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서 가장 핫한 여성 중심 섹스토이 브랜드의 콘텐츠를 자기만의방에서 독점 공개합니다.
AROOO X Dame
동의는 동의로, 거부는 거부로 받아들여야겠죠. 하지만 동의와 거부 사이 어딘가에 있는 성적 경험은 어떻게 하죠? 우리는 섹스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배웠지만, 실제로는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과거 경험, 현재 상황, 관계 속 권력의 역동 등 모든 것이 섹스를 할 때의 모습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애매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의와 거부를 중심에 놓을 방법이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저는 동의/거부와 성적 트라우마 분야 전문가로서 성인 대상 성교육을 진행하면서 동의와 거부 관련 복잡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래서 자주 나오는 질문과 이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주의 사항: 이 글에서는 동의와 거부, 대화, 그리고 관계 역동을 다룹니다. 동의와 거부에 대한 복잡한 질문에 대해 답하는 만큼 성적 트라우마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트라우마가 자극될 수 있습니다. 글을 읽을 동안 자신의 상태를 살피며 필요할 때마다 휴식을 취해 주세요.
약물을 사용한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제가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니 이것부터 소개할게요. 법에 따르면 알코올이나 대마, 오피오이드 등 정신 상태를 바꾸어 놓는 모든 약물의 영향 하에 있는 사람은 성적 행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알코올을 비롯한 여러 약물은 세 가지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억제 능력과 사고 처리 능력, 그리고 명확하고 신속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죠. 게다가 과용한 경우 아예 의식이 없거나 반응을 보이지 못할 위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동의가 아예 발생할 수 없죠. 당연합니다. 의식이 없다면? 동의를 할 수가 없겠죠.
그런데 평상시 수준으로 약물을 사용한 상태에서 파트너와 섹스를 한 경우는 어떤가요? “약물을 조금이라도 사용했으면 섹스를 하지 마세요.”라고 잘라 말할 수 있으면 참 편하겠죠. 하지만 이런 금욕 위주의 교육은 효과가 없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어요. 그러니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전략을 살펴볼게요. 약물을 사용하고 섹스를 할 생각이 있다면 중요한 규칙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지 않기
- 안전어와 안전 제스처 정하기
-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주량이나 약물 사용량(예: 술 두 잔)을 넘겼다면 섹스는 나중에 하기
- 미리 이런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상호 동의할 수 있는 계획 세우기
- 응급용 피임약 준비(해당 시)
기억하세요. 알코올이나 약물의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는 차단형 피임 도구(콘돔 등)와 기타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하는 피임 수단을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어야 해요. 그리고 하나 더 말해 두자면 발기 부전, 질 건조증, 오르가슴 불능증 등 성 관련 문제가 약물을 사용하면 더 확연히 드러나기도 해요. 그러니 약물의 영향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면 섹스의 쾌감이 커질 수도 있답니다. (하지만 사실 성감 고양을 위해 대마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으니 참 복잡한 일이죠.) 신체적 접촉이 필요하다면 서로 꽉 끌어안고 있는 것도 좋아요. 새로운 것을 해 보고 싶다면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 뒀다가 다음날 아침에 함께 다시 읽어 보세요!
내가 얼마나 취한 상태인지
파트너가 몰랐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타인이 약이나 술에 얼마나 취한 상태인지 그냥 보기만 해서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섹스를 하지 말라고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알코올의 독성 때문에 위험한 상태이거나 불쾌한 환각을 보고 있는 경우에는 알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취한 상태를 항상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술이나 약을 많이 한 상태에서도 맨정신인 척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겉보기에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닌 거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자세로 상태를 확실히 알 수 있을 때까지 섹스를 미루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내가 많이 취한 것을 파트너가 모른 상태로 계속한 경우에는 대화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눠 보세요.
- 어느 시점부터 기억이나 판단이 흐릿해지기 시작하는지
- 앞으로는 약물 사용과 섹스에 대해 정해 두어야 할 제한 사항은 무엇인지
- 두 사람에게 각각 어떤 케어와 도움이 필요한지
-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사과가 적절할지
이 상황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나와 파트너 사이에 어떤 기본적인 신뢰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두 사람 사이의 첫 섹스였나요? 상대가 평소에 내 요구와 경계선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나요? 아니면 신뢰가 조금 부족한가요? 어떤 경우든 내 감정과 앞으로 필요한 것에 대해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서로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상대가 말로는 동의하는데
실제로는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들면 어떻게 하죠?
할 일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심지어는 전혀 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도 여러 이유로 ‘하자’고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상황 때문에 동의해야 한다는 부담이 들거나 경계선을 설정하는 것에서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 상황 자체나 섹스 행위에 대해서 호기심은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기대되거나 신나는 일은 아닐 수도 있죠(이 부분은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다룰게요). 또 아니면 관계 속 권력 역동으로 인해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 외에도 수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죠.
동의의 기본 요소 두 가지는 적극적인 동의(복잡할 수 있지만요)와 압박감이 없는 환경입니다.
그러니 파트너가 말로는 동의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하려던 것을 하지 말고 나중에 다시 대화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섹스를 하던 도중에 성적인 욕구를 표현했을 때 이런 상황이 많이 일어납니다. 섹스 중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싶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파트너가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싶다’거나 ‘하고 싶지 않다’는 말 대신 ‘좋아’라고 말하게끔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상황에서 대화해 보세요. 함께 산책을 하거나 거실에서 차를 마시면서 얘기하면 상대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겠죠. 이 대화에 대해서도 미리 계획을 해야 합니다. 갑자기 이 주제를 툭 던지면 상대가 당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해 보세요. “우리 성생활에 대해서 돌아보고 다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 오늘 저녁 먹고 잠시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러면 파트너 입장에서는 민감한 대화를 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내가 최대한 자신을 배려하며 소통하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파트너가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섹스는 하고 싶어하는 경우에
어떻게 적극적 동의 모델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적극적 동의 모델은 기본 틀로는 훌륭하지만, 상대가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는 상황도 아주 많아요. 그래도 괜찮고요. 가령 상대가 이런 상황일 수 있겠죠.
