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긴 글 주의.
다음달 초에 해외로 여행가기로 해서 3주 전부터 계획 짜고 음식점들 알아보는 중이었어.
나는 흔히 가기 어려운 기회니까 편하면서 알차게 다니고 싶어서 동선이랑 시간 계속 기록 해두고 여기 어때, 저기 어때 물어보고
여행자 보험, 이심, 미리 싸게 구매가능한 관람권이나 입장권 사두고 있었어.
상대는 바쁘긴 해도 맛있는 식당 리스트 알아와서 나는 동선, 예약 가능한 곳, 꼭 들어가면 좋겠는거 리스트업하고 트리플(여행일정 같이 짤 수 있는 앱)에 저장해놨거든. 계속 수정도 하고. 어제 따로 엑셀로 소요시간이랑 정보들 모아서 보내줬고.
뭔가 자꾸 나만 계획하는 것 같아서 살짝 꽁기하긴 했어. 계속 바쁘고 회사 동아리도 하니까 이해하는거랑 별개로. 그리고 난 해외보다 제주도 가고싶었는데 해외 가면 계획 자기가 디테일하게 짜서 간다고 해서 오케이 한 것도 있고...
아무튼 어제 일찍 퇴근한다길래 쉬면서 엑셀파일 보고 검토해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자기가 말 안했냐면서 동아리 사람들이랑 밥 먹기로 했다고 했어.
2주 전 토요일에 친구들이랑 약속 잡혔는데 안간다 하고 나랑 놀았던 일이 있거든(토요일 친구들 약속 있는건 친구 남친이 내 남친 친구라 알게 됨). 그때 즈음에 계속 우리 토요일에 보는거 맞지? 그래서 모르는 척 맞다고, 혹시 뭐 얘기 안한거 있냐 물어봤는데 없댔어.
그게 갑자기 생각나면서 얘 또 나한테 말 안하는거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물론 나한테 하나 하나 다 말해야 되는 것도 아니고 장거리다 보니까 그냥 평일은 일정 뭐 있어도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
또 자기가 알아서 컨디션 보고 조절 잘 하는 친구니까 알아서 하겠지, 믿어주고 있고.
근데 나는 오늘 회사에서 야유회 있어서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야 했어. 오전 7시반에 버스 타야해서 평소보다 잠을 일찍 잤어. 11시반정도에 잤다면 10시~10시반 정도에 잔거야.
상대는 연락 없다가 나 자는 중에 11시 반쯤인가 생각보다 많이 놀았다고 연락 남겼더라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하는데 좀 빡쳐서 안읽씹했어. 아침시간 내내 이동 하느라 좀 잤어. 그러고 점심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상대도 안보냈어. 기싸움하나 싶어서 그냥 난 다른 직원들이랑 사진 찍고 놀다가 카톡 들어갔는데 무슨 일 있냐고 묻더라.
아무일 없다고, 어제 빨리 자고 일찍 출근했다고 하고 사진 하나 보냈는데 '알겠어' 하나 보내고 계속 연락 둘다 안하고 있는 중이거든.
중간에 배터리 없어서 꺼놓고 있었고.. 충전기 대여, 겨우 회사 도착해서 보조배터리 챙겨서 충전 중이야.
아침인사, 가끔 점심 인사, 시간 나면 조금 더 연락, 퇴근, 밤인사 정도 하는 편이고 퇴근이나 밤인사는 둘다 잊을 때 있어.
내가 짜증나는건 그냥 내 문제겠지?
그냥 별거 아닌 걸로 화풀이 하는 거겠지?
그리고 상대 지금 기싸움 하는 걸로 보이지?
내가 먼저 연락 하는게 맞겠지?
전에 화났을 때 두어번 이런 적 있었고 그 때도 연락 없어서 참다가 먼저 내가 화난 것 같으면 액션 취해달라고 말 한 적은 있어.
내가 연락 잘 안하는 편인데 연락 그래도 됐음 좋겠다 그래서 꼬박꼬박 해주고 있는데 상대한테는 이게 '얘 또 연락 안한다. 빡친다' 상황인가 싶기도 하고.
연락 먼저 할 때까지 기다릴까, 내가 먼저 연락할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