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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위키 - Ⓛ 레즈비언과 도끼

퀴어위키 - Ⓛ 레즈비언과 도끼

이야기꾼 : 나명원

5min
퀴어위키 - Ⓛ 레즈비언과 도끼

🛸
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나명원'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To be continued 섹슈얼리티와 젠더의 세계를 탐험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시리즈물. 자기방의 무지갯빛 모험은 계속됩니다!

레즈비언의 상징이 도끼인 이유를 알고 있나?

혐오사회를 부숴버리겠다는 뜻이지

레즈비언이란 여성 동성애자를 말한다. 동성애자는 자신과 같은 성별인 사람에게(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이다. 즉 레즈비언은 여성에게 끌리는 여성이다. 이 글에서는 레즈비언의 상징과 문화를 알아보고, 흔히 하는 오해를 풀며, 레즈비언 유명인사를 소개한다.

👩‍❤️‍💋‍👩 ‍레즈비언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답니다! 자기만의 방 <레즈비언의 역사> 문서를 읽어 보세요.

유서 깊은 상징

레즈비언 자긍심 깃발은 몇 가지가 있지만, 특별히 널리 퍼진 것은 없다. 대신 레즈비언의 역사와 함께 전해지는 상징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제비꽃과 보라색(바이올렛)

고대 그리스의 시인이자 레즈비언의 역사 속 상징적인 인물인 사포가 사랑하는 여성을 그리며 쓴 시에서 따 온 상징이다. “행여 네가 잊었을까, 내가 네게 일러 네가 기억할 수 있게 말하노니 우리는 아름답고 고운 일을 함께했다. 종종 너는 향기로운 제비꽃 화관을, 장미로 만든 화관을 엮었으며 내 곁에 앉아 머리에 화관을 썼다.” (사포, 기원전 6세기경/2018) 그래서 20세기 중반에는 여성이 여성에게 구애할 때 제비꽃을 선물했다고. 오늘날에도 제비꽃의 보라색을 레즈비언의 상징으로 널리 쓴다.

💜 양날도끼

전설 속 아마조네스 전사들은 양날도끼 '라브리스'를 무기로 사용했다고 한다. 1970년대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힘을 상징하는 기호로 쓰기 시작했다. 이 전투력 가득한 상징에서 짐작할 수 있듯 레즈비언은 다양한 사회운동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레즈비언 셋이 모이면 인권운동을 한다는 씁쓸한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여성과 동성애자라는 소수자성이 교차하는 경험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1980년대 영국 광부노조와 성소수자들의 연대를 그린 영화 <런던 프라이드> 속 한 장면(Warchus, 2014). 광부 마을의 할머니가 레즈비언들과 조금 친해진 뒤 질문한다. “레즈비언에 대해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겠지? …레즈비언은 다 채식주의자라던데?” 레즈비언 운동과 에코페미니즘-채식주의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검은색 역삼각형

나치 수용소에서는 ‘반사회적’이라고 판단한 수감자에게 검은색 역삼각형 배지를 붙였다. 여기에는 성노동자와 레즈비언 여성도 포함되었다. 여러 레즈비언이 이 역삼각형을 혐오에 저항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런데 누가 '남자 역할' 이죠?"

레즈비언 커플을 보면 둘 중 누가 ‘여자 역할’, ‘남자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전형적인 이성애 중심의 역할 도식만 접하다 보면 모든 관계에서 습관적으로 이를 찾게 되는 것 같다. 머리가 짧고 행동이 ‘여성적’이지 않은 여성에 대해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사람들이 ‘여자 역할’, ‘남자 역할’이라고 자주 착각하는 개념을 살펴보자.

💜 팸x부치

레즈비언 사이에서도 ‘여성성’, ‘남성성’을 나누는 개념이 있기는 하다. 외형, 행동, 매너 등에서 소위 ‘여성적’인 특성을 보이는 사람을 팸, ‘남성적’인 특성을 보이는 사람을 부치라고 한다. 그렇다고 팸과 부치가 단순히 머리 길이나 옷차림 같은 것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긴머부(머리칼이 긴 부치)’ 같은 말도 있다. 사실 팸·부치 문화에 대해서는 레즈비언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자신이 팸·부치 중 하나가 아니라고 말하는 ‘무성향’에서 더 나아가, 여성 간의 관계로 충분하며 굳이 여성성과 남성성을 호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팸·부치라는 구분 자체를 거부하는 레즈비언도 많으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팸·부치는 레즈비언 문화로 단순한 이성애적 관계의 모방이 아니라고 보는 이도 많다. 이를 ‘여자 역할’, ‘남자 역할’이라고 보기에는 여러 반례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상황에 따라 팸과 부치를 오가는 ‘전천후’ 성향이나 팸끼리 만나는 ‘팸투팸’, 부치끼리 만나는 ‘비투비’ 관계 등은 단순한 ‘남녀’ 관계 재현의 관점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주디스 버틀러는 팸·부치 개념이 오히려 ‘이성애적 원본’의 허구성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이성애가 아닌 관계에서 이성애적 관계 속 구도를 재현할 수 있다면, 결국 이성애적 역할 도식도 (원본이 없는) 모방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 깁x텍

성관계에서 주로 상대에게 ‘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 깁, ‘받는’ 역할을 하는 경우 텍이라고 한다. 이 역시 전형적인 이성애 섹스 기준으로 ‘남자 역할’, ‘여자 역할’로 나눌 수는 없다. 흔히 생각하는 삽입만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에서 깁과 텍 수행이 이루어지며, 깁을 주로 하는 온깁과 텍을 선호하는 온텍뿐 아니라 양쪽 다 수행하는 깁앤텍 성향도 있다.

또한 성관계에서 ‘주는’ 역할을 선호하는 ‘여성적’ 레즈비언인 온깁팸, ‘받는’ 역할을 하는 ‘남성적’ 레즈비언인 온텍부치의 존재까지 생각하면 ‘여자 역할’, ‘남자 역할’이 얼마나 간단히 무너지는 개념인지 알 수 있다. 👍🏽 깁앤텍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자기만의방 도서관에서 한소리 님의 <아낌없이 주는 사람>을 읽어 보세요.

사실은, 이 사람도!

미국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에 간 여성 우주비행사 샐리 라이드는 레즈비언이었다. 동생의 증언에 따르면 여성 파트너와의 관계는 가족사라는 이유로 굳이 밝히지 않았지만, 전혀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또한 20세기 페미니즘 시문학계의 아이콘 오드리 로드, UFC 밴텀 및 페더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19시즌을 끝으로 최근 종영한 <엘렌 쇼>의 진행자 엘렌 드제네러스 등이 스스로 레즈비언임을 밝혔다.

이 LGBTQIA+ 시리즈의 다음 주제는 게이다.

게이와 스트릿 댄스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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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의 상징이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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