- 특정한 종류의 섹스를 해 본 적이 없어요. 호기심과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아직 좀 불안해요.
- 트라우마 경험이 있는데 다시 섹스와 긍정적 관계를 만들고 싶지만 트라우마가 자극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섹스는 하고 싶지만 섹스 중이나 이후에 자신의 트라우마 반응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요.
- 무성애 스펙트럼에 있는 사람이고 전반적으로 섹스에 아주 열광하는 타입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도 섹스에서 재미와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시도해 볼 생각은 있어요.
- 임신을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섹스가 일처럼 느껴져요. 쾌감과 친밀감을 느끼고 싶지만 임신이라는 큰 목표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 지금 이 순간의 쾌감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 산후나 임신 중에 몸과 분리된 느낌이 들거나 지금의 몸을 감당하기 힘들어요. 쾌감과 연결감을 느끼고 싶지만 지금은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아요.
이 예시는 일부일 뿐입니다. 어떤 경우든 브레이크를 거는 감정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좋아요.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못하게 하는 걱정이나 스트레스, 다른 요인은 무엇인가요? ‘그래, 좋아’에서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아’로 마음이 바뀐다면 바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파트너가 이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파트너의 말을 경청하고, 파트너가 자신의 의사(좋은지 싫은지 보통인지)를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섹스 외에 친밀감과 쾌감, 연결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면 좋아요.
파트너가 섹스는 하고 싶어하는데
문화적으로 학습된 수치심에
붙들려 있는 경우에는 어쩌죠?
섹스에 부정적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정말로 섹스를 하고 싶은데 머릿속에서 수치심을 유발하는 목소리가 나쁜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복잡하지만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특히 엄격하고 종교를 중시하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일수록 그렇죠. 파트너가 순결 문화나 그 외에 종교적으로 엄격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경우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성적 경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실제로 그렇고요. 좋은 소식은 어차피 어떤 경우에든 파트너 간 성적 경험에는 차이가 있다는 거예요.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관점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애프터케어(섹스 이후나 도중의 감정적, 신체적 케어)가 정말 중요합니다. 맨몸 노출과 성적 표현, 성적 플레이에 있어서 수치심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을 만들어 주세요. 매주 데이트를 하며 섹스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금기나 수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에 대해 말하는 연습을 하는 거죠. 수치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장난스러운 환경을 조성하고 수치를 주는 생각에 대해 부드럽게 대답해 주며 참을성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그 과정을 도울 수 있어요.
잠든 상대를 섹스로
깨우는 일에 상호 동의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은 매체에서 섹스를 다룰 때 꽤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영화와 TV 드라마 속 섹스 장면에는 경계선, 피임과 감염 예방 수단, 욕구에 대한 대화가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에요(게다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어색하고 정신 없는 순간도 거의 다루지 않죠).
그래서 결론은 이거예요. 잠든 사람은 어떤 종류의 섹스에든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잠이 덜 깬 아침에 섹시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동의에 중점을 두면서도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파트너에게 아침 섹스에 대한 자신의 판타지를 미리 말하는 거죠. 파트너 입장에서 아침에 섹스를 시작하거나 상대가 시작하는 데 반응하게 되는 상황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물어보세요. 파트너는 어떤 부분을 걱정하고 있을까요? 또 아침에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고 싶어할까요?
대화 후에는 언제 할지 미리 계획하세요. 갑자기 달려들면 상대가 당황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실행에 옮길 때는 잠든 상대의 생식기를 바로 자극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쓰다듬고 입을 맞추며 성적으로 너무 민감하지 않은 부위(처음에 대화할 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요)를 가볍게 마사지해 주세요.
파트너가 일어나면 “지금 ______해도 될까?”라고 물어보세요.
상대가 눈을 뜨고 제대로 눈을 맞추며 대답하도록 해서 잠결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세요. 안전어나 안전 제스처를 사용하는 것도 좋아요. 상대가 제대로 깨어 있고 플레이를 할 마음이 있다면 안전어를 말해 보라고 하는 거죠. 그 다음에는 앞서 대화를 통해 아침이나 자는 도중에 섹스를 하게 되었을 때 서로 무엇이 괜찮고 괜찮지 않은지 정해 놓은 것에 따라 계속하면 됩니다. 하지만 파트너가 잠이 많은 편이거나 수면 부족 상태라면 다시 잠들기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파트너가 지금 상황에 집중하고 있는지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어떤 상황 속 동의/거부와 관계 역동이 헷갈릴 때는 조금 더 조사하고 내 감정을 기록해 본 후 파트너와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좋아요. 모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자신의 욕구와 경계선에 대해 부담 없이 표현할 수 있어야만 서로가 동의한 섹스가 성립할 수 있답니다.
누군가가 나의 성적인 경계선을 무시했거나, 파트너에게 상호 동의에 따른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여성폭력 사이버 상담 사이트에서 온라인 채팅을 하거나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전화를 걸어 상담해 보세요. 내 경험을 성폭력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 확신이 없더라도 상담소에서 그 경험을 풀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안내해 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