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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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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 연애를 쉬어야 할까

나는 올해 서른이고 1년 만난 회피형 남자친구와 한달 동안 시간을 갖다가 헤어졌어. 한달동안은 아무것도 안하다가 시간이 아까워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자 하고 소개팅앱으로 많은 남자들을 만났어.

실제로 만난건 6명이었는데 그 중에 잘맞는 두 남자를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 이성적으로 더 끌리고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A와 사귀게 됐어. A는 여태 내가 만난 남자 중에 가장 남자답고 나를 설레게 해줬거든. A와 함께 하는 순간들이 시간이 멈춘듯 느껴졌고 여자로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깨닫게 해줬어.

B도 나에게 적극 호감표시를 했고 직업적으로나 외모적으로 이성으로 보이긴 했어. 이야기도 잘 통했지만 조심스러운 행동에 많은 끌림을 느끼진 못했거든. B는 뭔가 나를 아빠처럼 예뻐해줄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

B에게는 개인적인 일로 여유가 없어 더이상 연락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B는 나를 놓치면 안될 것 같다며 계속 연락을 해왔어. 나는 별다른 답장을 하지 않았고.

그 사이 나는 A와 사귀며 현실적으로 다른 부분들을 마주하게 됐어. 사귀고 난 뒤 A의 애정표현은 늘었지만 나에 대한 배려나 조심스러움은 없었어. 여러 대화들을 하며 천천히 가까워지고 싶은 나와는 다르게 A는 서툴고 투박했고 불쑥불쑥 육체적으로 나와 함께하고 싶어 했어.

결국 A와는 취향, 가치관 보다 애정표현, 농담, 육체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게 된다는 걸 깨달으면서 이게 내가 원하는 관계인가 반문을 던졌어.

대화를 나눠야겠다 생각했지만 A의 매일 이어지는 연말 약속으로 진지한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고 결국 나는 이별을 고했어. A가 좀 더 성숙해지겠다고 너의 속도에 맞추겠다 여러번 붙잡았고 또 붙잡혔지만 건강하지 못한 관계가 될거라는 생각에 끊어냈어. A는 좋은 사람 만나라는 내 말에 침묵으로 답했고.

1년을 만난 전남자친구와 한 이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어. 함께한 순간은 짧은데 그동안 너무 예쁨을 많이 받았고 언젠가 영화보며 이야기하던 순간에 받았던 강렬한 느낌이 잊혀지지 않아서 괴롭더라고..

아무튼 이별에 혼자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에 끊어진 줄 알았던 B에게 연락이 왔어. 나쁘다는 걸 알지만 힘든 마음에 B와 대화하며 힐링을 받았어. B는 아직도 따스하게 내 얘기를 들어주고 별거아닌 내 말에 웃어주더라고. 너무 고마웠어.

한편으로는 B같은 사람과 결혼해야하는데 싶다가도 헤어진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새사람을 만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고, 또 A때문에 거절한 사람이라 미안한 마음에 밀어내고 싶기도 해.

이 모든 관계를 끊어내고 당분간 혼자 지내야할 지, 폭풍 속에 흘러가는 대로 나를 맡길 지 고민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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