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탈코까지 했던 랟펨이었는데 여혐을 계속 뚜렷!!하게 인지하고있는 상태로 살려니까 내 정신건강에 해롭더라.. 뭐냐면 모공까지 또렷하게 보이는 울트라 풀HD 화질의 엄청 큰 텔레비전에 얼굴 맞대고 보는것같은 기분인거야. 분노한 여자들이 모이고 행동하는건 정말 대단하고 멋지지만 내 일상인 현실과의 괴리(직장에서 쌉소리하는 한남을 모른척해야하는 일상)때문에 적당히 흐린눈하고 살기로하고 현재는 남친도 사귀고 백래쉬 맞은거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인데 난 그래도 도저히 페미니즘을 부정하는 남자랑은 연인으로 못지내겠어..

그래서 난 꾸준히 여자가 사회적약자라는걸 어필하고, 나를 대입해서 얘기해주고 페미니즘영화 같이보고 인스타그램에 청원이나 여혐에 분노하거나 기사링크 올리고 하는데 솔직히 현남친이 페미니즘을 온전히 이해?하거나 적극적으로 동참하진않아. 그냥 내 앞에서 빻은말 안하려고하고 눈치는 봐. 그래서 사귀어. 여자인 내가 손해 보는거 맞다고도 생각하긴하지만 사람이 어케 이성적으로만 살아..ㅋㅋ 솔직히 적극적으로 페미니즘하는 한국남자는 수상하게 느껴지거든.장도처럼 유튜버인게 아니고서야..그치만 여친을 사귀려면 최소 페미니즘에 반감가진 티를 내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꼬우면 쟤가 꺼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페미니즘을 어필하고있어.

나는 항상 "페미니즘이 남자를 까내리거나 사회적으로 여자가 우월하다고 하려는 의도가아니고 일자리에서 여자니까 차별받거나 (임신/ 급여) 똑같이 일하고 같은학교나와도 덜 선호받는 그런 사회적 차별/ 갈등을 고치자하는 좋은 의미에서 나왔는데 몇몇 여자분들이 본래 페미인척 사회적 인식을 이렇게 부정적으로 바꿔놓은것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말하고 반응 봐.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그래서 나는 페미니즘 자체를 싫어하는 분들도 이렇게 망쳐놓은 여자들만큼 이해가 안되기도해 하구 물어보는건 어땡

사랑해서 결혼한 기혼페미니스트들도 그렇게 고르고 골라 결혼한 남편이 이미 내면화된 가부장적인 면모를 보일때마다 현타오고 화나고 질색하는걸 떠올리면서 절대로 남친을 내 우위에 두지않으려고해.

16년애 큰 사건 때문에 페미니즘을 처음 알게되었는데 그때는 지식도 많이 없었고 분노가 더 컸던 상태라 앞뒤 안가리고 의견을 표출했어서 애인이 불편해했었고 애인이 혐오표현도 한번 썼어서 그걸로 진짜 헤어지기 직전까지 싸운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그때 싸우면서 했던 얘기가 나도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이성적으로 보지 못하는것 그리고 자신도 욱하는 마음에 함부로 발언한것 사과하고 나도 그때부터는 책도 찾아 읽고 자극적인 글에 혹하지 않도록 기사도 꼼꼼히 읽었어 그리고 무엇보다 관련 주제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했던것 같아!

난 안티페미남은 절대 안 사귐.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특히 가성비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한국에서 페미니스트 혐오하는 남자는 흑인 노예제도 있었을 때 흑인노예폐지운동가 혐오했던 백인이랑 비슷한 포지션이라 생각해. <여자는 인질이다>라는 책 한 번 읽어봐 추천함

나도 전남친이랑 헤어졌던 이유중 하나가 이거였다.. 내 전남친은 그정도로 혐오감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이시대를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려운 점에 대해 크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는 점이 난 서운하더라고.. 성범죄 같은 것도 본인의 애인이 당할 수도 여동생이 당할 수도 있는 건데 그걸 본인 일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날 그정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느낌에 내내 힘들었어.. 그럴수록 성욕도 떨어지고 관계하기 싫더라

난 현재 남자친구 초기에 만날 때부터 우회적으로 약간의 못(?) 박고 시작했었어. 내가 여성 인권이나 장애인 인권, 환경 등에 관심 많아서 나는 이쪽으로도 관심 많고 이쪽으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꽤 있다고 말했었어. 그리고 굳이 내 가치관이나 생각에 동조하거나 같아야 한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부정적이게 보면 그런 사람과는 거리 둔다고.

자기는 남친이랑 동등한 존재인데 남친은 이미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있는데? 그리고 이미 눈치보고 불편해하면서 동등한 존재가 아닌것처럼 행동하고있는데 이게 맞는거라고 생각해? 나같으면 그냥 헤어질각오 하고 불편하다고 말할듯 정떨어져서 못만나 내 존재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임;; 당장 최근에 여성 한명 몰카반대하고 낙태죄폐지 반대 지지했다고 억울하게 부당해고당했는데 남자친구는 그런 부당한일에 동조하는 사람임 그거는 알고만나

아 나도 이거때문에 진짜 고민 많았어. 내 남친은 그냥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싫어해; 그래서 내가 페미니스트의 사전적 의미를 읽어주고 이게 잘못된거라 생각해? 라고 물으니 그건 아니래 이게 맞는거래 근데 그냥 페미니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듣기가 싫대;;ㅋㅋㅋㅋ도대체 뭐가 다른건지 이해가 안되지만 남친이 가부장적인 사상가진 사람 갖진 않아서 그냥 잘 만나구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