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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팟을 새롭게 이해해 보자

지스팟을 새롭게 이해해 보자

with D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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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팟을 새롭게 이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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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 웰니스의 혁신, 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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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팟(G-spot)은 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고 출력의 오르가슴 머신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궁극의 성감대입니다. 최소한 지난 40년 동안 우리가 배워 온 내용에 따르면 말이죠. 질의 앞쪽 벽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깊이에 위치해 있다고 널리 알려진 지스팟은 많은 이들에게 쾌감을 가져다 주고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의학계와 매체에는 논란을 가져다 주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8년 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에는 ‘지스팟’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어이며 공식적으로 채택/기각하기 전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지스팟 관련 콘텐츠를 가장 많이 싣고 있는 곳 중 하나인 Cosmopolitan에서 지스팟 관련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답니다.

지스팟에 대한 흥미가 커지면서 수술이 개발되고, 지스팟을 자극하는 목적의 섹스토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의학계에서는 끊임없이 논쟁이 벌어지고, 지스팟 오르가슴을 느끼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도 여럿 등장했습니다. 지스팟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쟁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지스팟 자체보다 큰 문제가 논쟁의 핵심이에요. 성적 쾌감을 추구할 때 경험과 해부학적 구조 중 무엇이 중요한가 하는 문제죠.

지금 이어지고 있는 논쟁 때문에 많은 이들이 혼란에 빠지고, 심지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했어요. 마치 질 오르가슴이나 질과 클리토리스가 함께 작용하는 오르가슴이 아니면 충분히 좋지 않은, 미숙한 오르가슴인 것처럼요(이게 다 프로이트 탓입니다). 또 다른 이들은 지스팟은 존재하지 않으니 자신이 느끼는 질 오르가슴은 진짜가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지금까지 지스팟에 대해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모두 모아 분류하면서 어지러운 지스팟 관련 논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성별 얘기를 짚고 넘어갈게요. 오르가슴, 쾌감, 지스팟에 대한 연구 중 다수가 ‘여성 오르가슴’ 등 성별이분법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규칙 하나만 기억하세요. ‘생식기=성별’이 아니에요. 질이 있다고 해도 꼭 성별정체성이 여성이지는 않을 수도 있어요. 이 글에서는 전체적으로 좀 더 성별중립적인 언어를 사용했어요. 단, 연구 논문을 직접 인용할 때는 저자가 사용한 말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을 밝혀 둡니다.

논쟁으로 얼룩진 지스팟의 역사

머리가 핑핑 돌고 반박에 반박이 끝없이 이어지는 드라마를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지스팟에 얽힌 논쟁은 지상파 황금 시간대에 방영되는 걸작 드라마 급이거든요. 일단 이 논쟁은 새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사실상 인간이 처음으로 섹스를 한 이후로 질 자극, 사정, 강한 쾌감을 가져다 주는 영역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거든요. 아리스토텔레스의 글, 카마수트라, 일부 도가 철학을 다룬 글에까지 이 주제가 등장합니다.

그로부터 긴 세월이 흘러 16세기, 네덜란드의 의사 레니에 드 그라프가 질 내부에 있는 성감대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그라프는 이 성감대가 전립선과 유사하며 사정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 1950년에 독일의 산부인과 의사 에른스트 그라텐베르크는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Sexology에 ⌈The Role of the Urethra in Female Orgasm(여성 오르가슴에서 요도의 역할)⌋이라는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이 논문에는 “요도를 따라 있는 질의 전방 벽에는 뚜렷한 성감대가 위치해 있고...”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여기에 더해 그라텐베르크는 이렇게 썼죠. “남성의 요도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요도도 해면체처럼 발기가 되는 조직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적인 자극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여성의 요도는 확장되기 시작하여 쉽게 그 존재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오르가슴이 끝날 시점에는 크게 부푼다. 가장 자극이 잘 이루어지는 부분은 요도 후방, 방광과의 연결부에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논문’은 사실 의학계에 보내는 편지에 가깝습니다. 피어 리뷰(학계 전문가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특정 연구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관찰 내용을 종합한 글이거든요. 그라펜베르크는 이 부위를 특정한 해부학적 구조로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성적인 가능성이 있는 부위 정도로만 묘사했어요. 그게 그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이 차이 때문에 그토록 많은 논쟁이 벌어진 거고요. 그라펜베르크가 관찰한 내용은 1980년대가 될 때까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뒤 1981년에 한 연구자 집단에서 The Journal of Sex Research에 ⌈Female Ejaculation: A Case Study(여성 사정: 사례 연구)⌋라는 논문을 게시했죠. 이 논문의 저자들은 그라텐베르크가 발견한 부위를 고유한 해부학적 구조로 규정하고 그라텐베르크 스팟(지스팟)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이 연구자 중 일부는 1년 후에 『지스팟, 그리고 그 외에 인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최근에 발견된 사실들』이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으로 인해 지스팟이라는 용어가 주류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답니다.

오늘날에도 이 책은 놀랍도록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절판된 적이 한 번도 없고, 백만 권이 넘게 팔려 2005년에는 재판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1980년대부터 우리 사회는 다같이 지스팟이라는 이름의 신체 부위에 집착하고 있어요. 이 집착은 대중 매체뿐 아니라 학술 연구와 논의에도 반영되어 있죠. 예를 들어 이런 제목의 학술 논문들이 나왔답니다.

