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의 크기가 네 마음의 크기보다 커서
네게 부담을 주는 것 같을 때 너무 비참하다.
나는 항상 너를 보고 싶어하고 내 일정을 고려할 때 너를 최우선으로 두고 싶어하고
늘 네가 뭘 하는지 궁금해하고 너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하는데
너는 그렇지가 않다.
너는 나에게 먼저 만나자고도 하지 않는다.
나는 네 카톡을 놓칠까봐 하루에도 몇십 번씩 폰을 보며 답장을 하는데 너는 일을 하다가 잠시 짬을 내서 몇 개의 문장을 던지곤 유유히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내 삶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가 아니라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네 삶에는 내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엊그제엔 너를 포기하려 네 답장을 모른 척 하느라 눈물을 흘렸는데도 그 다음날 일어서니 네가 행여나 나를 더 멀리 떨어뜨렸을까 두려워 붙잡기에 급급했다.
나는 너에게 내 진심을 낱낱이 해부해 보여주는데 너는 어찌 된 영문인지 점점 희미해져 간다.
우리가 나눴던 키스와 좋아한다는 말들은 다 덧없는 것이었을까?
차라리, 너와 섹스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네가 바라는 게 내 몸이었고 네가 뱉었던 말들이 정념에서 나온 충동일 뿐이었다면, 모든 게 조작된 것이었다면, 나는 기꺼이 내줄 테니 다시 내게 시선을 돌려 줬으면 좋을 텐데.
우리는 쌍방인 줄 알았다. 분명해지는 건 점점 이 사랑은 일방통행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짝사랑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