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세 살의 여름이었다. 기숙사에서 평화로이 계절학기를 듣던 어느 날, 집에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수술을 한다고. 놀라서 달려갔을 때 이미 수술은 끝나 있었고 엄마는 침착하고 멀쩡해 보였다. 병명은 포궁근종. 엄마는 그 해 여름 포궁을 들어냈다.
그 후로부터 엄마는 각종 건강식품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큰 수술을 한 번 거치고 나니 더 나이가 들어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마산에 내려갈 때마다 식탁 위에는 처음 보는 환이나 스틱, 알약들이 그득그득했다. 우슬닭발환, 석류액기스, 백수오즙, 발효 홍삼스틱, 곡물 효소… 엄마, 이게 다 뭐야? 하고 물어보면 엄마는 그게 다 몸에 좋은 거라고 으스대며 대답했다.
홈쇼핑에서 비싼 값을 치뤘을 게 분명했기에, 나는 이왕 살 거면 차라리 내가 인터넷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