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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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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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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 ㅠ

우선 나는 인프피고 남친은 잇팁이야.

일단 최근에 권태감을 많이느끼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가 잘 안통한다는 느낌이야.

일단 우리는 과씨씨여서 평소에 엄청 붙어다니기 때문에 별 시덥잖은 일로 장난치고 놀 일이 많았어. 동기들 얘기랑 교수님 얘기만 해도 할 말이 엄청 많았지.

지금은 남친이 군대에 가 있는 상황이고 나는 시험준비라 둘다 판에 박힌일을 하고 있다 보니 평소에 하는 말이 엄청 비슷해졌어. 그런 상황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평소에하는 연락들이 의미 없다고 느껴졌고.

내 성격을 말해보자면, 나는 평소에 생각을 정말 많이하고 말도 많이하고 글도 많이 쓰는 편이야.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고 세상을 더 배우고 싶고 관심이 정말 많아. 비단 사회문제뿐만 아니라도 정치나 경제등등…

이게 단순히 엠비티아이 문제인가 싶기도 한게, 남친은 생각이 짧아. 보통 해본적이 없대. 생각을 하더라도 피곤하니 훠이훠이 하는 타입. 그러니 나는 어떤 주제로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의견 교류하면서 나름대로의 합의점에 맞춰가는 걸 큰 기쁨으로 느끼는데 반해 남친은 그래본적도 없다보니 엄청 서툰 느낌이야. 더군다나 부모님과도, 대부분의 동성친구랑도 이런식의 대화는 나눠본 적이 없대.(물론 나는 이런 상황에서 유감이고.)

남친이 공감능력이 절대로 부족하지는 않은데,내가 어떤 사회문제에 대해 말을하고 나면 ‘아 그렇구나’하고 까먹어버려. 내 말을 깊이 듣고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려주길 바라는데 그게 어려워해서 지금 갈등이 생기고 있어. 물론 사귀기 전부터 잇팁이 워낙 그런 성향인건 알고 있긴했는데, 확실히 그냥 친구일때 농담따먹기 하면서 노는거랑 연인으로서 기대하는 점이랑역시 참 다르더라.

남친 얘기를 더 해보자면, 남친은 어렸을때를 잘 기억못해. 보통 사건까지는 기억을 하는데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어떤 생각을 했고, 지금은 어떻게 느끼는지를 말을 못해. 애기때 일기랑 독후감 쓰는게 너무너무 어려웠대.

별개로 남친과 나는 건축학과야! 어렸을때부터 건축이 좋았대. 근데 왜 좋냐고 말하면, 그러게? 하고 끝나.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어도, 지금 당장 몇초면 할말이 막 떠오르는 나와 달리 생각하고, 인내하는 능력이 부족하달까? 나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변을 기다리면 남친은 그러게? 하고 다른생각함 ㅋㅋㅋㅋ

그래서, 건축이 왜 좋은지, 어떤점에 빠졌는지, 어떤 점을 고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건축을 하고 싶은지 등등….

위의 질문들의 대부분 대답을 못해. 물론 어떤 자기들은 그걸 다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하겠지만, 나는 적어도 내 비전은 있거든. 사실 우리둘다 스카이생이고, 내가 봤던 주변 사람들은 거의 다 반짝였어. 하고 싶은게 있고, 좋아하는게 있고, 싫어하는게 있고…. 근데 남친은 뭐랄까 정말 어딘가에서 뚝 떨어진 사람이랄까. 분명 본인은 스티브잡스한테 감명받았다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오히려 엥? 스럽달까. (참고로 군대에서 썰 푸는거 재미없다는 소리 들었어. 말을 재밌게 하거나 재치있게하는 것과 거리가 멀어. 그런 점에서 뭔가 노력하려고 하거나 본인한테 맞는 옷이 뭔지 모르는 것 같아서 난감해)

남친이랑 나는 서로다른 언어체계에 있는 것 같아. 마치 내가 어설픈 영어로 대화하듯이.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감정을 나누는 말을 할때면 묘하게 적절한 단어를 쓰기 어려워하는 것 처럼말이야.

비슷하게 내가 어떤 주제를 꺼내면, 남친은 적확한 단어를 쓰기 어려워해.

가령, 내가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신경쓰이는 후배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면, 남친은 “ 아 불편하겠다” 이런식으로 말을 하거나, 어떤 영화감독이 몰상식하고, 무지한 말을 내뱉는걸 보고 “ 감독이 변명중이네”라고 말한다거나 등등.
아 다르고 어 다르다지만 남친은 그 차이를 잘 모른달까.

이런경우가 많아~~ 아주 많아~~ 정말 일일히 쓰기 어려울정도로 생각없이 살아가.

물론 좋은 점도 있어. 무던하고, 단단해.

근데 지금생각해보면 무던하고 단단한게 아니라 그냥 무지하니까 그런건가? 싶어져.

나는 비슷한 말로 한평생 차분하고 단단하고 무던한 사람이 이상형이었는데, 첫연애를 이렇게 하니까 내 이상형이 틀렸나?싶어. 내가 생각하기에 나랑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 나는 민감하고 잘 울고 예민해서 다루기 힘들어. 서로가 만나면 어느정도 상쇄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렵다.

어찌보면 적확한 단어를 쓰지 못하는게 공감능력이 부족한거일수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서로 교환일기도 쓰고, 편지도 많이 주고 받고, 일기쓰는 습관 들이게 하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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