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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위키 - Ⓖ 위험한 형, 안전한 오빠? 그냥 게이

퀴어위키 - Ⓖ 위험한 형, 안전한 오빠? 그냥 게이

이야기꾼 : 나명원

5min
퀴어위키 - Ⓖ ‘위험한 형’도 ‘안전한 오빠’도 아닌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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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나명원'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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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섹슈얼리티와 젠더의 세계를 탐험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시리즈물. 자기방의 무지갯빛 모험은 계속됩니다!

"게이에 대한 환상 있으신 분?"

"네, 지금 버리고 가실게요!"

게이란 남성 동성애자를 말한다. 동성애자는 자신과 같은 성별인 사람에게(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이다. 즉 게이는 남성에게 끌리는 남성이다. 이 글에서는 역사 속에서 남성 동성애가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보고, 미디어에 흔히 나타나는 편견을 바로잡으며, 게이 유명인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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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게이라는 단어를 동성애자 전반을 아우르는 말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문서에서는 남성 동성애자만 이르는 말로 사용한다

역사 속 남성 동성애

게이는 20세기 들어 뿅 하고 생겨난 이들이 아니다. 또 남성 간의 성애가 인류의 역사 내내 금기와 죄악 취급을 받지도 않았다. 남성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엄청나게 다르다.

❤️ 고대, 다양한 시선 고대 문헌에도 남성 간의 성적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중국에서는 남성인 황제가 남첩을 두는 경우도 있고, 남성 간 성애를 단수지폐(斷袖之嬖, 소매를 자르는 사랑)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리스에서는 자유시민인 성인과 청소년 남성 간의 성적 관계가 자연스러운 관습이었다. 플라톤의 『향연』에는 어린 소년과의 사랑을 찬양하는 파우사니아스의 연설이 나온다. 플라톤은 그의 입을 빌려 동성애에 대한 수용을 민주주의의 척도로 보는 관점을 밝힌다. 한편 아시리아에서는 남성 간 성교를 종교적 의식으로 행하기도 했지만 군인 등 일부 신분 간의 관계는 금지되었다. 이러한 면면을 돌아보면 고대 인류는 문화에 따라 남성 간 성애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가져왔고, 무조건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풍습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고대 그리스에서 성인 남성이 청소년 남성에게 교육과 후원을 제공하는 한편 성적인 관계를 맺는 풍습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물과 문헌이 여럿 존재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대 그리스의 오리지널 ‘멘토-멘티’ 관계에 남성 간 성적 관계가 전제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중세, 종교와 금기

고대 로마에도 남성끼리 성적 관계를 맺는 풍습이 있었는데, 니케아 기독교를 국교화한 것으로 유명한 테오도시우스 Ⅰ세가 법적으로 금지했다. 유럽에서는 중세부터 남성 간 동성애를 ‘소돔과 고모라’ 같은 죄악으로 취급했다. 일부 지방에서는 동성혼 관습도 있었지만, 동성애에 대한 법적/종교적 처벌도 존재했다. 중동 지방에서도 코란의 일부 구절에 따라 동성애를 죄악시한 기록이 있으며, 현재까지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나라가 존재한다.

💛 근대, 서구화와 죄악시

중세~전근대 중국에서는 남성 간 성애를 때로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는 있어도 크게 적대시하지는 않았다. 『홍루몽』이나 『금병매』 등의 소설에도 남성 간 성애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그러나 청조 말~중화민국 시기 서구화가 이루어지면서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현대 중국에서 동성 간 성교는 1997년까지 사실상 불법이었다.

조선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있었다. 원래 지역에 따라 ‘남색’, ‘미동’, ‘비역’ 등으로 불리는 남성 간 성애 풍습이 있었으나, 대한제국기~일제시대에는 이를 범죄나 야만적 행위로 간주하였다. 일제시대 언론 보도에서는 남성 간 성애를 살인이나 아동 대상 범죄와 연결하여 이를 ‘변태성욕자’의 범죄로 알리기도 했다.

