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부터 남친이랑 열흘 같이 있을건데
남친이 반지 공방 예약해뒀다 하더라고
연애초에는 사랑한다는 말은 좀 더 관계가 깊어졌을때 하자던지
반 농담으로 결혼 얘기했을때 잘 안받아준다던지
커플링 얘기했을때도 우리 결혼하는거냐면서 아직 그건 좀.. 이런 식이어서
나랑 진지하게 생각안하나? 우리 둘다 이제 서른중반인데?? 싶었는데
좋아해가 어느새 사랑해로 바뀌더니...반지 공방 예약도 하고 갑자기 뭐 AI 2세 만들어보기 이런거 공유하고 만약에 애기생기면 성은 내 성 써도된다고 하고 ㅋㅋ
좋긴한데 또 한편으로는 갑자기 이렇게 나를 진지하게 생각해주니까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좀 느껴지는것 같아 막 산더미같은 행복이 어깨를 짓누르는 기분 ㅋㅋㅋ
그래도 예전 남자들에 비하면 진짜...
잠만 자려고했던 놈들을 잘 못 걸러냈던거 같아
돌이켜보면 전에 만났던 놈들은 나보다는 본인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더라고
별거아니지만 예를 들면 음악 얘기를 했을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말해줘도 쌩까고 지가 좋아하는 거만 무작정 공유한다던가
상대가 늘 그런 스탠스를 고수하다보니 난 내 주장도 못하고 상대가 한 번이라도 내 얘기를 들어주면 내가 거기에 너무 고맙고 애정을 느껴서 매달리는 그런 해로운 관계였던것 같아
아홉 번 잘해도 한번 못하면 욕먹는데
아홉 번 못하고 한 번 잘하면 더 호감가거든
근데 주변에 20대 친구들 보니까 그런 사람이 종종 보이더라고
거기서 배우는게 있는건 맞는데 너무 많이 다치지 않고 배웠으면 좋겠다
남자친구 보려고 비행기 짐 싸는 와중에 문득 예전 연애들이 ㅠㅠ 생각나서 주절주절해봣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