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읽어줄 자기 있어?
헤어짐을 마음에 품고 연애를 하고있어.
난 올해 4월 10일에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게되었어.
남자친구는 타지,, 나는 서울에 살고있고
작년 11월 11일에 어플을 통해서 만났어.
사귀기 전까지 남자친구가 나 보러 많이 왔다갔다 해주고 서로 알아가고 썸타다가 4월에 사귄거야
그리고 난 3월에 조직검사를 했어
내 나이는 24살. 생리를 8년동안 안하던 상태였어
해외..중국에 있었다가 한국들어왔더니 코로나도 터지고 이러저러한 이유때문에 그동안 산부인과를 가지 않았었고
어느날 갑자기 길 가다가 진짜 아무 이유 없이 '암' 이란 한글자가 뇌리를 스쳐지나가길래
그때부터 뭔가 이상해서 조직검사를 하러갔었어
그걸 남자친구도 알고있어.
내가 조직검사한다고 수면마취하고있을 때, 3월이라 썸타던 시기라서 내가 남자친구한테 막 좋아한다고 전화랑 카톡으로 말해버리기도 했거든
사귄 이후로 남자친구도 나와 같이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려주고있었고
일주일정도가 지났을때, 암 판정을 받았어
자궁내막암
자궁적출을 추천받았었어
24살인 나한테 있어선 미래가 사라진 기분이었어
적출하고 잘 사는 사람들도 많아~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난 하고싶지 않았어. 싫었어. 무섭고 부담되고 너무 무거운 이야기였어. 난 고작 올해 취직한다고 휴학시작한 그저 대학생일뿐이란말야
의사쌤도 적출은 너무 부담될거같다고, 미레나 시술을 해보자 하셨어. 내막의 두께부터 줄이자고. 너무 두껍다고
그리고 지금 미레나 시술을 한 상태야
파루탈과 아스피린을 먹고있는 상태고.
한지 3주가 지나가는 시점에 많은 일이 있었어
처음 시술을 한 상태에선, 괜찮은듯 하다가 허리가 너무 아팠어.
회사도 제대로 출근하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갔었고, 자취방에서 혼자 누워서 잠도 못자고 허리아프다고 울고 그랬어
그때마다 남자친구가 전화로 옆에 못있어줘서 미안하다고 괜찮냐고 위로해줬었어.
아파도 누구한테 아프다고 말하기 싫었어. 꾹 참고 회사가서 괜찮다고 말하다가 쓰러진적도 있었고
특히 엄마아빠한텐 더 말하기 싫었어. 그저 남자친구한테만 의지하고있었어
남자친구도 출근하고 매일 야근하고, 그리고 집와서 나때문에 잠도 못자고 아프단 소리에 위로만 해주고있었고
문득, 사귄지 얼마 안된.. 남자친구도 그저 나랑 동갑인 24살인데
자기전에 사랑한다고 하고, 일상얘기를 하고, 미래를 그리는. 그런 알콩달콩하고 달달함으로 넘치는게 아니라 나때문에 아프단 소리만 듣고있는게 너무 미안하고 너무 괴로웠어
그래서 아프단 소리도 바로 안하고 참으면
남자친구도 왜 자기한테 의지 안하냐고 서운해하고 속상해하고
그냥 모든게 내 탓인거 같아
만난지 얼마 안됐지만, 난 이 아이를 정말 사랑해
마음이 너무 예쁜 친구고, 말도 너무 예쁘게 해주고
야근해도 서울까지 항상 보러와주고
아프다고 어리광 부려도 다 받아주고
미안하다고 하면 뭐가 그렇게 미안하냐고 자기가 속상해하고
같이 버티자고 얘기해주고.
덕분인지
지금은 그렇게 많이 아프진 않아
하지만 하혈이 너무 심해. 미레나를 하면 부정출혈은 어쩔수없다고 하지만
빈혈이 와서 몇번 쓰러졌어
이런게 계속 반복되다보니까
내가 너무 지쳐
남자친구는 괜찮다고. 자기는 미안할거 하나도 없다고.
나중에 같이 살자고 말해주지만
솔직히..누가 아프고 불편한생활을 듣는걸 좋아하겠어
24살의 나이에 여자친구 건강 걱정해서 매일매일 오늘은 몸 어떻냐고. 안아팠냐고 괜찮냐고 말하는 남자친구도 지칠수밖에 없잖아
당장 내가 내 몸에 지치고 너무 힘들고 괴로운걸
내가 날 사랑할 수 없는 상태야
내가 너무 미워
왜 진작 병원을 안갔지
왜 이런일이 나한테 생기지
업보청산중인건 맞지만 너무 힘들어
그리고 이 힘든 마음들이 남자친구한테 징징거리는걸로 변하니까
남자친구를 향한 사랑하고, 고마운 감정에 미안한 감정이 더 크고 무겁게 느껴져서 그게 너무 힘들어
남자친구랑 전화하고
남자친구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해줄때마다
죄책감이 너무 크게 다가와
내가 남자친구한테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기전에
남자친구한테 사랑한다고 더 많이 듣기전에
내가 이 관계에 있어서 아직 헤어짐을 고민하고 있을 때
헤어지는게 맞겠지..
암 때문에 아프고 힘든건 나 혼자 버티면 되는거니까..
다음주에 부산으로 2박 3일 여행을 가
갔다가.....헤어지자고 말하는게 맞겠지 나..
놔줘야겠지
사실 헤어지기 싫어
난 지금 남자친구가 너무 좋아. 놓치기 싫어
계속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마음이 너무 아파
싫어
근데 모든걸 나때문에 망치게 되니까
내가 옆에 계속 있으면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게
내가 남자친구한테 미안한마음을 가지게 되고 매일매일 전화할때마다 미안하다고 말하게되는게
더 무서워
나중에 남자친구가 지친다고 헤어지자고 하기전에
그렇게 지쳐하는 날이 오기전에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는게 맞는거겠지...
사랑할때 놔주는게 맞는거겠지
남자친구는 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아이니까
나도 행복하고 싶은데
그게 제일 힘드네