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자가 설명하는 두 가지 성욕

리비도, 즉 성욕, 다른 말로는 섹스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는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머리가 곱슬인지 직모인지나 피부색, 좋아하는 음식처럼 사람마다 다른 고유의 인간 특성이라고 배웁니다. 그리고 성욕은 ‘높다’ 아니면 ‘낮다’ 두 종류밖에 없다고도요.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상식입니다. 지금부터 이유를 살펴볼게요.

성교육 전문가이자 나만의 섹슈얼리티 찾기(Come As You Are)의 저자인 에밀리 나고스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성욕은 우리가 언제, 어떻게 흥분했는지를 기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욕은 고정된 욕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의외의 사실 한 가지! 욕구가 꼭 흥분보다 먼저 오는 건 아니고, 흥분이 항상 욕구를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어떤 이들은 성욕을 아예 경험하지 않기도 해요. 예를 들면 무성애자 중에도 성욕이 없는 이들이 있잖아요.

영화 속에 나오는 것: 자발적 욕구

자발적 욕구는 마치 리아나의 노래 가사처럼 자동차를 ‘0 to 60 in 3.5(3.5초만에 100km/h)’로 가속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설명하자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리 많은 자극을 받을 필요 없이 섹스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죠. 가령 동네 마트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지나가는 걸 보고 ‘아래가 자극되는’ 느낌이 든다든가, 아니면... 자가 격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주 동안 원거리 연애를 하다가 파트너를 다시 만난 순간 옷을 벗어던질 때라든가요. 이것이 바로 자발적 욕구입니다. 그냥 생기는 욕구, 우리가 성적으로 흥분하는 것에 대해 처음 알았을 때 배우게 되는 흑백 모델로 작용하는 욕구죠. 흥분하거나 아니거나 둘 중에 하나만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성적 흥분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저성욕’이라는 멋지지도, 섹시하지도 않은 이름으로 불리거나 HSDD(저활동성 성욕장애)로 상담을 받기도 해요.

섹스를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얻는 게 뭘까? 그 보상이 이만한 노력을 쏟을 가치가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볼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 반응적 욕구

쉽게, 혹은 자발적으로 성적 흥분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뭔가 잘못된 것일까요? 절대 아니죠. 실제로 이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특히나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섹스에 대한 인식이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많이 바뀌었답니다. 나고스키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구를 반응적으로 경험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반응과 마찬가지로 성적 반응을 끌어내는 데 필요한 자극의 양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합니다. 비교적 반응적인 욕구를 주로 느끼는 사람이라면 섹스를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얻는 게 뭘까? 그 보상이 이만한 노력을 쏟을 가치가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볼 수도 있어요.

성적 흥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려면 흥분이 어떻게 가라앉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두 과정은 함께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이와 같은 성적 흥분의 이중 반응 모델을 나고스키 박사는 ‘액셀러레이터-브레이크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브레이크는 스트레스와 불편감 등 안전하고 편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고, 액셀러레이터는 기분이 좋고 섹시하게 느껴지는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 주죠.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는 경험을 통해 언제 반응해야 하는지 학습합니다.” 나고스키 박사의 말입니다.

변덕스러운 욕구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주변 상황을 제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좋은 질문입니다. 먼저 쾌감을 맛보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세요. 확연히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업무 마감 시한이 다가온다든가, 반려동물이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든가, 3일째 못 자고 있었다든가요. 반면 숨어 있는 방해 요인을 찾기가 조금 더 힘든 경우도 있죠. 만성 골반통, 파트너의 애정이 식은 상황, 아니면 인종 차별주의 같은 거요.

걱정이 많은데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겁이 나는데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위험에 처해 있는데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공인 성교육 전문가이자 Dirty South Sex Ed의 창립자인 어마는 이렇게 확언합니다. “성욕은 호르몬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즉, 실생활 속 경험을 섹스하고 싶다는 욕구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평소 경험이 욕구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직접적으로 방해할 수도 있으니까요. BIPOC(흑인, 원주민, 유색 인종)인 사람의 경우 인종 차별적 폭력을 경험하고 목격하는 데서 오는 일상적 스트레스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성적 외상 경험 생존자의 경우 어떤 식의 성적 자극이든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죠. 흑인 퀴어, 트랜스젠더도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금전, 주거, 의료 불안정 등 중첩된 주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니까요.

걱정이 많은데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겁이 나는데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위험에 처해 있는데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기분 좋은 섹스를 하려면 전희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본으로 돌아가기

잘 쉬고, 잘 먹고, 물을 잘 마시는 게 핵심이에요.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하며 몸에 제대로 돌봄을 받고 있다는 신호를 주고 행여 드러나지 않은 불편함이 있는 경우 이를 없앨 수 있어요.

주변 환경 살펴보기

편한 사람들을 주변에 두고, 편한 공간을 찾으세요. 나의 실제 생활 속 경험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사람과만 데이트를 하거나, 점주가 흑인인 동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그리 즐겁게 느껴지지 않는 카 섹스를 그만두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을 조정할 수 있어요.

대놓고 에로틱한 환경 조성하기

도발적인 시선 정도로는 성적으로 흥분되지 않는다면 더 뜨거운 환경을 만들면 되죠. 파트너에게 성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무드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해 보세요. 신체적 접촉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포르노를 보는 것도 좋아요. 흥분은 뇌에서 시작하니까요!

생식기 케어 제품을 가까운 곳에 잘 보이게 두세요. 침실 탁자에 마사지 캔들을 놓아 두세요. 책장에 Fin 바이브레이터를 놓는 것도 좋죠. 가방 속에 윤활제를 챙기세요. #BBMini는 이 모든 제품이 아담한 패키지에 담겨 있는 세트예요. 마음을 열고 쾌감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과정이 더욱 간편해진답니다. 조심스럽고도 전략적인 배치를 통해 머릿속 한켠에서 섹스를 계속 생각하게 하는 무의식적 단서를 만들고, 섹스를 도와 줄 용품을 찾아다니는 수고와 부담을 덜어 주죠.

기억하세요. 전희만으로는 안 됩니다. 반응적 욕구를 자극하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에로틱한 느낌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해요. 목표는 항상 내 몸의 필요에 맞추는 거랍니다.

이 글은 Blex와 공동으로 작성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