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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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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긴 전남친썰 + 인스타로 인해 개좁아진 세계 체감썰

전남친이 스웨덴 사람이었는데 코로나 직전에 사귀게 되고 막 성인 되고 만난 데다가 3년을 사귀었는데(진짜 개쩌는 롱디였음) 인간적으로 고마움이 많은 사람이라(내가 정병 ㄹㅈㄷ 시기였는데 얘가 덤덤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관련 일 하셔서 그런지 병원 상담사 쌤보다 더 도와줌.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연인으로서는 나란 사람이랑 안 맞았음. 순수히 성향이랑 연인관계 에티튜드에 대한 가치관 차이 땜에.) 계속 인스타 맞팔하고 있었어.

참고로 사귀는 동안에도 내가 많이 좋아했었어서 변하지 않는 연락 문제 때문에 먼저 헤어지자고 해놓고 6개월 뒤에 진짜 붙잡아보려고 함.
질척거린 건 아니고 나 아직 너한테 맘 있고 너도 있으면 다시 잘 해보고 싶다. 근데 너는 아니라면 내 맘 정리할 때까지 따로 연락은 안하겠다. 그러니까 너도 분명히 말해달라. 그랬는데 애매하게 “우리가 인연이라면 나중에라도 만나겠지” 라고 말하더라고.
분명히 말하라고 몇 번 더 말했는데도 애매하게 말하길래 뭔가 팍 식어서 그냥 알겠다 거절의 뜻으로 생각하겠다. 나 맘 완전 다 정리될 때까지 연락 안하겠다고 너도 나 좀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연락하지 말아달라 했는데

담날에 바로 문자 옴… 너 올 겨울 여행계획 있냐(이때 여름이었음) 막 이런 식으로 오더니 전에 같이 만났던 내 친구가 너랑 노는 거 재밌었다고 하더라 걔랑 이번에 여행계획 세우는 중이다 이러는 거야.

그거 보고 진짜 어쩌라는 거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함과 동시에 더 짜게 식어버림. 괜히 얜 바로 어제 내가 울면서 만나자고 물어볼 땐 애매하게 말하면서 짜증나게 굴더니 내 다짐을 이렇게 치부하는 건가 싶고. 차라리 맘이 바뀐 거거나 만나서 제대로 정리하고 싶은 거면 정확히 그렇게 말하던가; 뭐 같이 여행가자 이렇게 말한 것도 아니고 찔러보듯이 저게 뭐래 싶었는데
헤어진 사이기도 하고 난 이제 제대로 맘 정리하겠다고 굳게 결심했는데 괜히 맘 어지럽히는 생각들도 다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더 안 물어보고 그래 여행 잘해라 함.

그 후 몇 개월 뒤부터 인스타가 나에게 얘의 소식을 좀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얘가 원래 인스타 계정만 있고 스토리 게시물 아무것도 안 올렸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스토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계속 보기 시작하고 사귈 때도 그렇게까지 해준 적 없는데 한국 시간 12시 맞춰서 생일 축하한다고 연락 옴. 한 번은 잠이 안 온다고 영통할 수 있냐고 연락와서 안읽씹하다가 담날에 “나한테 저 문자 보내고 잘 잤길 바라~” 하고 답장 보냄.

한 반년 정도 이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가 내가 팔로잉하는 사람이 팔로잉하는 다른 사람을 나에게도 팔로하라고 제안(?)하는 게 뜨기 시작했는데 웬 한국인이 얘랑 맞팔되어 있어서 그땐 넘어갔는데 담에 다른 한국인이 또 떠서 걔 팔로잉 목록을 봤더니 나랑 헤어진 이후로 동양 여자애들이 5명 이상 늘어 있는 거야(원래 팔로잉 중에 나만 아시안 여자였음). 그냥 흠.. 뭐지 하고 지나갔는데

어느 날 알고리즘에 의해 내게 뜬 국제커플 릴스 댓글 읽는데 뭔가 어디선가 본 듯한 프로필로 자기 남친도 스웨덴 사람인데 이제 곧 롱디 시작한다고 써진 댓이 있더라고. 암 생각 없었는데 뭔가 자꾸 어디서 본 듯한 프로필 같아서 눌렀거든? 근데 걔랑 맞팔하는 여자사람인거야. 유독 이 여자사람이 인스타 팔로잉 제안에 3번 넘게 계속 떳었어서 좀 익숙했나봐. 암튼 그때 그것들 말고 딱히 특별한 정보는 없었는데 머릿속에 아 뭔가 이 사람 내 전남친이랑 사귀는 것 같다는 직감이 듦. 이때도 전남친은 내 스토리 다 봄. 사귈 때도 내 스토리 안 보던 놈이ㅋ. 근데 나도 이때부턴 새 남친 사귀고 있어서 그냥 그 생각이 잠깐 머릿속만 스치고 걍 잊고 지냄.

그리고 다시 몇 달 뒤인 지난 달부터 내 스냅챗에도 그 여자분 이름이 추천 친구로 뜨기 시작하더니 카톡엔 갑자기 전남친이 뜨고(연락처를 안 지웠어서 그런 듯). 몇 주 전엔 그 여자분 스냅챗 스토리(스냅챗은 친구 공개용 전체 공개용 스토리 올릴 수 있음)가 올라와 있길래 눌러봤는데 전남친이랑 둘이 셀카 찍은 거 올렸더라고. 포르투갈 태그하고

이미 나도 남친 있고 해서 별 생각 안들었는데 그냥 지구 반대편 사는 전남친이랑 연락 한 번 없이 이 사람의 새 관계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있다는 게 진짜 세상이 콩알 만하게 느껴짐ㅋㅋㅋ
+ 사귈 때 내가 좀 괜찮았나보다 내가 첫 아시안 여친이었는데 아시안 여자들 갑자기 팔로잉하기 시작하더니 또 한국인 여친 사귀고! 이런 생각 듬. 좀 의기양양해졌어ㅋㅋ

암튼 알고 나니까 둘이 잘 사귀었음 좋겠더라. 결이 잘 맞는 사람끼리 만난 거면 좋겠다 이런 생각? 연인으로서 안 맞았던 거랑 별개로 어쨌든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옆에 있던 사람이라.
난 지금 남친이랑 사람으로서 연인으로서 결이랑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 정도와 방식이 너무 잘 맞아서 행복하거든. 내 마음도 너무 안정적이고.

아 참고로 저거 알게 된 날에 그냥 나도 팔취하고 걔 팔로우도 끊었음. 그 여자친구가 어떤 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나 가지곤 걸고 넘어지는 일 없었으면 해서. 연애 함 잘 해봐라 인간아.

자기들도 원격으로 엑스의 인생 업데이트 받은 적 있니. 난 인스타 따로 계속 찾아보던 것도 아닌데 뭔가 세상이 알아서 알려준 느낌이라 뻘하게 웃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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