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친이랑 3개월만에 헤어졌어. 난 이제서야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같이 인턴 준비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취직했는데
남친이 공백 기간 + 여러 고민 때문에 힘들어하는게 보였고
취직 후에는 기분은 나아진거같지만 엄청 바빠졌어. 스타트업이라.. 또 일을 좋아하기도 하구.
근데 이 기간동안 얘가 텐션이 너무 낮고 나랑 있어도 즐거워보이지 않을 때가 많았어. 연애극초기에 비해 너무 차이가 나니까 나는 얘가 식었나하고 불안해 했고, 서운한 티도 나도 모르게 드러났어. 어쨌든 난 얘가 약속 취소하거나 바쁜건 다 이해하는 쪽이었어. 얘 성의나 태도 면에서 서운했던거지..
남친은 혼자 시간도 필요하고, 그런 자기 상황을 말하기 어려워 하는 성격이야. 달래주거나 우리 상황에 대해 직접 말하는것도 어려워하는거같고, 부정적인 얘기를 꺼내는게 싫다고도 그랬어.
우리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한번도 대화를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고 싸운적도 없었는데,
얘가 점점 더 바빠지고 너무 약속에 대해 무책임하길래 내가 직접적으로 불만을 말하고나서야
관계 정리에 대해 말하더라... 혼자 정리하고 통보하는 식으로..
난 얘가 날 좋아하는 마음이 그정도였다고 생각했고
얘는 나름 노력을 했다고 했어.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나랑 만날때 부담될때도 있었대. 상관없다면서 너 마음대로 해라 라고 하면서 또 서운해하니까. 난 못만나서 서운한게 아니었는데 ㅋㅋㅋ.. 나도 오히려 얘 눈치를 많이 봤어.
어쨌든 얘도 대화도 안해보고 혼자 정리한것 같다고 인정했어. 근데 일이 더 바빠질거같아서 관계를 개선시킬 엄두도 안나고, 끝내 자기한테 의지가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내가 이제 시작 아니냐, 서로 지금껏 싸우거나 노력해본적도 없고, 앞으로 계속 대화하고 방향성을 세우면 되는거 아니냐, 왜 서둘러서 관계를 정리하냐 물었는데
결국은 자기한테 의지가 없는거같다 하더라고. 일도 너무 바빠지는 상황이고. 그냥 자기 문제래.
그냥 얘가 호감이 크지 않았던거겠지?
아니면 얘가 혼자 앓고 부담을 떠안는 성격이었단걸 인정해줘야하나?
연락은 사실 안올거같아.
그냥 마음 정리가 혼자 안되네.. 얘를 이해하고 싶은건지 이해하고 싶지 않은건지, 그것도 모르겠어.
나도 글을 쓰면서 얘를 이해해보려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게 느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