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남친한테 태도에 대해 지적해서 싸웠어. 연애 조언이 필요해.
남친, 나 이제 막 졸업한 같은 전공에, 취준 중인데 성향이 좀 달라
나는 열정이 많고, 뭐든 하면 제대로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야. 세세한 것까지 챙기고 싶어 하고, 욕심도 있는 편이지. 대신 일을 벌려놓고 마무리를 못할 때도 있어.
남자친구는 나랑 좀 달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특히 외부 활동에는 에너지가 많지 않은 편이야. 내가 보기엔 인풋 대비 아웃풋은 나쁘지 않은데, 디테일은 잘 안 챙기고 무던한 스타일.
이 차이 때문인지, 나는 자꾸 남친이 매사에 ‘대충’ 하는 것처럼 느껴져.
각자 할 일만 잘하면 괜찮다고는 생각해. 근데 아직 취준 중이라 그런지, 행동력이나 간절함이 적어 보이고 게으름이 더 커 보일 때가 있어. 그래서 자꾸 지적하게 돼.
최근에 싸운 일도 그 연장선이야.
남친이 외주를 받았는데, 그게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야. 나는 그런 기회면 욕심내서 더 잘 해보고 싶을 것 같은데, 남친은 “학기 중이라 힘들다”, “적당히 하고 끝내야지” 이런 말을 자주 했어.
마무리 즈음에 나한테 결과물을 보여줬는데, 솔직히 아쉬워 보였어. 그래서 피드백 겸 지적을 했는데, 그냥 넘어가거나 “클라이언트가 만족했어”라면서 더 안 하겠다고 하더라.
그게 너무 이해가 안 됐어.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프로젝트잖아. 전문가인 자기가 ‘비전문가가 만족했다’는 이유로 거기서 멈추는 게 나는 납득이 안 됐어. 물론 클라이언트가 오케이 하면 끝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전문가로서 스스로 디테일을 더 챙겨서 보여주지 않나?
내 눈엔 계속 ‘적당히 하고 끝내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왜 이런 기회를 이렇게 넘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남친 입장은 달랐어.
자기는 열심히 했는데 왜 자기 노력을 폄하하냐고 하더라. 평소에 “적당히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그건 가오 부리는 것처럼 보일까 봐 일부러 낮춰 말한 거라고 했어.
그리고 결과물도 자기는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내 지적이 공감이 안 됐다는 거지.
나는 내 피드백을 다 반영하라고 한 건 아니야. 그럴 생각도 없었어.
근데 너무 안 받아들이는 태도가 고집처럼 느껴졌고, 자기 방식만 고수하려는 것 같았어. 그래서 ‘이러면 발전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어.
사실 이런 문제는 처음은 아니야.
평소에도 수동적인 태도 때문에 내가 지적을 많이 했고, 그때마다 많이 싸웠어. 내가 서운해하면 남친도 노력은 해줬어.
그래도 생활 습관이나 일에 대한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잖아. 특히 일에 관해서는 나는 이건 아니라고 느껴지니까 더 예민해지는 것 같아.
남친은 내가 자기를 존중하지 않고, 바꾸려고만 한다고 해.
나는 존중할 건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닌 부분은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헷갈려.
내가 정말 존중하지 못하고, 믿어주지 못하고, 자존감만 깎아먹는 예민한 사람인 건지.
아니면 이 정도의 지적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범위인 건지. 지금은 그 경계가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