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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용품 답사기 - 면 월경대

월경용품 답사기 - 면 월경대

발암물질...없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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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용품 답사기 - 면 월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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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나명원'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To be continued 월경용품을 하나하나 리뷰해보는 시리즈물입니다! 필요할 때 열어요, 슬기로운-월경-키트☽

조선 시대 사람들은 어떤 월경용품을 사용했을까?

‘개짐’은 천을 여러 겹으로 접거나 꿰매어 만든 월경대다. 광목천(무명천)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고, 오래 입어 부드러워진 삼베옷을 잘라 쓰기도 했다. 월경에 대해 공공연히 말하지 않는 관습 때문에 개짐에 대한 문헌은 많지 않다. 지역에 따라 개짐을 굿할 때 걸어 두거나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부적으로 쓰기도 했다.

오늘날 널리 쓰는 월경용품 중 이 개짐과 가장 비슷한 것이 면 월경대(다회용 월경대)다. 실제로 방수천을 사용하지 않고 면만으로 만든 월경대를 면개지미(개짐의 방언)라는 이름으로 파는 곳도 있다. 물론 요즘 나오는 면 월경대는 조선 시대 개짐보다 훨씬 쓰기 편하겠지만, 천에 월경혈을 흡수시킨 뒤 세탁해서 쓴다는 기본 개념은 변하지 않았다.

특성 : 월경통 추천템

월경을 시작하고 몇 년 지났을 무렵, 매달 2~3일씩 통증에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나를 불쌍하게 여긴 엄마가 집에 신문물을 들여왔다. 면 월경대였다. 집에서 일회용 월경대 대신 면 월경대를 사용하면서부터 월경통이 많이 줄었다. 자연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일회용 월경대의 해로운 화학 물질을 덜 접해서인지,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내 월경통은 일회용 월경대만 쓸 때 가장 심했고,  면 월경대 사용을 병행할 때 줄었다가,  면 월경대를 주로 쓸 때 거의 사라졌고,  탐폰을 쓰고 다시 생겼다 . 이런 경험 때문에 나는 월경통이 심한 사람에게 병원 진료와 더불어 면 월경대나 월경 흡수 속옷 사용을 권하곤 한다.

편리함 : 나에게도, 자연에게도

유해물질이 없다거나 월경통을 줄여 준다는 등 불확실한 부분을 제하고 봐도 면 월경대에는 장점이 많다. 사용이 어렵지 않은 데다 한번 사면 오래 쓸 수 있어 지갑 사정에도 좋다.

❤️ 쉬운 사용법 속옷 위에 올려놓고 날개 부분의 똑딱이 단추(스냅 단추)를 잠그기만 하면 된다. 교체할 때는 피가 묻은 부분이 안으로 가게 말아서 다시 똑딱이로 잠가 보관한다. 처음 써 보는 사람도 쉽게 착용, 교체할 수 있다. 사용 원리는 일회용 월경대와 거의 비슷하지만, 접착면이 없으므로 날개 부분이 접히거나 말리는 불편함도 없다.

❤️ 자연스러운 감촉

옷감으로 만들어 감촉이 속옷과 유사하다. 일회용 월경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호소하는 피부 쓸림이나 가려움도 거의 없고, 통풍도 비교적 잘 된다.

❤️ 비용 절감 초기 비용만 감당할 수 있다면 면 월경대는 월경용품 중 비용이 가장 낮은 축에 든다. 당장 한 주기를 나는 데 필요한 돈을 기준으로 하면 일회용 월경대의 몇 배는 들지만, 한번 사면 최소 2년은 쓸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세탁에 드는 비용을 포함해도) 일회용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월경대 재질이나 세탁 방법에 따라 10년 넘게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다회용 월경용품 중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또한 월경컵처럼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필요가 없어 초기 비용 자체도 안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하다.

불편함 : 자연스러움에 따르는 번거로움

사실 면 월경대는 나에게는 잘 맞지 않았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편리함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면 월경대 역시 번거롭고 귀찮은 점이 많다. 수용량도 적고 사용감도 좋지만은 않다.

