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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3.04.01

남자들은 단순하다는 말 있잖아. 그게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너무 맞는 말 같아.

근데 일반적으로 쓰는 그런 의미 말고, 아예 사고 체계 자체가 단순하고 깊이 있게 못 들어가는 느낌? (예외는 늘 있겠지만 대부분이) 예를 들어 여자들이 3D를 본다면 남자들은 2D밖에 못 보는 것 같아... 여자들은 세상이 굉장히 복합적이라는 걸 알잖아. 그래서 뭐 하나에 대해서도 복합적인 사고를 하는데, 남자들은 이 복합적인 현실세계를 전부 단순하고 평면적인 대상으로 취급하고 해석하더라고.

아주 간단한 예를 들면 여자들이 화장실 같이 가는 문화에 대해서. 여자들이 다 그걸 공감하는 건 아니잖아 당연히? 하지만 우린 그럴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원인들을 복합적으로 생각해보고 얘기한다면, 남자들은 '화장실도 혼자 못 간다 ㅋㅋ' 는 식으로 엄청 단순하게 해석하는 거? 근데 이런 경우가 정말 너무 많잖아 ㅋㅋㅋ

심지어 거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여자들의 복합적인 사고를 '예민하다'거나 '여자들은 가식적이다'는 식으로 여자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단적으로만 보고 폄하하는 게 참 많이 보여. 그들의 단순한 시각만이 정답이라는 식으로.

난 왜 그럴까 늘 궁금했는데 이제 알게 됐어. 남자들은 정말 그냥 자기가 그것밖에 못 봐서 그런다는 걸. 2D에 사는 인간이 아무리 3D세계를 상상하려고 해도 상상에서 그칠 뿐, 실제로 체감하거나 느낄 수는 없듯이 말이야... 정말 여자를 잘 아는 것 같은 (위근우님 같은) 남자들도 실제와 꽤나 근접하게 상상할 뿐, 실제로 3D세계를 여자만큼 체감할 수는 없겠다 싶어.

처음엔 그냥 남자와 여자는 다르니까~ 라고 생각했어. 여자들이 더 많은 걸 보는 게 아니라 그냥 다른 걸 보는 거라고. 근데 살아갈수록 여자가 더 많은 걸 보는 게 맞아. 학문의 방향도 발전할수록 여성적 사고(맥락중심, 복합적)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는 걸 보니까...

그리고 내가 인문학 관련 과거든? 그것도 꽤 상위권 인서울 학교란 말야. 한번은 교수님이랑 학생들 다같이 토론 수업을 하는데, 여학우들은 복합적인 의미가 담긴 글, 철학적 얘기를 전부 찰떡같이 이해하거든? 근데 남학우들은 맨날 딴소리만 해. 진짜 엥 이걸 이해못한다고? 싶을 정도로 못 알아들어... 교수님도 당황하실 정도였어. 근데 문제는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이 학교에 오려면 그래도 꽤 공부 잘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도 그래. 문맥을 못 알아들어.

남자들은 다 멍청하고 똑똑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냐!
그런 말이 아니라, (나의 경험에서 나온 하나의 이론일 뿐이지만) 정말 3D세상을 못 보는 2D인간 느낌이 들어. 자기들은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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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더 생각해봤는데, (긴글주의😭) 사실 여성들이 느끼는 것들은 언어로 전부 표현할 수 없어. 언어는 중립적인 게 아니잖아? 그 사회에서 공통된 경험들이 합의 하에 이름붙여진 거라고 볼 수 있지. 하지만 여성들은 역사에서 늘 배제된 존재, 부차적인 존재, 남자의 눈으로 본 존재였지, 여성 스스로 존재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 그러니 당연히 언어도 남성위주로, 남성의 경험과 느낌 위주로 만들어졌어. 여성들의 경험과 느낌은 언어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비가시화됐지. 그래서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아. 우리는 여전히 남성중심으로 합의된 언어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남자들이 그렇게 단순할 수 있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여성들은 자기 말을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늘 말해지지 못하는 빈공간을 느끼고 답답해 하는데, 남자들은 말할 때 답답해 하지 않아. 어휘력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문제야. 그래서 여성들은 예술적으로 얘기할 때에만 진짜 자기 얘기를 온전히 내놓을 수 있어. 실비아 플라스처럼... 우리는 그 시를 보고 어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잖아. 그렇게 이해되는 지점들은 사실 합의 하에 언어가 될 수 있는 것들이지. 하지만 아직 언어가 되지 못한 거야, 여성의 경험이기 때문에...

    2023.04.01좋아요6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하지만 이것과 별개로 여성의 언어가 좀 더 복합적인 시야를 가진 언어일 거란 생각이 들어!

    2023.04.01좋아요2
  • deleteComment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앗 그리고 예전에 봤던 기억에 남는 영상이 있었어. 흔히 커플 중 여자가 남자한테 공감해주길 바라는 상황 있잖아. 처음엔 남자가 여자 말에 공감을 전혀 못하다가, 5만원인가 준다고 하니까 갑자기 공감봇으로 변하는거야 ㅋㅋㅋㅋ 그거 보고 댓글에서 여자들이 "남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면서 그냥 안 해주는 거였냐" 이랬거든? 근데 내가 봤을 때 그건 진짜 아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2D인 그림에서도 직사각형과 동그라미만 그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정육면체 등 3D입체도형을 어떤 하나의 각도에서 본 장면도 그릴 수 있지! 물론 그건 실제 입체가 아니라 선으로 이루어진 2D지만, 우린 3D세계에 살기 때문에 그 그림에서 "아 저건 정육면체가 30도 기울어진 형태구나" 하고 3D도형을 인식하는거야. 비슷하게, 우리는 남자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이 사람도 3D세계를 보는구나" 하고 착각하지만, 사실 그건 2D세계에서 본 3D의 한 단면을 똑같이 그려놓은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러니까 2D입장에서는 3D가 움직이는 걸 보고, "입체가 돌아가네"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선이 지나가네, 갑자기 네모가 생겼다가 없어지고 다른 네모가 생겼네"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하잖아? 그냥 그 중 한 장면을 구현한 거라고 생각해. 입체를 이해한 것이 아니라...

    2023.04.01좋아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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