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고딩때 학교에 선생님들 공개연애하셨는데 자기방 글들 읽다가 생각나서 써본다!!
주의: 최선을 다해서 각색하였으니 엇 우리쌤?싶어도 흐린눈 플리즈(있을리가)
남자쌤은 국어쌤이셨는데 담임반 남자애들의 대장같은 분이셨음ㅋㅋ우르르 몰고 농구하러 가시고 뭐 먹으러 가고 또 문학수업하시면 단편영화 애니 고전소설 최신수필집 가리지 않는데 너무 신선했지. 우리가 고3은 아니었어서 더 실험적으로 수업했는지도? 그러던 어느날....기간제로 여자쌤이 울 학교에 오셨지. 상냥하고 씩씩하고 똑똑하고 방송부 애들이 납치해서 냅다 교복을 입혀도 화 한번 안 내시고 교장쌤한테 학생으로 오해받아 혼나셔도 마냥 좋아하시던 귀여운 쌤이었어ㅠ국어쌤도 아셨던거지!! 이 귀여움!!!!
기간제쌤이라 곧 떠나셔야 했는데 국어쌤은 많은 고민을 했지....놓치면 후회할건데ㅠ롱디 과연 괜찮을까ㅠ저렇게 귀엽고 똑똑한 분한테 나같은 사람이 괜찮을까ㅠㅠ하지만 결국 퇴근후 카페에서 고백을 하셨고! 두분은 공개연애를 선언하셨어!!!!
국어쌤의 필력을 아는 우리는 수시로 연애편지를 보여달라고 졸랐지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었어 남의 사생활인데 참 어쨌든 편지공개는 반려됐지만 국어쌤이 쓴 시에 브금 깔고 듣다가 엉엉 울기도 해보고 연애상담 받으러 가는 애들도 있었고ㅋㅋㅋ
제일 감명깊었던 말이,
"나는 남들 다 챙기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기념일은 챙기고 싶지 않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챙기면 그게 우리의 기념일이고 이벤트지."
오우 열여덟 소녀들은 뒤집어졌지 꺄르륵
실제로 두분 다 디데이는 안 세셨고, 이후에 고속버스 세시간거리 롱디때도 국어쌤이 열과 성을 다해 여자쌤을 보러 가셨어. 그리고 우리가 대학갔을때 봄에 결혼하셨지👍지금은 결혼기념일은 챙기시더라구 그건 어쩔수 없는듯ㅋㅋㅋㅋ그리고 아가들 생일이랑ㅋㅋㅋㅋㅋㅋ
난 그래서 아직도 멜로드라마 잘 못봐 힐링이 없고 부족해ㅎㅎ첫 연애때 내 생각보다 성숙하게 연애할 수 있었던 것도 국어쌤의 영향이 컸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