💚 현대, 음지에서 양지로

죄악시와 병리화의 낙인 속에서 성소수자들은 음지에 숨거나 강제로 음지로 끌어내어졌다. 게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이 편견과 싸워 나가며 조금씩 조명을 받게 되고, 음지에서 만들어진 게이 하위 문화도 주류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왁킹과 보깅이다. 왁킹은 1970~80년대 로스앤젤레스의 비백인 게이 클럽 문화에서, 보깅은 뉴욕 할렘의 흑인과 히스패닉 성소수자들이 즐기던 볼 문화에서 기원한 춤인데 현재는 스트릿 댄스의 주요 장르로 성별이나 성지향성과 상관없이 다양한 이들이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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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문화, 왁킹, 보깅 볼 문화 (Ball Culture)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19세기 후반 시작된 lgbt+ 커뮤니티 문화. 성소수자들이 모여 퍼포먼스, 댄스, 립싱크, 모델링 등의 경연을 펼쳤다. 왁킹(Waacking) 1970년대 미국 서부의 게이 클럽에서 유래한 올드스쿨 댄스. 음악 박자에 맞춰 팔을 움직이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깅 (Voguing) 패션 잡지 ‘보그’에서 따온 말로, 모델 포즈를 반복하며 춤을 추는 형태. ‘볼 문화’가 탄생시킨 예술 중 하나.

파워풀한 왁킹으로 유명한 Yoonji의 배틀 영상. 왁킹은 게이 언더그라운드 문화에서 발달했지만 지금은 성별이나 성지향성과 상관없는 스트릿 댄스의 주요 장르 중 하나다.

“위험한 형, 안전한 오빠”?

이제 게이의 존재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여러 미디어에서 게이를 다루는 방식에는 편견이 가득하다. 그만큼 잘 모르고 오해하기도 쉽다. 게이에 대한 흔한 오해 몇 가지를 살펴보자.

💙 남자라면 다 좋아한다/‘덮친다’

이성애자에게 취향이 있듯 동성애자에게도 취향이 있다. 또 모든 이성애자가 아무 이성이나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게이가 아무 남자나 건드린다고 생각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퍼져 있다. 이는 ‘위험한 형’이나 ‘소방차 게임’ 같은 농담 소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인 군인이 합의 하에 다른 남성과 섹스해도 처벌할 수 있는 ‘군형법 92조의6’ 같은 제도적 차별로 이어지기도 한다.

💜 게이 친구(GBF)

미드(미국 드라마)나 할리우드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발랄하고 끼 넘치는 ‘게이 친구’ 캐릭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게이 친구는 남자이지만 여자 주인공 옆에서 성적 긴장감을 일으키지 않고, 패션과 메이크업 트렌드에 빠삭하고, 주인공의 연애 고민을 듣고, 높고 앙칼진 목소리로 주인공의 라이벌을 욕해 준다. 가끔 주인공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낮고 굵은 목소리로 조언을 해 주는 건 덤이다. 하지만 미디어 속 ‘여자 같은 남사친’의 환상을 보고 게이 친구를 사귀고 싶어한다면 오산이다. 패션만 해도 그렇다. 본인이 남성이고 성적 대상도 남성인데 이성애자 여성 사이에 유행하는 꾸밈에 관심이 있을 확률은 높지 않다. 연애 얘기도 마찬가지다. 친구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고 싶다면 당연히 자신도 그 친구가 만난 온갖 똥차 얘기를 들으며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그 친구가 게이일 때도 예외는 아니다.

🖤 ‘BL’ 속 남자들

BL은 ‘보이즈 러브’의 준말인데, 남성 간 로맨스를 다루면서도 창작자와 향유자가 대부분 여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집착광공’처럼 BL 소설에서 기원한 용어가 밈으로 널리 퍼질 정도로 인기 있는 분야다. 하지만 BL 작품 속 주인공과 실제 게이들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있다. 이성 간 로맨스 작품 속 재벌 3세 남자주인공과 실제 이성애자 남성들 사이에 있는 것만큼 거대한 벽이. BL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공·수’의 구분, 주로 ‘수’ 역할인 주인공에게 부여되는 수동적 역할, 소위 ‘야오이 구멍’이라고 하는 비현실적 항문섹스 묘사 등에는 현실과 다른 점이 많다.

사실은 사람도!

한국에서 게이 셀럽 하면 배우이자 요식업계의 입지전적 존재인 홍석천을 빼놓을 수 없다. 가수 권도운, 홀랜드 등도 게이라고 커밍아웃했다.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의 기초를 닦은 앨런 튜링은 남성과 성적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당시 동성애를 금지하던 영국 법에 의해 처벌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사후 59년만인 2013년에 공식적으로 사면되었다.

그 외에 마틴 루터 킹과 함께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한 베이어드 러스틴, 그래피티와 상업예술의 경계를 허문 키스 해링, 스타트렉 주인공 스팍 역할을 한 배우 재커리 퀸토, 전 농구선수 제이슨 콜린스 등이 스스로 게이임을 밝혔다.


참고문헌
댓글
인류의 역사 속 게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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