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친구가 너무 잘해줘서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뭐라고.. 싶기도 해.
오늘만 해도 남자친구가 아침에 출근하려다 방에 불 켜버려서 내가 자다가 끙끙댔더니 앗.. 미안 하고 불 끄고 커튼도 안치고 어둠속에서 부스럭부스럭 준비하다가 준비 끝나가는것같아서 내가 허둥지둥 일어났더니 웃으면서 다녀올게~ 하고 안아주고 갔어. 손 뻗으니까 발걸음 안떨어지는지 또 손 깍지끼고 만지작대다가 가려다가 다시 돌아와서 다시 만지작대다 가고.. 내가 몸이 안좋으니까 몸 지지라고 보일러 세게 틀었길래 보일러 값 많이 나올까봐 슬쩍 외출로 돌려놨거든(외출도 따뜻해..) 근데 일하러 나갈 때 또 쎄게 틀어놓고 나갔네ㅠㅠ
지금 내가 일하다 몸상태도 안좋아지고 다른 이유들도 있어서 일을 그만 둔 상황이라 남친 자취방에 와있는 상황이거든.. 근데 계속 밥도 사주고 내가 잘 깨서 뒤척이는데 그럼 또 남친이 깨거든..? 이런거만 봐도 방에 와있는게 싫을 만 한데 점심 같이 못먹을 땐 미안하다면서 초밥같은거 시켜주고 같이 먹으려구 남겨놓으면 다 먹지 왜 남겼냐구 바보라고 그러고 웃어준다? 지가 샀으면서ㅠㅠㅠㅠ 아파서 하루죙일 남친방에서 자다 깼을 땐 더 자라하다가 내가 일어나면 때깔이 좋아졌다고 좋아해ㅜㅜ 진짜 바본가?ㅠㅠㅠ
내가 본가에 있을 땐 뭐만 먹으면 엄마가 쟤가 그걸왜먹냐, 밥이 없어서 밥해먹으면 밥을 왜해? 이런소리들어서 밥도 쫄쫄 굶고 불면증 있었을 때 불면증 있는거 알면서 낮 12시까지만 자도 꼬라지보기싫다고 일어나라고 때리고 그랬는데 남자친구는 안그런다..?
본가에서 그렇게 굶을 때 다른거 사서 냉장고 넣어두면 사라질 수도 있다니까 남자친구가 시리얼 숨겨놓구 먹으라구 성분 비교하고 이게 맛이 없을 순 있는데 성분이 괜찮으니까 먹으라구하면서 사주고 요즘 점심에 남친이 와서 나 자고있으면 조용히 겉옷 벗고와서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그런다ㅠㅠ 지금은 독립한 상태라 혼자 사는데 목요일에 남친 출장가겠다, 내가 혼자 남친집에 있는것두 좀 그래서 나도 집 한번 가봐야 할 것 같다 하니까 계속 있어도 상관없다고 해준다ㅠㅠ
나 이렇게까지 소중히 여겨진적이 처음이라 진짜 너무 행복한데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 이게 연애 초반엔 초반이라 그렇겠지 했거든? 연애 시작 전에도 나는 처음만 잘해주는거 싫다, 차라리 처음부터 못해주는게 낫다 그랬어서 얘가 자긴 안그러도록 노력한댔는데 너무 잘해주는거야. 그래서 행복하면서도 불안했거든.. 근데 벌써 2년이 됐어. 2년짼데 오히려 연애 초반보다 지금 더 예뻐해준다? 이게 모지 싶은데 너무 행복하구 고맙구 미안하구.. 이런거 말하면 다들 이러지않나? 나보다 더 잘해주는 사람도 많아~ 그러니까 잘해~ 이러고 웃고 넘긴다ㅠㅠ
내 전 연애들도, 나한테 관심가지던 사람들도, 가족들도 이렇게 아껴주고 예뻐해 준 사람이 없었어서 너무 낯설기도하고 신기하기도하고 행복한데 미안하구 불안하고 고맙고 그러더라.. 남자친근가 원래 연애하면 그렇다고 내 전 애인들이 이상한거라고 그러는데 아니지 않아..? 덕분에 공부 열심히 해서 갚아줘야지 하고 동기부여돼서 귀찮고 힘들어도 공부하게돼ㅎㅎ
미안해 그냥 너무너무 좋은 사람이라 자랑하고싶었어.
긴 글 읽어준 자기들 모두 고맙구 좋은 하루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