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고민상담 원해요.
(요약) 소개팅으로 3주 연락하다가 첫 만남까지 잘 됐던 상황임
갑자기 답장 끊기고 스토리만 읽어서 멘붕 옴
이거 내가 까인 건지, 먼저 연락해도 되는지 고민 중임
(본문)
호칭은 편하게 오빠라고 하겠음.
11월 초에 소개팅으로 디엠 주고받기 시작했음.
근데 서로 시간 계속 안 맞아서 실제로 처음 만난 건 11월 말이었음.
직접 만난 건 처음이었지만, 그 전에 거의 3주 정도 연락을 계속 했던 터라
나는 내적 친밀감이 좀 높은 상태였음.
그래서 막 엄청 수줍어하기보다는 비교적 편하게 대화한 것 같음.
만난 날에 전시회 보고, 연남동 가서 밥 먹으면서 간술하고
보드게임 카페 갔다가 3차까지 갔음.
술은 한 가게에서 한병만 시켜 나눠마셨고, 자리 옮기면서 마신 거라 둘 다 전혀 안 취했음.
문제는 내가 기차 막차만 체크하고
기차 도착지에서 집 들어가는 지하철 막차를 체크를 안 해서
연남동에 그대로 갇혀버렸음. (나는 본가도 서울에서 멀어서...)
오빠는 부모님 댁이 서울인데도 불구하고
나 혼자 두기 애매했는지 같이 첫차까지 있어줬음.
(오해할 일 전혀 없고, 24시간 카페에서 각자 폰 하거나 졸기만 함)
첫차 타고 각자 자취방으로 흩어졌음.
그 이후로도 연락은 계속 잘 주고받았음.
오빠 연락 텀은 원래 빠르면 10분, 길면 4~5시간 정도였고
처음부터 말투도 되게 편안한 타입이었음.
근데 너무 편해진 탓인지,
만났을 때 오빠가 길 엄청 잘 찾는다고 했는데 몇 번 헤매길래
내가 길치라고 아주 조금 놀렸음.
그리고 연락할 때 뭐 하냐고 물으면 맨날 피시방이거나 술 마신다 그래서
그걸로도 장난 조금 침.
나중에 혹시 불편할까 봐
“이렇게 장난치는 거 혹시 불편하면 솔직히 말해달라, 미안하다” 했는데
괜찮다고, 친구들이 아니라 내가 놀려서 신기하고 신선하다고 했음.
둘 다 학생이고(서로 학교는 다른 학교) 아직 종강 전이라 시험 기간이긴 한데
지난주부터 연락이 좀 뜨문뜨문하긴 했음.
근데 연락할 때마다 술 마신다고 해서
‘아 엄청 바쁜 편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긴 했음.
나는 전시를 하는 과라서
요즘 마감 때문에 밤샘하다가 기절하듯 쪽잠 자고 이런 상태임.
그래서 낮에도 연락 타이밍 안 맞을 때가 종종 있음.
오늘 새벽 12시쯤 멀미 때문에 기절했다고 연락하고 또 바로 잠들었는데
1시에 오빠가
“멀미? 무슨 멀미?” 라고 보냄.
5시에 깨어서
“3D 작업 중 ㅋㅋㅋ” 하고 보냈고
그 뒤로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음.
근데 오빠가 그 메시지를 7시에 읽었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답장이 없음.
근데 한 1시간 반 전에 올린 내 스토리는 읽었음.
(물론 스토리는 그냥 지나가다 눌렀을 수도 있는 거 아는데…)
이거 혹시 내가 까인 거임…?
진짜 갑자기 이렇게 식는 경우도 있음…?
아니면 내가 먼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뭐해?” 하고 연락 한 번 더 해보는 게 나음…?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