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OO X a양
ADHD 부족한 내가 인정받기 위해 했던 노력과 깨달음
칭찬해줘
2편

작년 호주에서 돌아온 뒤에 난 꽤나 자신감이 붙어서 왔다.
자신감의 근거
- 학비도 내가 벌었어!
- 나 바리스타 였다?
- 유치원 선생님이기도 했지
- 영어...? 아 뭐 일상대화 정도? (진심 야매이긴 함)

그리고 주변에 독일 미대 입시를 알렸을 때도... 난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주변의 반응
- 독일어 어렵대
- 그림으로 돈 벌기 어렵지 않아?
- 세상에 쉬운 게 어디 있니?
- 와이낫?
- 미술 전공도 아닌데?
- 힘들겠다
- 타지 생활 힘들지 않아?
- 당연히 쉽지 않지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여지는지 중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난
주변의 인정이
더이상 날 기쁘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정적인 계기
인스타툰 시작 당시 일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
- 올 멋진데?
- 이열~ 작가님!
- 작가라니 대단한걸?
- 그림 생각보다 잘 그리더라! 멋져
나의 생각
- 이걸로 돈 벌지도 못해요
- 그냥 재미로 하는데...

그토록 내가 바라던 칭찬세례를 받고나서 난 내 감정을 들여다봤다.
너 칭찬·인정 받는 거 좋아하잖아 기분이 어때?
그냥... 뭐 그렇게 좋진 않은데?

난 예상치 못한 나의 답변에 너무 놀랐다.
왜 칭찬을 듣고 막 기분이 좋지 않지?
뭐지? 나 거만해졌나?
누가 보면 몇십만 팔로워 있는 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빨간) 라면
그닥...?
허무해

그토록 내가 바랐던 인정은 바로 '나 자신이 해주는 인정'이었고
난 이미 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맞아 나 그동안 정말 열심히 했었지

당시에 쓴 글
나는 과연 누구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나?를 생각해보니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 인정을 해주기를 바랬었구나를 깨닫는 순간... 약간 허무하면서도 그동안 나를 믿어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았던 건 결국 그 어느 누구도 아니고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 과정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과정을 우리 스스로가 인지하고 그동안 잘해왔다는 것을 스스로가 인정해줄 때가 아닌가?
누가 뭐라하건 난 내가 해온 과정을 본 유일한 목격자
토닥
나 자신 수고많았다. 앞으로 더 수고해줘
타인의 칭찬? 고맙긴 하지만 제가 해주는 칭찬만큼 큰 기쁨은 없더라고요.
사실 예전엔 노력한 게 없었고, 뭐든 쉽게 쉽게 하려던 경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오랜시간 노력하기 보다 빠른 사람들의 피드백(칭찬/인정)을 받아서 제가 느끼는 결핍을 채우려고 했었죠. 근데 그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남들 눈에는 비록 작은 결과물일지 몰라도 본인한텐 소중한 결과물이고, 그 과정을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이니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기시길 바랍니다!!
다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누군가에겐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a양
성인 ADHD 환자 겸 작가
이십 대 후반에 ADHD 판정받고 난 이후 소리쳤다.
“유레카!”
@eureka.ad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