💔 고정 어려움 면 월경대는 속옷에 부착하지 않고 날개를 둘러 똑딱이 단추로 고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앞뒤로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뛰거나 많이 움직이거나 몸에 붙는 하의를 입으면 종종 월경대가 뒤로 밀리면서 엉덩이 쪽에 자리를 잡는다.많이 움직이면 월경대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 뒤에 나올 용량, 세탁 문제 등과 결합하여 나의 디스포리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시도때도 없이 ‘내가 월경 중이고 월경대를 착용하고 있다’고 자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 때문에 나는 트랜스젠더에게 면 월경대를 잘 권하지 않는다.

💔 용량 부족

면 월경대가 수용할 수 있는 월경혈의 양은 일회용 월경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적다. 세탁과 관리에 따라 용량이 더 줄기도 한다. 내 경우 월경대를 그리 잘 관리하지 못하는데 월경혈 양은 많다 보니 자다가도 피가 흐르는 느낌에 일어나 월경대를 교체하는 일이 잦았다.

💔 축축함과 뻣뻣함

월경대는 펄프로 만든 일회용 월경대에 비해 피부에 닿는 느낌이 자연스러운 편이고 통풍도 잘 된다. 하지만 일회용 월경대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피가 차면 축축한 느낌이 들며, 덩어리가 나올 때의 느낌도 막아 주지 못한다. 오래 사용하며 여러 번의 세탁을 거치면 용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천이 뻣뻣하게 변해 착용감이 나빠지기도 한다.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기능이 떨어지기에 뻣뻣함에 대처할 수단이라고는 식초밖에 없다.

💔 번거로운 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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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면 월경대 세탁 방법 ① 사용한 면 월경대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주물러 가며 피를 뺀다.  ② 비누나 속옷 전용 세제를 묻혀 수 시간에서 하루 놓아둔 뒤 깨끗이 헹군다. ③ 삶으려면 이렇게 헹군 월경대를 모아 물에 담가 두고 매일 물을 갈다가 월경이 끝나고 한꺼번에 삶는다. 너무 오래, 자주 삶으면 섬유가 손상될 수 있다. 

헹구고 탈수하는 과정에서 세탁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지만 그래도 할 일이 꽤 많다. 내 경우 세탁기 없는 집에 자취할 때는 아예 면 월경대를 쓸 수 없었다. 세탁기가 있고 공간이 넉넉한 본가에 있을 때도 매일 월경대를 애벌세탁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사용한 다음 그냥 말아서 전부 통에 모아 두었다. 주기가 끝나면 물로 피를 대충 빼고, 중성 세제를 푼 물에 하룻밤 담근 뒤 바로 세탁기에 넣어 찬물세탁 후 삶음세탁 코스를 돌렸다. 일이 많이 줄어드는 대신 월경대 수명도 좀 줄었다.

면 월경대 = 발암물질 X ?

2017년 식약처 전수조사에 따르면 일회용 월경대뿐 아니라 면 월경대에서도 모두 위해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10종 중 하나 이상이 검출되었다. 

식약처는 일회용, 면 월경대를 비롯한 대상 제품 모두에서 VOC 검출량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면 월경대는 일회용 월경대와 달리 유해한 화학물질이 없다’는 세간의 믿음과는 다른 결과다. 면 월경대라고 해서 모두 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방수층이 있는 제품의 경우 방수천을 폴리우레탄 등의 성분으로 코팅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월경대 발암물질 문제를 제기한 여성환경연대는 면 월경대를 삶아 빨면 VOC가 99% 제거된다는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실험에서는 세탁 조건이 현실적이지 않았다. 정제수로 3회 손빨래한 면 월경대를 1시간 삶고 다시 정제수에서 2회 손빨래한 뒤 80도의 건조기에서 11시간 반 동안 건조하여 VOC 검출 여부를 측정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삶아 빨면 VOC 를 줄일 수 있는 건 맞지만, 얼마나 오래 세탁해야 하는지는 불확실하다. 각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세탁 방법은 위의 실험 방법과 크게 다르며   제조사마다 차이도 크다. 똑같이 폴리우레탄으로 코팅한 방수천을 사용하는 면 월경대라고 해도 H사는 세탁 후 5~10 분,  N 사는 2 분 이내로 삶기를 권장하며,  W 사는 세탁기의 절전삶음 기능 사용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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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대 발암물질 논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몸 카테고리 속 '월경대 발암물질' 문서를 읽어보세요!


참고문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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