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겁쟁이라 익명으로 글 써봐.. 나보고 더럽다고, 너가 느끼는 건 과분한 감정이라고 욕해도 할 말이 없어.. 너무, 너무 괴로워서 적어봐. 그리고 이 글을 읽은 자기들이 나처럼 비슷한 길을 안 걸었으면 좋겠어서 써..
난 이제 막 성인 된 여자야.
내가.. 작년 여름 때부터 성매매를 했어.
그렇게 여태 총 성매매를 10명과 했고.
처음에 얼떨결에 첫 관계를 정말 얼마 안 되는 푼돈을 받고 하게 되었어.(난 정말 관계까지 할 생각 없었는데..)
그 후로 더러워진 몸이 된 거 같았어. 맞지. 자의로 성매매를 했는데. 혼자서 미친듯이 울고 정신은 무너져만 갔어. 학폭 당했을 때도 안 들던 자살 생각이 약간 피어오르더라. 그냥 죽으면 편할까. 이러면서.
그러고나서 이미 더러워진 몸, 돈이라도 벌자 싶어서 계속 구하게 되었어. 너무 힘든 동안 그깟 푼돈이 좀 있으니까 아주, 아주 약간 나아졌거든. 그냥 아주 미쳤지.
그러는 동안 이상한 사람도 많이 보고, 약속된 거보다 적은 돈을 받는 일이 종종 생기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만나다 보니까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어.
내 사진이나 신상이 어딘가에 나돌지 않을까, 만나는 동안 몰래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서 어디 사이트에 돌아다니지 않을까, 이 사람이 성병을 앓고 있어서 걸리면 어떡하지, 임신하면 어떡하지, 이런 걸로 협박하면 어떡하지..
돈을 쉽게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 거 있지. 내가 망할 성격이 말 잘 못하고 자기 의견 표현하는 게 소심해서 얻는 리스크도 엄청 컸어.
정신은 점점 좀먹어가고 나는 성매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헤르페스 2형에 걸리게 됐어. 재발이 달에 두세 번.. 지금은 그나마 주기가 늘어나서 달에 한두 번 하지만 당연히 그마저도 당연히 일상생활이 불편해졌어.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도 없는데 나는 그야말로 피해야 할 사람이 돼버린 거야. 사회적 인식에서 찍힌 각인이 모자라 신체적으로도 각인이 찍혀버린 거야.
이런 얘기를 할 사람이 없어서 더 괴로워. 주변인들에게 이런 말을 꺼내게 되면 그 사람들이 날 바라보는 인식을 뒤바꾸는 계기가 되는 거니까.
쓰다보니 너무 주저리주저리가 되었네..
혹시라도 너무 급하더라도 성매매는 하지말았으면 좋겠어.. 물론 대부분의 자기들은 절대 생각 안 하고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