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남자친구랑 전공수업 하나를 같이 듣는데, 오늘 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내가 남자친구보다 훨씬 잘 봤어. 난 1등!! 남친은 A커트라인 수준..?
둘 다 같이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 난 다른 시험이 직전에 있었어서 남자친구가 도움 되라고 막 교수님 자료 조금씩 짜집기해서 요약해서 보내주기도 했어.
시험이 너무너무 어려웠어서, 멘탈이 상대적으로 약한 나는 시험 직후에 너무 억울하고 화났어서 남자친구한테 엄청 찡찡거렸어. 남자친구도 너무 어려웠다 그러면서 같이 교수님 욕 엄청 하고 그랬다?
근데 오늘 시험점수 나오고 나서, 남자친구 자존심 상할까봐 얘기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남친 쫀심 생각해서 말 안 하고 같이 시험 욕 했다가 나중에 들키면 남친이 더 쪽팔려하고 더 서운해할 거 같아서 그냥 1등했다 말했거든? 근데 예상처럼 자존심이 엄청 상했더라고. 한 편으로는 되게 허무한가봐. 자기가 자료 막 보내주고 내 비위 맞춰주고 했는데 결과는 희비가 바뀌어서. 근데 또 자기도 속 좁아 보이는 거 아니까 티를 대놓고 내진 못하고, 근데 또 기분은 상하고 쪽팔리니까 막 틱틱거리더라고. 내가 결과는 이롷기 나올 줄 몰랐다, 진짜 시험 볼 때는 평균도 안 나올 줄 알았다 그러니까 막 “학교 전교1등 여자애 보는 느낌이야. 하나 틀렸다고 막 서러워하는 애들” 이러고, 막 허탈하게 웃으면서 “이러면서 내가 막 피피티 정리해서 보내주고 생쇼했네 너무 부끄럽다” 이러는거여
진짜 너무 서운하지 않아???? 자존심 상한 건 너무 이해하는데 빈정거릴 필요까지 있나?? 내가 너무 말 한 마디에 의미부여 하는건가..??
모르겠어. 내가 남자친구 입장이었다면, 너무 부러운데, 나도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게 너무 속상하겠지만, 진심을 다해 축하는 못해줘도, “진심을 다해서 축하 못해줘서 미안하다 내가 너무 속상하고 억울해서 그러니까 조금만 이해해달라” 라고 말할지언정, 화가 잔뜩 나서 그걸 티내진 않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