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OO X a양
ADHD인 내가 오해받는 순간
오예! 야 아... 아니 오해!

호주에서 3년동안 총 6번 이사를 다닐 정도로 나는 이사 하는 걸 참 좋아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꼴로 '인스펙션' (집 보러다니는 것)을 다녔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는 그 많고 많은 집을 다니면서 있었던 일이다.
이번 집은 마음에 들었으면

이 날 방문했던 집은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었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진심으로 키우고 싶어했어서 두리번 거리며 고양이가 어딨는지 찾았다.
두리번 두리번
네!
이쪽이요

그리고 나는 고양이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소리쳤다.
멍멍아 안녕!

고양이, 강아지 어떤 단어도 떠오르지 않아서 냐옹이 멍멍이로 불렀다.
뭐래
?
아니 멍..아.. 냐옹이

그리고 세 번을 '멍멍이'라고 연속으로 부르고 나서 대충 집을 둘러본 뒤에 도망치듯 나왔다. 마지막에 나갈 땐 집주인께 멍멍이라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미안 멍멍아...
이새끼가 또!
이런 일은 웃고 넘길 수 있는 해프닝이지만...

지독하다 지독해...
말수를 줄여보려고 노력 해봤지만, 갑자기 변한 내 모습과 딱딱하게 굳는 표정과 행동에 사람들은 금방 이상함을 감지했고, 기분이 나쁜 게 아닌데 기분 나쁜 사람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그냥 가만히 있을걸
참.... 어렵다...

가끔씩 ADHD를 가진 내 모습이 어린아이들의 부족한 어휘력과 솔직함으로 의도치 않게 말로 상처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아이들은 어린아이이기에 이해할 수 있겠지만...난 어른이니까 이해받기 어렵다는 것 역시 너무 잘 알고 있다.
흐음.... 그럼 말을 줄여볼까....
전 평소 말실수를 자주 하는 편이라 매번 말을 아끼자고 다짐하지만...막상 말을 줄이면 또 적당히 줄이는 법을 몰라 아예 말을 안하고, 말을 하지 않으려고 신경쓰다보니 표정이 굳고, 그러면 또 기분 나빠보이는지 사람들이 제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 발생하니까 그건 또 미안해서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죠 ^-^a
뭐든 적당히가 제일 어려운 거 같아요.
물론 이 상황을 본 ADHD를 가지지 않은 사람 입장에선 '생각을 하고 말하라'고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치 살이 쉽게 찌지 않는 사람에게 살 찌우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적절한 예시가 떠오르지 않네요...)
남이 보기엔 쉬운 일이 제겐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거ㅠ_ㅠ 그래도 약을 먹고 나니 확실히 충동성은 좀 잦아들어서 잠시 멈칫할 수 있는 힘은 생기게 되었지만 여전히 진행중...
물론 모든 순간 순간 긴장하고 의식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역시도 많은 에너지 소비를 요하는 부분이라 정말 어렵네요.
저번에 '나만 이래?' 이 편에서 많은 분들이 어휘력/명사를 까먹는다고 하셨는데 이런 건 단순히 건망증의 문제가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부분이라 느껴져요. 아마도 충동성 +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 사용법 미숙 ...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거랄까요?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든 ADHD는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느끼시고, 오해를 많이 받으실 거 같아요. 여러분들도 공감이 되시나요?

a양
성인 ADHD 환자 겸 작가
이십 대 후반에 ADHD 판정받고 난 이후 소리쳤다.
“유레카!”
@eureka.ad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