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가노 가미코치에서 프로포즈 받았어
남자친구가 미국인인데 일본에 살어
나가노에 여행가자 해서 쭐래쭐래 따라갔어
첫날은 마츠모토 구경하고 둘째날엔 캠핑가자해서 미리 캠핑 용품도 챙겨왔거든
가미코치가 캠핑이랑 트래킹으로 유명해
근데 6시쯤에는 캠핑장으로 가는 차량을 통제해ㅠㅠ 야생동물이 많이 살아서 그런가봐...
남자친구는 그걸 몰랐고...우리는 6시 30분부터 야간 산행을 하기 시작함...
여기가 원숭이도 막 길 건너다니고
검은 곰 나오는데라서 야영장 텐트내에 개인음식물 소지도 못해 (따로 마련된 곳에 공동보관해야돼)
근데 ㅋㅋ그런곳을 2시간 넘게 걸으니까 앞도 잘 안보이고..평소에 내가 항불안제 먹는 사람인데 그날 약도 안먹어서 불안이 폭발한거야...
아무도없는 산길에서 앵앵 울면서 걸었어 남자친구도 겁나는거같긴 한데 나 안심시킬라고 계속 일단 걸으라고 하고 ㅠㅠ ㅋㅋㅋ....
진짜 너무 깜깜해서 무서운데 계속 대화하고 소리내야 곰 안나온다해서 나중엔 지쳐서 노래부르면서 걸었어..정말 엄청난 유산소였다
그날 밤에 텐트치고 이래저래하니까 벌써 밤 11시...6월인데도 산이니까 추워서 발발 떨면서 잤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남자친구가 갑자기 트래킹하자고 하데.. 세수도 안하고..그냥 모자 눌러쓰고 쭐래쭐래 따라갔지...
한...1시간? 걸었더니 진짜 이쁜 호수가 나오더라고..관광객들도 많이 산행하고 있고...
조용한데서 바위에 앉아서 개구리 소리 들으면서 걍..같이 멍때리는데
>>이거 보여주려고 데려왔구나...!<<
할 정도로 좋았어 ㅋㅋㅋ
갑자기 전날의 울고불고 눈물의 산행이 너무 미안해지더라고..나름 노력했을텐데 내가 펑펑 울기만해서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고
먼저 사과할려고 내가 헤이...이보쇼..운을 떼는데
갑자기 "윌유메리미?" 이럼서 반지를 주더라고
나는 🥺 이런 얼굴 되서 오브콜스 이러고
그냥 하하호호 화해하면서 내려왔어
사진도 왕왕 찍고
근데 참..세수도 안하고 따라갓다가 프로포즈 받는건 또 뭐람..ㅠㅠㅋㅋㅋㅋㅋ

밤에 걸었던 터널...2개 지났는데 도합 2km쯤 되고 너무 무서웠음 아포칼립스 세계관 같아 ㅋㅋㅋ



증말 너무너무 이쁜 곳이야 당연히 시간맞춰서 가면 버스 운행도 잘 하고 있으니까 기회되면 한번쯤 꼭 가보길... 트래킹 길도 안험해서 사부작 사부작 걷기 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