이파리라고 하는데, 추울 때/볕 많이 못받을 때 나는 잎이고, 잎이 약한 편이라고 하더라.

여름이 되고 날도 따뜻하고 빛도 많은 계절이 되니까 순둥이는 엄청 건강하게 잘 자라기 시작했어. 관엽식물이라 따뜻한 기후+높은 습도가 최적의 조건이었던 거지. 이때부터는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고 식물 영양제도 살짝 주고, 흙에 물을 주기보다는 잎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습한 환경 만들어 주곤 했어. 자꾸 돌봐주니까 잎에 항상 윤기도 돌고 엄청 건강하게 쑥쑥 자라더라. 작은 자취방에서 데리고 있느라 에어컨 틀때마다 바람 직접 맞아서 냉해 오지 않도록 자리도 자주 옮기고 반려동물 기르는 것 못지 않게 신경쓰며 관리했어. 자주 옮기다 보니 본의아니게 볕을 골고루 받아서 수형(화분 자라는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예쁘게 크더라 ㅋㅋ 이 시기가 정말 왜 반려식물이란 말이 생겼는지 더욱 많이 실감했던 시기같아 ㅋㅋㅋㅋㅋㅋ

요즘 순둥이의 모습이야. 여름 지내고 키큰 새 이파리도 많아지고, 빛이 많았어서 새로 난 잎들은 초록색 부분이 압도적으로 넓지!! 이제 겨울이 오면 흰 고스트 잎들이 새로 날 거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돼. 날이 슬슬 추워지니까 점점 방에서 제일 따뜻한 쪽에 두는 날이 많아졌어. 딱 반년 좀 넘는 시간인데, 화분을 처음 돌보는 것도 아닌데 왠지 되게 특별한 경험, 애정이 쌓인 느낌이라 각별한 내 순둥이야🥰🥰

순둥이 기르는 동안 오*의 집 화분기르기에서 화분을 세번이나 받아버렸어 ㅋㅋㅋㅋㅋ 왼쪽부터 스킨답서스, 커피나무, 몬스테라야! 내년에 좀 더 넓은 방으로 옮길때까진 일단 본가에 맡겼어. 내가 본가에 자주 들르는 편이라 이 아이들도 물주거나 다른 관리는 내가 하는 편이야🤭🤭 건강하게 잘 지내라며 인사하는 건 덤이구 ! 혹시 식물 관심있거나 궁금한 거 있는 자기들 댓글로 무물 가능해~ 아는 선에선 대답해줄 수 있엉 ㅎㅎ 바질이나 아보카도처럼 싹틔우는거라던지, 분갈이라던지, 다육이라던지, 이래저래 얘기 나눠보는거 좋아!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리지널 순둥이의 정체...!! 지금은 다 커서 장난끼 충만한 중형견이 되어버린 댕순둥이 어릴적 모습 ㅋㅋㅋㅋㅋㅋㅋ 넘 이쁘지?! 암튼 내 순둥이랑 보낸 육성일기는 여기까지! 자기들 행복한 밤 보내💕💕 +요청받아 올리는 댕순둥이 근황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산책간다고 신난 꼬리가 포인트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