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인줄 알고 맘고생한 이야기
노콘섹스 해보고 싶은 자기, ‘임신하면 수술하면 되지’ 싶은 자기, 질내사정 로망 있는 자기, 콘돔 없이 질외사정으로만 피임하는 자기, 여성이 임신했을 때의 기분이 어떤지 상상이 잘 안 될 자기들… 이 글 봐주면 좋겠다.
길어서 읽기 귀찮으면 맨 아래 요약부분 읽어.
생리가 예정일 열흘?정도 미뤄져서 임테기 했었고, 임테기 오류로 제가 임신 한 줄 알았어. 물론 임테기 결과 뜬 그 당일에는 오류인줄 당연히 몰랐지. 임테기 오류가 만 개 중에 한 개? 꽤 확률이 적거든. 나같은 경우엔 생리 늦을 때마다 언제나 임테기를 썼고, 매번 음성인걸 확인해왔어. 그래서 내가 양성이 뜬 걸 봤을 때 더 어안이 벙벙했어.
난 아직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아이를 갖을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고, 상대 역시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그 날 임신 중절 알약이랑 그 알약 부작용, 임신 중절 수술, 수술 과정, 수술 부작용 등등 다 찾아보는데 내가 다 소름 돋고 억울하고 무섭더라.
성관계 가질때 콘돔 빼고 한 적 한 번도 없었고 매번 성관계 끝나고나서 콘돔에 구멍 있었는지 물풍선 검사도 다 했거든. 매번 문제 없었다는 걸 확인해왔던 만큼 임신이라고 뜬 날 정말 심장이 얼마나 졸여졌는데ㅋㅋㅋㅋㅠ
아니 수술하다가 임신 못하게 될 수도 있고 자궁에 구멍이 날 수도 있대. 그걸 천공이라 했던가… 뭐가 됐든 아니 너무 소름돋잖아. 수술하다 구멍이 난다는 거면 자궁이 칼날로 찔리거나 긁혀서 구멍이 난다는 건데… 난 이게 너무 무서웠어. 그렇다고 알약은 괜찮느냐? 알약은 먹고나서 생리마냥 피 쏟아지는 거 몇 주씩 있고 그것도 호르몬 약인데 사후피임약보다 훨씬 더 센 거니까 그만큼 부작용도 더 크고… ㅋㅋㅋ…
임신 중절 수술 찾아본 사람들은 알거야. 다 블로그 홍보글이야. 웬만하면 원하는 수술에 병원 검색하면 상위에 병원 서너개 정도는 뜨잖아? 중절 수술은 그게 없더라. 그래서 내가 보고 있는 이 블로그 병원홍보글이 제대로된 병원인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아니면 애 낳을 거야? 육아로 어린 나이에 경력단절된채로 지내다가 알바하면서 애 분유값 간간이 벌고 그럴 거야? 너무 비참하잖아. 차라리 자궁에 구멍이 뚫릴 지언정 난 이 수술이 필요했어. 그저 그게 좀… 많이 리스크가 큰 수술일 뿐이지.
그나마 내게 위안을 준 게 내가 지난달즈음 생리를 했으니 생리 끝나자마자 임신을 했다 해도 현재 임신 3-4주차라는 거. 임신 중절은 7주차가 넘어가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하거든. 아니다, 수술이 되긴 할텐데 몸에 무리가 엄청 많이 가. 그래서 블로그 병원글 보면 5-7주차 전엔 꼭 병원 오라 해. 아니면 임신 5-7주차 이전 사람들만 받는다고 나와있거나. 그게 내 유일한 희망이었어. 참 암울하지 않아? 당시의 희망 하나가 이딴 거 밖에 없었다고.
걍 여자가 임신했든 안했든 상관도 안 쓸 남자새끼들은 제외. 자신이 관계를 가진 여자와 사랑하는 사이의 남자여도, 본인이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약 먹고 호르몬으로 죽어날 것도 아니고 본인이 하혈하는 것도 아니야. 과연 정말 남자가 여자의 임신으로 인한 불안을 최대한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려 하는 거 이상으로의 고통이 있을까? 자신의 요도에 구멍이 나? 아니면 그보다 더 들어가서의 내부기관에 수술하다 구멍이 나? 속이 뒤집어질 정도로 구역질나게 호르몬으로 폭격이 돼? 뭐가 있는데 도대체…? 중절수술비용 같이 부담하는 거? 설마 그걸 말하는 거면… 난 할 말이 없다.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내가 독감으로 심하게 앓아서 열로 며칠간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아마 원인이 되어서 생리가 미뤄진 거 같더라. 그때 목도 되게 손상됐을 정도로 심하게 앓았는데 그래서 생리를 한달 반 정도 건너뛰었어ㅋㅋ…
❗️그래서 이 이야기의 결론❗️
⚠️원치 않을 때 임신한다는 거, 결코 낭만적이지 않고 많이 무섭다. 정말, 많이 무섭다. 본인 자궁에 구멍 뚫릴 거 감안하고 수술을 해야한다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제발 남자새끼가 자기 콘돔 없이 하고 싶다 하면 바로 박차고 나오자. 수술하다 칼날로 네 자궁에 구멍 뚫려도 좋을 만큼 그 남자가 좋아? 몇주씩 피 쏟아도 좋을 만큼 그 남자가 좋아?
🧚🏻중절 수술한 여성들, 정말 고생했어. 아마 내가 한 고생의 딱 10배 더 했겠지? 정말 고생했어. 그냥… 이건 고생했다는 말 말고는 안 나와.
⚠️ 여성이 임신했을 때, 특히 서로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이 임신했을때 남성도 이만큼의 물리적*심리적 고통을 느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