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요새 좀 고민이 있어서 써 봐 혹시 우울증 겪어본 자기 있으면 조금 조언해주라
참고로 좀 우울한 내용이니까 보기 싫으면 안 보는 걸 추천해••
나는 23살이고 2년 전에 대학교 2학년까지 마치고 휴학 했어 그때 좀 우울한 게 심해져서 학교를 못 다니겠단 생각이 들어서 휴학했구...
1년은 나도 뭘 할 지 모르겠어서 그냥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고 여름에 대학생끼리 가는 여행 프로그램 같은 거 신청해서 유럽에 미술관이랑 박물관 많이 갔었어 그때 여행 갔다 온 후로 미술사 공부해보고 싶어서 다른 학교로 편입해야겠다 싶었지
그래서 이번 년에 휴학 연장해서 편입학원 다니고 있었는데, 다니면서 스스로 불안도 너무 커지고 6월에 실수해서 성적이 팍 떨어진 이후로 그냥 다 관두고 싶어지고 학원도 너무 빠지게 돼서 8월 쯤에 관두게 됐어...지금은 정신과랑 우리 시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 등록해서 다니는 중이야
요즘엔 10시 쯤에 일어나서 아점 먹고 애니나 드라마 정주행하고...2~3시 쯤에 샤워하고(심하면 이것도 안 하고 걍 잠옷 차림으로 있음) 산책 나갔다와서 또 애니 같은 거 보고 그래 잠은 잘 자는 편이야
솔직히 나는 계속 이러는 게 맘 편하기도 한데 계속 그러는 건 아니고 며칠은 밖에 나가서 혼자 전시보고 맛있는 거 사먹고 그러기도 해 근데 내가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고 괜히 부모님 돈 쓰는 것 같아서 그것도 잘 못 하겠더라구
근데 밖에 안 나가니까 엄마랑 아빠는 그게 답답해 보이나 봐 밖에 좀 나가라고 하고 동생은 정말 나태하게 산다 계속 누워있으면 신체나이가 늙는다 이러더라고
걱정해서 말하는 것도 알고 나도 내 자신이 좀 힘내서 뭘 했으면 좋겠는데 뭐랄까...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져...그냥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
아무 기대도 하기 싫고 불안해하기도 싫고 우울해하기도 싫고 들뜨기도 싫은 것 같아 딱히 무슨 상태라고 말을 못하겠네 한없이 무기력하다고 해야 하나...
나도 뭔가 하고싶은 게 있긴 한데 너무 멀게 느껴지고...그래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면 싶은 것 같아.... 그냥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 이대로 괜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