  • ⌈The G-spot: A Modern Gynecologic Myth(지스팟, 현대 산부인과학에 퍼진 근거 없는 믿음)⌋, 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2001
  • ⌈The G-spot–reality or illusion?(지스팟, 현실일까 환상일까?)⌋, Sexual and Relationship Therapy, 2003
  • ⌈Who’s Afraid of the G-Spot?(지스팟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2010
  • ⌈Does the G-spot exist? A review of the current literature(지스팟은 실존할까? 현재까지 나온 문헌 검토)⌋, International Urogynecology Journal, 2012
  • ⌈Is the female G-spot truly a distinct anatomic entity?(여성 지스팟은 정말로 별개의 해부학적 독립체일까?)⌋,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2012
  • ⌈Do we still believe there is a G-spot?(아직도 지스팟이 있다고 믿는가?)⌋, Current Sexual Health Reports, 2021
  • ⌈G-spot: Fact or Fiction. A Systematic Review(지스팟, 팩트인가 상상인가. 체계적 문헌 검토)⌋, Sexual Medicine, 2021


과학자들은
지스팟이라는 특정 신체 부위가 실존하는지를 알기 위해 인체 해부, 초음파와 MRI, 생식기로 가는 혈류량 측정, 그리고 오늘날의 기준에는 맞지 않을 수많은 실험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2012년과 2018년에는 애덤 오스트르젠스키라는 산부인과 의사가 인체 해부를 통해 지스팟을 해부학적으로 밝혀 내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017년에는 다른 의사 두 명이 오스트르젠스키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을 썼습니다. ⌈The ‘G-Spot Is Not a Structure Evident on Macroscopic Anatomic Dissection of the Vaginal Wall(소위 ‘지스팟’은 질벽 해부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체가 아니다)⌋이라는 논문이에요.

한편 대중 매체는 질이 있는 사람에게 지스팟을 자극하는 방법을 가르치려 들고 있죠. 지스팟만 찾으면 전에 없이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 약속하면서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과학계는 아직 지스팟이 무엇인지나, 심지어 지스팟이 실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실히 밝혀내지 못했다는 거예요.

지스팟 지식 업데이트

현재로서는 지스팟이 실제로 무엇인지, 어떤 사람은 질 앞쪽 벽의 자극에서 큰 쾌감을 느끼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과학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섹슈얼리티 전문가가 모여 있는 방에서 이 주제를 꺼내면 뒤에서 누군가가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릴 거예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질이 있는 사람 중 일부는 질 앞쪽 벽의 자극에서 큰 쾌감을 느낍니다.
  • 이 중 일부는 사정 또는 스퀄팅을 경험하기도 합니다(오르가슴이 발생할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 다른 이들은 질 앞쪽 벽의 자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지금까지 고유한 특정 신체 부위가 지스팟으로 밝혀진 적은 없습니다. 일부 사체 해부 연구에서는 고유한 해부학적 구조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또 이런 구조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 요도와 질 사이의 공간이 질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는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요도-질 간 공간이 두꺼울수록 질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직접적 상관관계가 발견되었거든요).


최근 들어
많은 과학자들이 이전에 지스팟이라고 불리던 성감대를 음핵-요도 복합체 또는 음핵-요도-질 복합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긴 단어는 클리토리스와 요도, 질이 함께 작용하여 성적 쾌감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에요.

‘지스팟’을 음핵-요도-질 복합체라는 관점에서 다시 볼 때 아주 중요한 이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특정한 지점(스팟)을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거예요. 여러 다양한 종류의 오르가슴을 확인해 봐야 한다거나 특정한 지점 한 곳을 아주 정밀하게 자극해야 할 필요 없이 “여러 신체 부위가 함께 작용하는 거야. 기분만 좋으면 됐지!”라는 메시지를 주거든요.

그러니까, 질 자극을 통해 오르가슴을 느꼈다면 음핵-요도-질 복합체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이에요. 음핵귀두를 자극해서 오르가슴을 느낀 경우에도 마찬가지죠. 일부 사람들에게 지스팟이라고 할 만큼 명확한 해부학적 영역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있는 쾌감 네트워크 전체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해 보세요. 특정한 지점이 있든 없든, 쾌감을 느끼는 건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권리니까요!

지스팟이든 아니든, 나만의 쾌감 영역 찾기

성적인 능력은 결코 특정한 종류의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는지 여부로 판가름할 수 없어요. 모든 사람의 몸과 욕구, 판타지는 각자 다르고, 그건 아주 멋진 일이랍니다! 그러니 혹시 나중에 ‘최신’ 오르가슴을 경험해 봐야만 한다고 말하는 글을 보더라도 부담을 느끼지는 마세요. 내 몸과 쾌감을 탐색하는 목적은 성적인 ‘성공’에 대해 누군가가 제멋대로 정해 놓은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스스로를 알기 위해서여야 해요. 그리고 이것도 기억하세요. 오르가슴과 쾌감은 그저 자극 테크닉이나 부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랍니다. ⌈G-spot: Fact or Fiction? A Systematic Review(지스팟, 팩트인가 상상인가. 체계적 문헌 검토)⌋의 저자들이 이 점을 멋지게 요약했어요.

“특정한 구조나 복합체가 존재하는지 여부와 별개로, 여성의 오르가슴을 그저 그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것으로 축소해서 말하려 하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친밀감, 호르몬 환경, 과거 경험, 문화적, 종교적 믿음 등 여러 복잡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여성 오르가슴에서 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성적 쾌감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 전반적인 성적 자아와 안녕입니다. 그러니 스스로의 몸 구조에 대해 알아 두세요. 새로운 테크닉이나 부위를 탐색해 보세요.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서요. 오르가슴이나 욕구, 아니면 다른 무언가와 관련해서 어려움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근원을 찾아 보세요. 취향을 저격하는 토이를 사용해 보세요. 그리고 내 성적 쾌감에 제일 중요한 것은 내 의견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러니 즐기면서 나만의 길을 걸어 보세요. 그 결과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내게 딱 맞는 곳에 도달한다면 스스로 알 수 있을 거예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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